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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능단체들 “파업 중 경력사원 채용 저의 의심”

▲ 서울 여의도 MBC 사옥.

MBC가 장기파업에 따른 인력부족을 메우기 위해 또다시 경력사원 모집에 나선 가운데 직능단체들이 “조직 파괴용 경력사원 공개채용을 즉각 중단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MBC는 지난 13일 기자, 시사교양PD, 예능PD, 홍보 등의 분야에서 경력사원 채용을 시작했다. 예상 인원은 기자 30여명, 시사교양PD 10여명 등 총 50여명으로 알려졌다. 경력사원은 1년 계약 후 정규직으로 임용된다.

MBC경영진은 21일 회사특보를 내고 “20일 마감된 경력사원 모집에 1천여 명이 지원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며 “앞으로도 본부별로 필요한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라 밝혔다. 안광한 부사장은 이날 특보를 통해 “파업 중인 후배를 설득해야겠지만 가을 개편 전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회사에서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혀 <PD수첩>, <무한도전> 등 프로그램의 폐지나 대체인력 투입에 의한 제작을 시사했다.

경영진의 경력사원 모집에 MBC 직능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MBC 기자회, MBC 미술인협회, MBC 방송경영인협회, MBC 방송기술인협회, MBC 아나운서협회, MBC 영상기자회, MBC 카메라감독협회, MBC PD협회(가나다순) 등 직능단체는 18일 공동 성명을 내고 “김재철 사장과 그 하수인들은 조합원들의 등에 칼을 꽂고 조직문화를 황폐하게 만들 인력 채용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직능단체들은 “두 차례에 걸쳐 조합원 69명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계획에도 없던 경력사원 채용을 강행하는 저의가 무엇이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다수 구성원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진행되는 전 부문 인력 채용은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뿐더러, 불신과 반목만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재철은 떠나면 그만이지만 그가 불순한 의도로 뽑아놓은 ‘김재철의 아이들’을 추후 처리하는 문제는 두고두고 MBC 조직문화에 상처를 남길 것”이라 우려했다. 이와 관련 경력사원 지원자들 사이에서도 파업 대체인력으로 1년간 이용되고 계약해지 될 것이란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교양국도 ‘시용PD’ 채용 반대여론이 높은 상황이다. 시사교양국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시사교양 PD들은 한 방향이라 다양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말로 후배들에 대한 왜곡된 선입견을 드러내고 있는 현직 간부들이 PD를 뽑는다면 그 면접이 사상검증의 장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또 그 과정을 거쳐 들어온 이들이 과연 양심의 자유를 지키며 <PD수첩>을 만들 수 있겠는가”라며 이번 채용 계획을 비판했다.

이번 파업으로 발생한 69명의 대기발령자 중 무려 17명이 시사교양PD여서 시사교양국의 타격은 크다. 시사교양국 조합원 56명 중 30%가 대기발령 대상인 것. 시사교양PD들은 “이번 채용에는 징계와 발령으로 기존 PD들을 제작부서 밖으로 솎아내고 그 자리를 새로운 인력으로 채우겠다는 저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사교양 경력PD에 지원한 이들을 향해 “‘시용’의 당근을 쥐고 선발된 이들을 우리는 동료로 인정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한편 한국PD연합회(회장 황대준)는 21일 성명을 내고 “국민에게 사랑받고, 국민을 위로해온 프로그램. 그 프로그램을 제작한 방송인들을 무참히 짓밟았다는 점에서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그 알량한 권력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모르겠으나, 맘껏 해고의 칼날을 휘둘러 보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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