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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이후 첫 징계… 노조 “본보기성 징계” 반발

 

▲ 최경영 KBS 기자
KBS가 20일 오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새노조) 공추위 간사를 맡고 있는 최경영 기자에 대해 해임 결정을 내렸다.

최 기자가 집회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김인규 사장을 비방한 행위가 취업규칙 품위유지 조항을 위반했다는 게 징계사유다. 

사측은 지난 4월 최 기자가 집회에서 김 사장을 겨냥해 ‘MB 정치 똘마니 OOO 나가’,‘미친새끼 OOO는 집에 가라’라고 한 발언과 지난 13일 ‘이명박의 OOO 나가라, ‘쥐새끼야 나가라’라고 보낸 문자메시지를 문제삼고 있다. 김인규 KBS 사장은 앞서 지난 14일 같은 이유로 최 기자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모욕죄로 고소했다.

최 기자의 해임 결정은 40일 넘게 파업 중인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와 별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현재 사측은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에 대해 징계 요청만 한 상태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이번 인사위 결정에 대해 “상사에게 폭언을  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행위는 법률적인 문제와 별도로 사규에 따라 징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며 “파업을 하더라도 노사관계에서 용인 할 수 없는 비방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장서서 김인규 사장을 비판했던 최 기자에 대해 본보기성 징계를 내린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MBC가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을 집행부 가운데 처음으로 해임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는 것이다.

최기자는 김인규 사장의 80년대 뉴스 리포트를 요목조목 비판한 ‘김인규 걸작선’을 제작하고 최근엔 ‘MB정부 KBS장악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최 기자는 “‘김인규 걸작선’을 통해 과거 행적을 파헤치는 것을 (김인규 사장이) 정말 싫어했다고 들었다”며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았을 때는 사측 간부가 찾아와 ‘그것까지 맡아야 하느냐’고 말렸다”고 전했다.
 
그는 “욕설 때문에 해임을 한 것이 아니다”며 “(이번 징계에는) 공영방송의 독립 논의와 ‘낙하산 사장’ 퇴진이라는 대의를 흐리기 위한 정치적 노림수가 깔려 있다”라고 강조했다.

남철우 KBS새노조 홍보국장도 “이번 징계는 노조의 투쟁 열기를 꺾으려는 의도적인 징계”라며 “이전에 파업 기간 중에 있었던 폭언이나 철탑점거 시위에 내린 징계와 비교해도 양형기준이 맞지 않다”며 주장했다.

KBS새노조는 다음 주부터 규탄집회를 개최하는 등 징계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기자에 대한 해임결정은 이의제기가 있을 경우 재심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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