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은 아날로그TV방송 종료일시를 정해놓고 정부가 추진하는 국책사업이다. 종료일까지 전환하지 않으면 멀쩡하던 TV의 시청이 불가능하게 되며 TV는 더 이상 TV라고 할 수 없게 된다.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어 주파수가 남게 될 경우 정부는 유휴주파수를 매각하여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반면 시청자들은 디지털TV, 안테나 등을 대부분 본인 스스로의 비용으로 교체해야만 한다. 정부에서 기대하는 수익은 시청자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TV 시청이 불가능해지는 가구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당연하다.
2011년까지 취약계층에 국한되었던 정부지원 대상이 올해 초부터 일반계층 확대됨에 따라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가 붙는 듯 했다. 그러나 ‘아날로그TV만을 보유하고 아날로그TV방송만을 시청하는 가구’로 한정된 정부지원대상은 변하지 않아 디지털TV가 있거나 TV중 1대라도 유료방송에 가입한 가구는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었다.
이들 중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은 스스로 전환할 능력이 없으므로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면 TV를 전혀 못 보거나 두 번째 TV는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유료방송가입, 디지털TV 보유여부와 관계없이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는 가구에 대해서는 가구당 1대의 TV에 대한 전환지원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상파 방송사는 올해 초부터 자막방송을 실시하고 있는데 TV시청에 방해를 받게 된 시청자들의 항의 전화가 디지털방송콜센터로 다수 접수되고 있다. 지원대상이 아니거나 금전이 부족하다거나 연말까지 전환하면 되는데 연초부터 화면을 너무 크게 가리는 것 아니냐는 민원이 대부분이다. 전체 콜의 7.7%가 자막, 설치, 방문지연등의 불만민원이며 민원의 약 60%는 자막방송과 관련되어 있다. 이들은 전환하지 않고 기다리는 가구다. 전환해야만 하는 가구다.
구분(2012) | 1월 | 2월 | 3월 | 4월 | 5월 | 계 |
디지털전환 불만 민원(건) | 1331 | 5430 | 8858 | 8616 | 9947 | 34182 |
미전환 가구는 종료 이후 최소 1대의 TV조차 시청이 불가능한 가구를 의미한다. 일본의 지진/쓰나미, 우리나라의 우면산 산사태 등 지구온난화로 인해 재난방송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만큼 TV시청권 확보 및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미전환자는 최소로 줄여야 한다. 자막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 가구가 왜 전환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한 세밀한 조사를 통해 미전환 가구를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현재 아날로그TV방송만 직접수신하는 미전환가구는 약 50만 가구로 추정된다.
구분 | 정부지원대상 | 정부지원비대상 | 정부지원비대상 | 계 |
TV보유형태 | Only ATV | DTV | ATV+DTV | |
미전환 가구수 | 42만 | 5만가구 | 3.3만가구 | 50.3만 가구 |
미전환 가구가 많은 이유는 정부지원신청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현재 1일 신청건수는 1500여건에 그치고 있어 이상태로라면 약 30만 가구가 미전환가구로 남겨질 것으로 우려된다.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시청자의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이제 아날로그 방송 종료가 불과 6개월여 남았다. 종료일 즈음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고 눈과 추위에 따른 안테나 설치지원 어려움 등이 예상된다. 예외 없이 대부분의 나라가 아날로그방송 종료일 즈음 민원과 지원신청이 집중되었다. 시간이 없다. 미국처럼 디지털 전환을 연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이해당사자가 지혜를 모으고 협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