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제작기 MBC 창사 40주년 특별기획 5부작 정치다큐 <3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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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성역’이 아니다

|contsmark0|<3김시대>는 지난 6월 기획됐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시리즈가 나가는 동안 잠시 접고 있었던 을 다시 시작하는 최초의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것이다. 제작진은 그동안의 일회성 다큐가 가진 한계를 반성하면서 무게 있는 정치다큐시리즈로 방송시장 내에서 날로 좁아지는 다큐멘터리의 영역을 넓혀보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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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3김’을 화두로 던지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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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한국정치를 좌지우지해온 삼김을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른바 ‘삼김정치’의 청산문제가 이 시대 최대의 화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직 대통령을 비롯해 공동여당의 총재, 전직 대통령의 직함을 가진 이들 3인에 대한 접근은 많은 난점을 예고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도전해볼 만한 투지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contsmark5|제작진이 이런 욕심을 낼 수 있었던 것은 mbc의 독특한 분위기에 힘입은 바 크다. 99년 <격동, 반세기의 통치자들> 이후 <이제는 말할 수 있다>로 이어져온 mbc 현대사 다큐의 축적된 경험과 외부 압력과 같은 프로그램 외적인 난관을 돌파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과감한 선택을 가능하게 했다. 제작진의 기획안을 회사는 얼마간의 고민 끝에 수용했다.
|contsmark6|제작의 난점은 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방대한 3김의 정치역정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현해내느냐는 것이었다.
|contsmark7|자료더미에 파묻혀 헤매던 끝에 제작진은 애초 3부작으로 기획됐던 프로그램을 4부작으로, 그리고 또 다시 5부작으로 늘려야 했다. 방송시점 역시 8월 말에서 9월, 10월말로 늦춰졌다.
|contsmark8|제작진은 각자 수십 명의 관련 정치인들을 장시간에 걸쳐 인터뷰했다. 한번 시작하면 3~4시간 동안 계속되는 인터뷰의 과정은 질문자에게나 답변하는 대다수의 노정객들에게 만만치 않은 시소게임이었다. 몇몇 핵심 관련자들은 인터뷰를 거절하기도 했고, 근 한 달 동안의 갖가지 노력으로 간신히 성사된 인터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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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들춰낸 증언과 영상자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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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과거를 아름답게 묘사하려는 답변자의 본능과 싸우기 위해서는 정밀한 질문지가 필수적이었다. 예민한 사안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똑같은 질문을 수십 명에게 던진 경우도 있었다.
|contsmark13|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솔직한 답변을 해주었다. “tv에서 이런 것도 하느냐”는 관심을 보이며 자신의 증언을 자료로 남기려는 성실한 모습을 보인 분들이 많았다.
|contsmark14|영상자료를 모으는 작업 역시 지난한 것이었지만 한편 즐겁기도 했다. 내가 제작한 1부와 2부에서 사용된 영상자료의 대부분은 한번도 방송된 적이 없는 것이었다. 양김이 민주화투쟁을 하던 87년까지 mbc는 그들의 움직임을 일부 기록은 했으되 방송은 거의 하지 않았다.
|contsmark15|그 중 86년의 한 영상자료 속에서 민추협을 하던 ys는 “어이, mbc도 찍지만 말고 이번에는 내보지 그래”라고 웃고 있었다. 바로 옆의 dj는 “내보낼 권한이 이 사람들에게 있어야 말이지”했다.
|contsmark16|당시 양김은 ‘선’이었고, 방송은 다른 쪽에 서있었다. “mbc가 그들을 비판하겠답시고 <3김시대>를 방송하면 양김은 비웃을까?” 자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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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3김’을 넘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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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0|방송 후 여러 가지 반응이 있었지만 이에 대한 해석은 자제하기로 한다. 다만 한가지 비교적 양김의 공이 많이 반영되었던 1부(79년 10.26까지)를 보고 “dj를 도와주는 거 아녀?”하셨던 분들은 이번 주 일요일 11시 30분에 방송될 5부 ‘3김을 넘어서’를 꼭 봐주십사 부탁드린다. 5부가 방송된 뒤 제작진은 다시 모여 이번 시리즈의 공과 과를 반추할 예정이다.
|contsmark21|다만 한가지 <3김시대>를 제작하며 뼈저리게 느꼈던 것은 방송이 다룰 수 있는 영역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넓으며, 우리가 스스로 ‘성역이 아닐까?’라고 생각해온 것들의 대부분이 이미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3김시대>에 대한 교양 프로듀서들의 분석과 비판은 새로운 tv 정치다큐멘터리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contsmark22|현실정치가 프로듀서들의 끈질긴 추적대상이 될 때 한국 정치는 달라질 지도 모른다. 지금 이 시간 편집실에서 5부의 파인커팅을 하고 있을 최우철 형의 건투를 빈다.
|contsmark23|최승호mbc 시사제작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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