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제작기 MBC 창사특집 HDTV자연다큐멘터리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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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TV로 포착한 나비의 일생

|contsmark0|올해는 연말의 쓸쓸함이 예전에 비해 그 크기가 더 한 것 같다. 지난 2일 창사특집 hdtv자연다큐멘터리 <나비>가 방송되면서 나의 한해는 남들보다 한달 먼저 끝났기 때문이다.
|contsmark1|이 프로그램은 지난 연말부터 기획되어 올 봄 3월부터 촬영을 시작, 뜨거웠던 여름과 스산한 가을을 거쳐 겨울의 시작에서 그 끝을 보았다. 지난 3월 첫 촬영을 시작했을 때의 막막함과 불안함은 하나 둘 나비들을 만나고, 촬영하고 배워나가면서 즐거움과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바뀌었다.
|contsmark2|그 동안 나비를 촬영하기 위해 다닌 곳도 참 여러 곳이다. 그 대부분이 산인데, 경기도의 화야산, 주금산, 앵무봉, 그리고 강원도의 오대산, 계방산, 태화산, 해남의 두륜산, 그리고 제주의 한라산 등이다. 그 외에도 강원도 영월, 쌍용과 경기도 대부도도 빼놓을 수 없는 촬영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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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hd 카메라로 다양한 나비 담아
|contsmark5|3월말부터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이 산 저 산으로 다녔지만 200여종에 가까운 나비를 담기에는 한 대의 카메라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나비들은 보통 3월말부터 나오기 시작해 5월을 기점으로 마구 출현하기 때문에 이곳 저곳 다니면서 날아다니거나 해 꿀 먹는 나비만 담기에도 바빴다.
|contsmark6|특히 나비는 화려한 성충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알, 애벌레, 번데기의 과정을 거치는데 이 같은 여러 과정을 동시에 담아내기 위해 회사내의 hd카메라의 50%(2대)를 동원, 그런 대로 다양한 나비의 여러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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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새 편집시스템으로 시행착오 겪어
|contsmark9|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점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자연상태에서 부화, 용화, 우화 같은 과정을 카메라에 담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기에 자연상태와 거의 동일하게 만든 비닐하우스 안에서 애벌레와 번데기의 변화 과정을 며칠 밤을 새워 촬영하기도 했다.
|contsmark10|왜냐하면 애벌레의 탈피 과정이나, 용화, 우화 과정은 대부분 새벽에 이루어지는데, 용화나 우화 과정이 이들에게는 가장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천적들에게 공격당할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한밤이나 새벽시간을 이용해 용화하거나 우화하기 때문이다.
|contsmark11|특히 용화나 우화과정은 3∼4시간 이상 계속되지만 정작 그 순간은 정말 찰나다. 잠깐 한눈을 팔면 오랜 기다림이 수포로 돌아가기 십상이다. 몇 번의 실패 끝에 그 과정의 촬영에 성공했을 때의 그 기쁨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contsmark12|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촬영 뿐 아니라 후반작업(특히 종합편집)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contsmark13|왜냐하면 이 프로그램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에 있는 hdtv용으로 제작되는 것이라서 엔지니어들도 새로운 기술에 익숙치않고 편집시스템 또한 안정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상당한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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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현실적 한계로 생동감 있는 화면 볼 수 없어 아쉬움
|contsmark16|가장 아쉬운 점은 16:9라는 hdtv화면기준에 맞추기 위해 레터박스(화면 아래위를 잘라 내보내는 것)로 방송할 수밖에 없어 99%를 차지하는 일반 sd시청자들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다.
|contsmark17|제작진들이 여러 면에서 노력했으나 현실적이 한계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hdtv용으로 제작된 이 프로그램의 큰 특징인 선명하고 생동감 있는 화면을 즐길 수 없었던 것 또한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contsmark18|어쨌든 이제 프로그램은 끝났다. 그 동안 편집과정에서 수없이 보고 또 보아왔지만 시청자로서 집에서 프로그램을 보면서 많은 안타까움과 회한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열심히 어렵게 촬영해 놓고도 여러 사정상 방송에 나가지 못한 많은 나비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contsmark19|기회가 되면 촬영했던 모든 나비들과 북한 지방에 서식하는 나비들을 촬영해 남한이 아닌 한반도에 살고 있는 모든 나비들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끝으로 이 프로그램을 위해 힘써주신 모든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하며, 프로그램에 출현했던 이제는 다 사라지고 없는 많은 나비들의 영혼에 이 프로그램을 바친다.
|contsmark20|박상일mbc 시사제작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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