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법인카드 의혹 사실이면 배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C노조 폭로에 전문가들 한 목소리…“떳떳하면 내역 공개해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노조)가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공개하며 업무상 횡령 혐의를 주장한 가운데 김 사장이 떳떳하다면 의혹 해소를 위해서라도 사용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MBC노조는 2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김 사장이 지난 2년간의 재임기간 중 법인카드로 약 7억 원을 썼으며 이 중 고급 귀금속을 구입하고 주말에도 특급호텔을 수시로 다녀 배임 혐의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사장의 법인카드는 업무 관련 용도로만 사용됐으며 MBC는 법적인 정보공개 청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내역을 밝힐 의무는 없다”고 반박했다.

▲ 김재철 MBC 사장

그러나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이 만약 사실이라면 김재철 사장은 업무상 배임혐의가 높다는 지적이다.

MBC의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의 야당추천 이사인 한상혁 변호사는 “명품가방 구입이나 호텔 출입 등 사용내역과 관련한 의혹이 많은 상황이어서 노조가 주장한 대로 횡령 또는 배임 혐의가 충분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한상혁 변호사는 “사측은 명품 가방 구입 등은 출연자에 대한 감사표시였다고 했는데, 공식 회계절차를 거쳐 접대비로 처리하지 않고 업무추진비로 사용했다면 그 자체로도 부적절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사장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밝힐 법적 의무가 없다”는 MBC 사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사무처장은 “MBC가 주식회사지만 엄연히 방송문화진흥회에 의한 공적 구조 아래에 있는 곳이다. MBC가 공개를 안 한다면 사장이 법인카드를 개인용도로 쓰는 것을 누가 감시할 수 있나”라며 조속한 공개를 촉구했다. 윤여진 사무처장은 “MBC가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민영방송과 다를 게 없어 공영방송이란 이름을 앞에 떼야 한다”며 “공영방송 사장의 판공비는 공개하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철 사장이 법인카드 사용내역에 대해 떳떳하다면 오히려 공개하는 쪽이 논란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하승수 변호사(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는 “공공기관이든 민간 기업이든 법인카드는 개인용도로 쓰면 안 된다. 개인용도로 썼는지 사실관계 확인이 더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정보공개법상 공개할 법적 의무가 없다하더라도 의혹을 풀기위해선 공개하는 게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하승수 변호사는 “MBC가 법인카드 사용정보를 공개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스스로 떳떳하다면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상혁 변호사도 “김재철 사장이 노조에 의해 형사 고발 될 경우 어차피 횡령 혐의를 벗으려면 사용내역에 대해 상세히 공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뒤 “이번 일은 뭉뚱그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조만간 방문진 이사회가 열릴 경우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방문진에 제출하라고 요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방문진 개최 날짜는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에게 일임한 상황이다.

한편 정영하 MBC노조위원장은 27일 오전 기자회견 자리에서 “노조는 지난 24일 공문을 보내 27일 오전 9시까지 공개답변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선언적 수준의 특보만 내놓고 유출 경위를 찾는데 혈안이 됐다”고 비판했다. 정영하 위원장은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은 상식을 벗어나고 있다. 법적 검토는 이미 끝났으니 공공기관의 수장으로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해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오는 28일 파업 중인 보도국 기자들이 만드는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통해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상세히 보도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