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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MBC노조 조합원들 파업 100일 기념 문화제

▲ MBC노조가 총파업 100일을 맞아 시민들이 참여하는 문화제 '끄덕없어 마봉춘'를 열었다. ⓒPD저널

파업 100일을 맞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끄떡없다”고 외쳤다. 100일 전 파업에 돌입하면서 내건 파업 슬로건처럼 지친기색 없이 당당한 모습이었다. 
  
8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열린 ‘끄떡없어 마봉춘’은 ‘파업 100일’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축하할 수 없는 이 기념일을 MBC본부 조합원은 ‘다시 시작하는 날’로 각오를 다졌고, 이런 조합원들에게 시민들은 격려를 보냈다.     

MBC 노래패 ‘노래사랑’이 지난 100일을 되돌아보면서 ‘우리나라를 빛낸 100인의 위인’를 개사한 노래로 문화제 시작을 알렸다. 사회를 본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파업 초반에 '으랏차차 MBC' 공연 기획을 했었는데, 100일 문화제 때 조합원들을 볼지는 상상도 못했다”고 MBC노조 파업 100일을 맞는 소감을 말했다.

공동 사회를 맡은 김민식 PD는 “연인도 100일을 만나야 연인인지 알고, 아이도 백일이 되어야 사람 대접을 받는다”며 “이제 시작이라는 자세로 어제 (여의도 공원에) 텐트를 쳤다”고 조합원들의 각오를 밝혔다.

한국 방송사상 100일 파업이라는 기록을 세운 만큼 어려움도 많았다. 김 PD는 “파업 중에 조합원들 얼굴 보는게 힘들었다”며 “집행부가 싸움을 시작했다는 생각에 조합원들에게 미안했다”고 그간의 심경도 전했다.

흔들리지 않고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도 무대에 올라와 ‘100일 파업의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오늘만 같아라> B팀 연출을 맡다가 파업에 합류한 정지인 PD는 “파업 중에도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미안했다. 마지막 야외촬영은 몰래가서 찍고 왔다”며 말했다. 

김현경 기자는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에  “‘귀족노조가 한가해서 파업한다’,‘노조에서 월급 다 대준다’는 왜곡된 시선이 힘들었다”며 “비슷한 질문을 받았고 다른 조합원들도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같은 의혹을 반박하면서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팔기 위해 집에서 카네이션을 만들고 있는 다른 조합원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흔들렸던 순간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김 기자는 “총선 앞두고 모니터를 하기 위해 뉴스를 보는데 ‘차마 눈을 뜨고 볼수 없는 순간이 있었다. 속이 많이 상했다”고 말했다.   정 PD는 “<해를 품은 달>을 일주일 동안 내리는 힘들 결정을 내렸는데도 사장님이 안나가셧을 때”를 흔들렸던 순간으로 꼽았다.

어버이날에 파업 100일을 맞아 조합원들과 자녀들간의 뭉클한 만남도 연출됐다. 정영하 MBC본부 위원장과 안성일 MBC 논설위원의 자녀들과 즉석 전화 연결이 됐다. 안성일 논설위원의 딸인 안수지 씨는 “20년전에 아빠가 노조위원장으로 있을 때에는 몰랐는데, 지금 파업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기쁨이 되는 딸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 MBC 노조 행사에서 공연을 했던 ‘브로콜리 너마저’,‘바비빌’, ‘연남동덤앤더머’ 등도 파업 100일을 맞아 다시 무대에 올랐다.ⓒPD저널
파업을 지지하는 시민들도 응원을 보냈다. 노조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을 받은 결과 3427만2천원의 성금이 모였다. 시민 3만4272명이 1천원씩 후원해준 금액이다.

MBC 계약직 입사 거부 운동을 주도했던 다음카페 ‘청년저널리스트’ 한 회원은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는 지망생들도 방송환경에 분노가 많았다”며 “때마침 김재철 사장이 계약직 직원을 뽑는 만행을 저질러 거부선언에 나서게 됐다”라고 말했다. ‘무도빠’라고 자신을 소개한 TV평론가 윤이나 씨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데 KBS와 MBC 노조가 파업을 하는 바람에 돈을 못벌고 있다”며 “빨리 김재철 사장이 나가줫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그동안 MBC 노조 행사에서 공연을 했던 ‘브로콜리 너마저’,‘바비빌’, ‘연남동덤앤더머’ 등도 파업 100일을 맞아 다시 무대에 올랐다. 권영길 통합진보당 의원과 최민희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당선자도 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자리를 지켰다. 조합원들과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 600여명은 이날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기원하는 강강수월래를 하면서 행사를 마무리했다. 

파업 101일이 되는 9일에는  MBC 아나운서 조합원들이 주최하는 일일 주점이 홍대 클럽제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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