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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이사 퇴장으로 임시이사회 파행…여당, 결산안 단독 처리

▲ MBC노조 조합원들이 방문진 회의장에 들어와 파업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14일 오후 2시 MBC 결산보고와 파업사태 논의를 위한 임시이사회를 개최했으나 파행으로 끝났다. 이날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방문진 회의실에서 임시이사회가 열렸지만 여당 이사들이 단독으로 2011년 MBC 감사보고와 2011년 MBC 결산안을 처리하는 파행을 겪었다. 

야당측 이사들은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내역공개가 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해당 사안에 대한 이사회의 입장을 정리하자고 주장했지만 여당측 이사들이 안건 처리를 우선하자고 주장해 설전을 벌이다가 중도에 퇴장했다.

야당 추천 한상혁 방문진 이사는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애초 오늘 결산승인 건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지난주 김우룡 이사장 발언이 터지고 김재철 사장은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제출하지 않아서 이사회에서 해당 사안들에 대한 정리가 우선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의견이 묵살됐다”며 이사회장 퇴장 이유를 밝혔다.

결국 MBC 파업 사태가 45일을 넘겼지만 이날 임시이사회에서도 MBC 장기파업 사태에 대한 해결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노조) 소속 조합원 40여명은 오후 2시 경 이사회장을 직접 찾아 방문진 이사들이 파업현안 해결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김재우 이사장에게 공개면담을 요청했다. 김재우 이사장은 최근 세 차례나 MBC노조와의 면담을 거절했다.

이날 조합원들은 지금껏 MBC 파업현안을 사실상 방관해왔던 이사들을 비판하며 즉시 면담에 응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여당 이사들이 조합원들의 퇴장을 요구하며 대화를 거부했다.

이 자리에서 남찬순 이사는 “떼로 몰려와서 뭐하는 거냐. 이성을 찾고 절차를 밟아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영 감사도 “이건 난입”이라며 조합원들을 향해 언성을 높였다. 김재우 이사장도 “오늘 안건은 순수하게 결산보고다. 회의가 끝나면 시간을 주겠다”며 노조원들의 퇴장을 요구했다.

이에 정영하 노조위원장은 “MBC기자들이 공정보도가 망가진 객관적 자료를 드렸다. 주장이 아니라 팩트였다.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의혹 규명을 부탁드렸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상황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방문진 이사들이 결산보고 요식행위를 하는 게 과연 상식적인가. 방문진 이사들이 현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정 위원장은 “최근 김우룡 전직 방문진 이사장이 김재철 사장의 임명에 임명권자의 뜻이 반영됐다고 증언했다. 노조가 왜 이런 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해 달라. 눈물로 호소한다”며 읍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재우 이사장은 “(김우룡씨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다. 나에게 김우룡 발언에 대한 답을 요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노조가 (이사회장에서) 이러는 것이 회사 발전에 유리하지 않다. 45일째 파업에 대해선 나도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결국 20여분 동안 설전이 벌어지다가 MBC노조원들은 따로 날짜를 잡아 면담을 하겠다는 김 이사장의 약속을 받고 이사회장에서 퇴장했다.

한편 MBC 감사국이 최근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에 대한 업무관련성 파악을 위한 특별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감사결과는 방문진에 보고될 예정이다. MBC 감사국은 최근까지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가 갑자기 감사에 나섰다.

이를 두고 MBC노조 관계자는 “감사국의 행위는 방문진 소명자료 제출을 지연시키려는 요식행위”라고 비판했다. MBC는 법인카드 내역제출을 요구하는 방문진 이사들에게 법인카드 감사가 끝나면 제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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