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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누적’ 사실과 달라…“무더기 결방 사태 시간 문제”

▲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이 지난 17일 99회 방송 이후 20일부터 재방송인 스페셜로 대체되고 있다. MBC와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는 빠듯한 촬영 일정으로 인한 제작진 피로 누적으로 24일까지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 편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이유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킥3> 결방 사유는 MBC노동조합의 파업 때문이다.

MBC노동조합은 지난 1월 30일부터 불공정보도와 일방경영 등의 책임을 물어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에 따르면 30일부터 파업에 참여한 570여명의 조합원들 중에는 <하이킥3>의 촬영 및 기술 인력도 포함되어 있다. <하이킥3>는 주요 인력이 빠진 채 지난 3주가량 촬영을 진행했다.

현장에서 <하이킥3>를 제작중인 주요 제작진은 <PD저널>과의 통화에서 “파업으로 인력이 없다. 언론들은 피로누적에 의한 결방이라고 하는데 제작진 입장에선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 제작진은 “<하이킥3> 촬영 중 피로누적은 당연한 것이며 제작진 모두 이를 이겨내 왔다. 그러나 파업으로 인력이 빠지면서 정상적인 스튜디오 촬영이 어려워졌다. 지난 10일 방송분에서는 색 보정 문제가 발생해 방송사고가 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현재 <하이킥3> 제작진은 MBC와 외주제작관계여서 이 같은 사실을 쉽게 털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노조 관계자는 “<하이킥3> 제작진 상당수가 1월 30일부터 파업으로 빠져나갔고 아마 인력 대체는 어려웠을 것”이라 전한 뒤 “사측은 이 같은 사실을 가리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PD들 사이에서는 “완벽을 추구하는 김병욱 감독이 하다하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일단 (방송을) 내렸을 것”이란 이야기가 많다.

<하이킥3>는 예전부터 감독과 작가, 스태프, 출연진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밤을 꼬박 새야 간신히 완성하는 살인적 일정으로 제작되고 있었다. 그러나 파업으로 투입된 대체 인력이 이 같은 일정에 곧바로 손발을 맞추며 원하는 장면을 내놓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이다. MBC노조 관계자는 “파업이 계속된다면 <하이킥3>는 다음 주도 불방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이킥3> 제작진은 “다음 주엔 방송이 나갈 것”이라 밝혔다.

한편 MBC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하이킥3> 같은 시트콤에 이어 <해를 품은 달>과 같은 드라마들도 조만간 불방위기가 올 것이란 관측도 있다. 따라서 정규 프로그램의 ‘무더기’ 결방사태를 시간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해를 품은 달>을 비롯해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의 조연출 PD와 촬영인력 대부분이 2월 초부터 파업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인력의 긴급투입으로는 드라마 제작에 한계가 올 것이란 지적이다. MBC 드라마본부 평PD들은 최근 회의를 통해 파업참여율을 더욱 높이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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