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특정인에게 7년간 무차별 지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C노조, 김 사장 추가 배임혐의 폭로…사측 “공익적 지원” 해명

▲ 김재철 MBC 사장. ⓒMBC노조

김재철 MBC사장이 회사 돈으로 특정 무용인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왔다는 의혹이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노조)는 17일 오전 MBC본사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사장이 계열사 사장 직위를 통해 7년에 걸쳐 재일교포 여성 무용인 J씨에게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주장이 사실이라면 김 사장은 배임 혐의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MBC노조에 따르면 MBC는 김 사장이 지역 계열사(울산MBC, 청주MBC)와 본사 사장을 역임한 지난 7년간 J씨에게 17회나 협찬금과 출연료를 지원했다.

노조는 “MBC 내부 관계자들은 김재철 사장이 직접 J씨를 출연시키라고 지시했거나 J씨 기획사에 공연 기획을 맡기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2년 전 본사 사장에 재임하며 창사 51주년 특집기획 뮤지컬 ‘이육사’의 제작을 J씨가 대표로 있는 기획사에 맡겼다. 이 공연에서 J씨는 총감독, 안무, 주연 여배우를 도맡았다. MBC는 ‘이육사’의 제작비로 J씨의 기획사에 12억 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당시 MBC 내에서는 공연티켓을 전부 판매해도 적자라는 지적이 나오며 사업목적에 의문이 제기됐다.

노조는 이를 두고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십 수 억 원의 제작비를 쏟아 부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면 담당자에게 징계를 내렸겠지만 김재철은 (‘이육사’건 손실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는 MBC가 지난해 3월 J씨의 ‘최승희 100주년’ 개인공연에 공동 주최로 참여해 대기업에서 7000만 원을 협찬 받아 J씨에게 지원했다고 밝혔다.

김재철 사장은 도쿄 특파원을 지낸 1990년대 중반부터 J씨와 가깝게 알고 지낸 사이로 알려졌다. J씨는 김재철 사장의 고향인 경남 사천의 전통무용 ‘가산 오광대’의 전수자를 자처하고 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김재철이 MBC 사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사적으로 알고 지내던 J씨에게 십 수억 원대의 특혜를 몰아준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이는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할 뿐 아니라 MBC를 개인 기업처럼 운용한 부도덕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정영하 MBC노조위원장은 “법인카드에 이어 자의적인 경영행위가 또 드러났다. 이미 법률검토는 끝났다”며 김 사장을 고소하겠고 밝혔다.

사측은 이 같은 주장이 억측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이날 오전 노조측에 보낸 답변서에서 “뮤지컬 ‘이육사’의 경우 공익성이 높은 뮤지컬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지역계열사 사장 시절 지원의 경우 지역MBC 담당 PD가 의뢰한 것으로 김 사장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밝혔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MBC는 절차에 따라 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사장 맘대로 일을 집행할 수 없다”고 반박한 뒤 “노조는 김재철 사장과 함께 예순이 넘은 J씨에 대한 인신공격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진숙 국장은 이어 “‘이육사’의 경우 좋은 작품이라 생각해 나중에는 무료로 상영했다. 수익성이 거론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 개월전부터 김 사장의 배임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어서 이번 논란 역시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BC노조는 지난 2월 말 김 사장이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폭로하며 그를 배임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사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사내감사를 통해 소명하겠다고 밝혔으나 감사실은 두 달 가까이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