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렙에도 친(親)정부 이사 무더기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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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수 전 청와대 비서관 등…양문석 방통위원 “공영렙이 정권 전리품인가”

정부가 오는 23일 출범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비상임 이사에 친(親)정권 인사를 무더기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지난 2월 9일 여야가 진통 끝에 처리한 미디어렙 법안(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되는 공영 미디어렙으로 KBS와 MBC 등의 공영방송의 광고 판매를 대행할 예정이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25조에 따른 ‘공기업 준정부기관의 인사운영에 관한 지침’ 제18조에 의거, 공사의 감사와 이사 선임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다.

21일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상임위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장관 박재완)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비상임 이사 6명 중 상당수를 “현 정권 사람들”로 채웠다. 곽경수 현대백화점 감사, 윤석홍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최기봉 전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이사(현 여의도 순복음교회 장로) 등이다.

먼저 곽경수 감사는 대표적인 현 정권 출신 인사로, 이명박 정부 초기인 지난 2008~2009년 사이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다. 양 위원은 “다른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광고와 유통이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방송광고진흥공사 이사로 관련 업체(현대백화점)의 현직 감사를 선임한다는 건 몰상식의 첨단”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의 최기봉 전 코바코 이사도 현 정부 초기 코바코 사장 후보군에 거론됐던 인물로, 당시 그는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 끝에 낙마했다는 게 양 위원의 설명이다.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현재 <연합뉴스>의 최대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 이사를 맡고 있는 윤석홍 이사에 대해서도 양 위원은 “직업이 정부투자기관 이사인가”라고 꼬집었다.

양 위원은 “현 정권은 여전히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이, 국민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저들만의 리그’에 빠져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박재완 장관이 전혀 부끄러움없이 그 역할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 위원은 “독임제 부처라면 ‘승자 독식주의’ 등을 운운하며 그렇게 해도 된다고 우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미디어렙법으로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 관할에 들어온 기구(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인사에 대해선 이렇게 해선 안 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정권의 전리품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저들의 보은인사’가 정권 말기에도 횡행하고, 부끄러움 없이 인사권을 전횡하는 박재완 장관에게 경악할 따름”이라고 비판한 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비상임 인사 인사안을 재검토하고 중립적인 광고 전문가를 재선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8월 6일 기사 일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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