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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7대 자연경관 선정 실체, 상상 그 이상”

[인터뷰] 강윤기 KBS ‘추적 60분’ PD 박수선 기자l승인2012.01.26 20: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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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추적 60분>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의혹 실체는’ ⓒKBS

제주도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둘러싼 의혹을 다룬 KBS <추적 60분> 방송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추적 60분>에서 제기한 의혹을 밝히기 위해 감사원 에 감사 청구를 검토하기로 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진행한 버나드 웨버 뉴세븐원더스재단 이사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추적 60분>‘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의혹의 실체는’은 스위스·독일 등 현지 취재를 통해 ‘세계 7대 자연 경관’ 선정과정과 뉴세븐원더스재단의 실체를 추적했다.

이번 편을 연출한 강윤기 PD는 “선정 과정의 투명성이나 뉴세븐원더스 공신력 문제는 언론에서 진작 검증했어야 했지만 언론은  여기에 협조했던 게 사실”이라며 “지금이라도 뉴세븐원더스재단의 실체와 문제가 무엇인지 검증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이날 방송에서 ‘뉴세븐원더스재단 사무실 자체가 없고, 세계 7대 자연경관 최종 후보에 오른 후보지들이 뉴세븐원더스재단의  비용 요구에  이를 자진 철회했다는 사실을 취재를 통해 확인했다.
 
강 PD는  “취재에 들어가기 전에는 그래도 ‘간판은 있겠지’,‘오해가 있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확인된 사실들은 그 이상이었다”며 “우리의 잘못된 ‘타이틀 욕구’,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강윤기 KBS PD.
다음은 26일 오후 KBS 신관 1층에서 강 PD와 나눈 일문일답.
 
 -<추적 60분> 방송이 나간 25일 입국한 버나드 웨버 뉴세븐원더스재단 이사장이 오늘(26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의 주장과 여기에 대한 입장은.

“<추적 60분>이 편파적이었다는 주장이었다. ‘드라마’라는 표현까지 썼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찬성하는 목소리는 싣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전에 약속도 잡지 않고 인터뷰를 요구하고 대화 내용을 녹취한 게 비윤리적이라는 주장도 했다. 하지만 제주도 관계자의 반론을 충분히 반영했다. 인터뷰 약속을 먼저 어긴 건 재단 쪽이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문제는 <추적 60분> 방송 전에 다른 매체에서 다뤘다. 기획한 의도는.

“지난해 여름 이 문제를 <추적 60분> 내부에서 검토했다가 중단했다. 중앙 언론사가 지역민의 열망에 대해 가타부타 하는 게 적합한가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다. 당시에는 ‘일단 지켜보자’고 했던 것인데,  이후 자연경관 선정을 ‘잠정’이라고 발표하거나 전화비 정산이 안 되는 등 이상한 일이 계속 벌어졌다.
선정 과정의 투명성이나 뉴세븐원더스재단의 공신력 문제는 언론이 진작 검증했어야 했다. 하지만 언론은 이 캠페인에 협조했다. 지상파에서는 이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룬 적이 한 번도 없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뉴세븐원더스재단의 실체와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검증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KBS도 제주도의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위해 투표를 독려했다. 우려는 없었나. 외압은.

“그런 이유 때문에 우려하는 선후배가 많았다. ‘그래서 더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이미 끝내야 할 의혹과 문제를 지금까지 소홀히 했던 스스로(언론)에 대한 반성이다. 몇몇 분들은 우려가 지나쳐 적합하지 않은 말을 하기도 했다. 외부에서 방송 연기를 건의, 요구한 분들도 있었다.”


-방송을 통해 의혹에 대한 실체가 추가로 드러나기도 했다. 취재하면서 어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면. 

“방송엔 이미 인터넷에서 알려진 부분도 포함됐다. 취재 전에는 그래도 ‘간판은 있겠지’,‘오해가 있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확인해 보니 그 이상이었다. 재단 주소지로 알려진 스위스 취리히 근처에서 반나절 가까이 주민들에게 ‘뉴세븐원더스재단’에 대해 물었지만 아무도 몰랐다. 이상한 게 7대 경관 중에 백인이 사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우리의 잘못된 ‘타이틀 욕구’,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게 아닌가 싶다. 전화투표를 할당받은 공무원이 하루 동안 500건 넘게 했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7대 자연경관’ 만들기에서 나타난 것은 무조건적인 맹신이었다.”
 
-7대 자연경관 선정에 쓰인 비용 문제를 지적했다.

“정부 예산이 재단 쪽으로 들어갔는데, 세금이 포함됐다는 게 문제다. 세금이 쓰이면 예산이 얼마나 많이 들어갔는지 알아야 하는데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유네스코에서 ‘생물권 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 등재’, ‘세계지질공원’ 3관왕에 올랐고 올해 재심사가 있다. 제주도의 관광상품 개발이나 환경을 지키는 데 쓰일 예산을 서구민들에게 퍼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남는 것이다.”

   
▲ 지난 25일 방송된 <추적 60분>은 제주도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해 다뤘다.ⓒKBS
-뉴세븐원더스재단의 7대 자연경관 선정을 두고 ‘사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사기는 아니다. 뉴세븐원더스재단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이 불법은 아니다. 이미 상업성을 표방했다. 정부와 제주도, 국민이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검증도 없이 추진됐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논란은 남아있다. 후속 방송 계획 있나. 

“지난 25일 방송에선 뉴세븐원더스재단에 대한 의혹에 초점을 맞췄지만 국내에서도 다뤄야 할 문제가 많다. 최종 선정 발표까지 일단 지켜보고 있다. 다른 곳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봤으면 좋겠다. 언론이 제때 합리적인 비판과 검증을 하지 않으면 결국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남 탓만 할 게 아니라 언론의 제 역할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할 때도 됐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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