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방송’ 불법사찰 ‘몸통’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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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방송’ 불법사찰 ‘몸통’ 노린다
‘리셋 KBS뉴스’, ‘뉴스타파’, ‘제대로 뉴스데스크’ 연일 심층보도
  • 정철운 기자
  • 승인 2012.03.27 2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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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뉴스타파>, <리셋 KBS뉴스>, <제대로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몸통’의 실체는 무엇일까. 4·11 총선을 보름 남짓 앞둔 가운데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 파업뉴스와 팟캐스트 등 비제도권 언론 보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2010년 당시 KB한마음대표 김종익씨의 증언으로 불거진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은 검찰의 수사의지 부족과 주류 언론의 외면 속에 잊혀졌다. 그러나 지난 12일 〈한겨레21〉(901호)이 민간인 불법사찰을 둘러싼 재판기록을 단독 입수해 청와대 개입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날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는 청와대가 민간인사찰 증거를 인멸하려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해 파장이 커졌다.

이후 파업 중인 KBS 기자들이 제작하는 〈리셋 KBS뉴스〉가 지난 13일 1회 방송에서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 입막음을 위해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실 주무관에게 돈을 건넸다”고 단독 보도하며 ‘윗선’의 개입 의혹이 커졌다. 22일 2회 방송에선 국무총리실이 2008년 작성한 ‘하명사건 처리부’를 공개하며 사찰 목록으로 추정되는 부분 중 2009년 당시 KBS파업 동향 보고도 있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 위에서부터 <뉴스타파>, <리셋 KBS뉴스>, <제대로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이근행, 노종면 등 해직언론인이 주축이 돼 제작 중인 대안매체 〈뉴스타파〉역시 사찰의혹을 심층 취재했다. 〈뉴스타파〉는 〈한겨레21〉 단독보도가 나간 직후 2010년 6월 MBC 〈PD수첩〉에서 ‘이 정부는 왜 나를 사찰했나’편으로 민간인 사찰 논란을 다뤘던 김재영 시사교양PD를 제작에 합류시켰다.  

제작진은 지난 17일 8회 방송에서 불법사찰 은폐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주무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의 조직적인 개입 내용을 보도했다. 24일 9회 방송에선 불법사찰 은폐 배후로 지목되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을 만나 해명을 요구했다.

〈뉴스타파〉는 이어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입막음용으로 돈을 준 이가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의 측근인 이동걸 고용노동부장관 정책보좌관이라고 보도했다. 또 지난해 1월 장진수 전 주무관이 행정안전부 제1차관 주재로 열린 중앙징계위원회에서 “증거인멸은 최종석 청와대 행정관이 직접 지시했다”고 진술했으나 그 진술 이후 최종석 행정관이 지난해 8월 주미한국대사관으로 파견되고 장 전 주무관에 대한 정부 인사의 회유가 늘어난 사실도 전했다.

파업 중인 MBC 기자들이 제작하는 〈제대로 뉴스데스크〉 또한 지난 22일 6회 방송에서 사찰 논란을 비중 있게 다뤘다. 〈제대로 뉴스데스크〉는 민간인 사찰 관련 2심 재판을 앞둔 시점에서 유충렬 공직윤리지원관실 국장이 5억원에서 10억원을 주겠다고 언급한 내용, 돈의 출처가 청와대라고 말한 내용을 보도했다.

현 시점에서 파업 언론인과 해직 언론인들이 대안매체를 통해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이유는 언론인 스스로도 이명박 정부에서 사찰의 대상이었으며 사찰이 가진 야만성과 폭력성에 모두 공통된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리셋 KBS뉴스〉 진행을 맡고 있는 엄경철 전 언론노조 KBS본부 위원장은 “민간인 사찰 논란이 파업뉴스의 형식을 통해 되살아나고 있는 상황은 지금껏 한국 언론이 얼마나 제 역할을 못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 뒤 “사찰 취재 과정에서 KBS본부노조 또한 사찰대상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엄경철 기자는 “이번 사건은 국가권력이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기본권을 정치적 목적에 의해 유린한 것으로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영 〈뉴스타파〉 PD는 “공무원 사회에서 불법 사찰과 불법 증거인멸 시도가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너무 많은 당사자들이 걸려있어 군사정권 시절처럼 모든 걸 덮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총리실 원충연 조사관의 수첩을 보면 사찰 대상은 언론계와 노동계를 포함해 참여정부 인사들까지 다양했다”며 “2008년 촛불집회 이후 촛불의 배후를 캐려했던 이명박 정부의 무리한 시도가 불법 사찰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요즘 언론계에서 ‘해적방송 3사’로 통하는 이들 매체는 지속적으로 사찰 논란을 취재할 계획이다.

한편 연일 특종을 터뜨리며 민간인사찰 논란을 재점화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이슈 털어주는 남자〉는 지난 27일 방송에서 장진수 전 주무관이 “이명박 대통령이 사찰 전반의 내용을 보고 받았다”는 취재의 내용을 추가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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