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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보수·극진보여, 사실만 갖고 얘기하자”

[인터뷰] 신간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펴낸 김종배 시사평론가 정철운 기자l승인2012.05.15 11: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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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배 시사평론가(사진)는 지난해 MBC〈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강제로 하차한 이후 더 바쁜 삶을 살고 있다. 하차 직후 출판사에서 책을 내자고 연락이 왔고, 그렇지 않아도 책을 한 번 써볼까 했는데 용기가 없어 주저하던 차에 이 때다 싶어 집필을 시작했다. 올해 1월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를 시작, 대안미디어의 중심으로 떠오른 그가 신간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를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보수와 진보를 망라한 한국 언론 전반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언론의 편파성과 정파성은 보도의 ‘목적’에 따라 나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많은 분들이 ‘나 요즘 뉴스 안 본다’고 말하는 데 그건 자랑이 아니다”라고 꼬집은 뒤 “‘난 뉴스를 본다. 그런데 이렇게 보고 싶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진보지와 보수지 모두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이번 신간이 발상의 전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랐다. 김종배 평론가를 지난 14일 오후 전화로 인터뷰했다.
   
▲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 진행자로 활약중인 김종배 시사평론가의 모습.
- 책을 보면 한국의 실질문맹률이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사람들의 뉴스사용법이 비이성적이고 무비판적이라고도 강조했다. 근거는 무엇인가.
“〈프레시안〉 글쓰기 강의를 하면서 계속 느꼈던 것이다. 글쓰기 강의는 쓰기보다 읽기에 중점을 뒀다. 소위 보수지와 진보지의 칼럼과 사설을 보여주고 심정적으로 읽지 말고 논리적으로 따져보라고 했다. 논리적으로 어떤 게 더 튼실하냐고 했을 때, 심정적으로 읽는 것과 논리적으로 읽는 것은 간극이 있다. 또 인터넷 공간에선 특정 보도를 두고 논리적으로 따져본 뒤 맞다고 하는 게 아니라 ‘잘 긁어줬다’는 식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좋은 현상은 아니다.”

- 뉴스를 교리로 삼고 뉴스에 갇혀버리는 경우도 지적했다. 한국만의 특수한 맥락이 있나.
“외국도 비슷할 거다. 또 한국처럼 보수와 진보가 나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보수와 진보가 없는 사회는 병든 사회다. 문제는 어떤 식으로 양측이 소통 하는냐다. 이 때 최소한의 합리성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진영논리가 너무 심하게 나타나는 측면이 있어 합리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독자가 뉴스를 진영논리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 독자가 뉴스에 갇혀버리는 결과 나타나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글쓰기 수업 수강생 중에 고등학교 선생님이 있었다. 이 선생님이 수업 중 학생들에게 신문에서 사설을 오려 와서 발표하고 토론하게 시켰는데, 〈한겨레〉 보는 학생과 〈조선일보〉 보는 학생이 싸웠다고 하더라. 결국 선생님은 그 수업방식을 폐기했다. 제일 좋은 건 〈한겨레〉와 〈조선일보〉를 교차해서 보는 것이지만, 사실 관건은 뉴스를 걸러서 보는 것이다. 얼마나 팩트가 뒷받침되는 논조인지 봐야한다. 그런데 대부분이 보려는 마음이 없다. 글쓰기 강좌에서 읽기를 시키며 논리나 팩트가 잘못된 걸 찾아보라고 하면 다들 거의 못 찾는다.”

- 책 전반에서 “진영의 경계에서 합리적 의심을 갖고 오류와 왜곡을 판단하라”고 했다. 당위적이고 원론적인 말 같은데, 실제로 가능할 수 있나.
“지난해 12월 한 사회복지단체의 인문학 강좌에 갔다. 뉴스를 가려 읽는 수업이었다. 수업에는 일명 꼴보수부터 극진보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있었다. 그런데 사안에 대한 입장은 빼고, 사실만 갖고 이야기 하자고 했더니 다들 비슷했다. 사실이 잘못된 걸 가지고 2차 주장을 했을 때 동의하는지 물었을 때는 일정한 답이 돌아왔다. 합리적 의심을 갖는 훈련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진보와 보수를 판단하는 것이 과연 이성적인 건지, 아님 감성적인 취향인지 바라봐야 한다.”

   
▲ 신간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김종배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14000원.
- 책에서 보수·진보지 할 것 없이 모두 비판한 대목이 인상적이다. 논조와 관계없이 언론이 지켜야 할 정도가 있다면 무엇인가.
“결국은 팩트다. 그러나 팩트 맹신주의에 빠지면 안 된다. 팩트 자체는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언론은 팩트를 결합시키며 맥락을 만들어낸다. 이 때 최소한의 논리적 정합성이 필요하다. 합리적 의심은 언론의 기본이다. 합리성이 결여된 보도는 정파성에 치우쳤기 때문이다.”

- 언론의 정파성과 편파성을 구별할 수 있나. 또 책에서 밝힌 것처럼 모든 언론은 결과적으로 ‘선수’로 뛰고 있는데, 선수로 뛰는 언론을 비판할 수 있나.
“보수지와 진보지의 논조는 문제가 안 된다. 선수로 뛰어드는 것은 인정하겠다. 언론은 세상을 감시하기 위해서 사회가 이렇게 가야 한다는 가치관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존중한다. 문제는 반칙을 일삼는 ‘선수’다. 예로 MBC 〈PD수첩〉의 민간인 사찰 폭로는 정파적 보도가 아니었다. 반면 〈조선일보〉가 신영철 대법관을 비판했던 법조인들을 ‘좌편향’으로 몰고 간 보도는 편파적이었다. 보도로 인해 특정 진영이 불리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중요한 건 목적성이다. 지향하는 것이 무엇이냐의 문제다. 〈PD수첩〉은 권력의 치부를 드러내는 게 목적이었지만, 〈조선일보〉는 ‘사법부 독립’이 본질이었던 신영철 사건의 방향을 왜곡시켰다.”

-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는 대안미디어로 평이 좋다. ‘이털남’은 어떤 ‘선수’로 뛰고 있나.
“<이털남>은 제기된 팩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 언론의 빈 구멍은 본격적인 해설과 분석이 없는 점이다. 일간지의 해석은 의례적이고, 방송사는 다루다 만 느낌이 든다. 민간인 사찰 건은 우리가 의제화시켰다. 3월 2일부터 한 달 내내 터뜨렸다. 그 당시 우리가 혹시 선거 국면에서 특정 정당에 유리하기 위해 해당 이슈를 가져가고 있는 것 아닌가 반문했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최대한 조심하려고 노력했다. 당시 사찰 이슈는 죽어있었다. 사찰은 민주주의의 문제다. 특정 정파를 초월하는 문제였다. 사찰 문제를 까발릴 수 있는 취재원을 확보했는데 선거 국면이라고 다루지 않는 것도 이상했다. 그래서 우리는 오로지 팩트로만 접근했다. 나름대로 정도를 걷고자 노력했다. 언론이 선수로 뛰어드는 경계는 상당히 모호한 게 사실이다. 결국 목적성을 봐야 한다.”

- 〈기자협회보〉 기자와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을 거쳐 미디어 이슈에 정통하다. 방송사 파업을 어떻게 바라보나.
“출구가 없다. 결국 19대 국회가 방송사노조가 제기한 지배구조문제를 반영해 최대한 입법논의를 하는 수밖에 없다. 방송사 노조에서는 그게 퇴각의 명분이 될 수 있고, 일정부분 소득도 있을 것이다. 현재 방통위원장은 붕 떠있는 상태여서 결국 국회가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정철운 기자  pierc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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