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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언론사에 배포…“정치파업” 주장

MBC 경영진이 27일 <경향신문>, <한국일보>, <서울신문> 등 10개 일간지와 무가지 7군데에 MBC노조의 파업을 비판하는 전면광고를 냈다. 경영진은 파업 시작 후 일주일 뒤인 지난 2월 6일 14개 일간지·경제지에 파업을 비판하는 광고를 냈으며, 지난 5월 30일에도 5대 일간지에 파업비판 광고를 게재한 바 있다.

MBC 사측 관계자는 “최근 노조가 100만인 서명운동을 하면서 전단지를 제작했는데 내용물이 매우 자극적이고 허위사실에 기초한 것이 많아서 통상적인 대응으로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광고 게재 배경을 설명했다.

▲ 27일자 10개 일간지와 7개 무가지에 실린 MBC 광고.
MBC는 이날 전면광고에서 민주통합당 문성근 최고위원과 임수경 의원을 비롯해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표, 유시민 전 대표, 진보신당 홍세화 대표 등의 사진을 싣고  “MBC노조 집회에 참석한 정치인들은 모두 야당 소속이었다. 이래도 정치파업이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파업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MBC 경영진은 김재철 사장의 사진을 광고 상단에 싣고 그 옆에 “상습파업, 정치파업의 고리를 끊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었으며 광고 하단에는 “MBC노조는 파업초기 공정방송을 주장하다 최근에는 김재철 사장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인신공격에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영진은 또 배현진 아나운서가 5월 말 사내게시판에 올려 파문이 있었던 글을 인용, “노조원 선배가 너(배현진) 같은 아이는 파업이 끝난 뒤 앵커고 방송이고 절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 확인이 안 되는 일방주장을 광고에 실은 것이다.

경영진의 원색적인 파업 비판 광고는 곧바로 도마에 올랐다. MBC노조는 27일 특보에서 이번 광고를 “김재철이 궁지에 몰렸을 때 여론 호도용으로 급하게 만든 저열한 선전물”이라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광고집행으로 약 6억원의 회사 돈이 쓰였다. MBC노조는 “MBC의 공금으로 김재철과 그 일당을 비호하려고 광고를 집행한 것은 악질적인 새로운 배임 혐의를 추가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민주통합당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광고가 김재철 개인비리에 대한 방어, 노조비난, 야당과 야당 정치인에 대한 비난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어 “언론정상화를 위한 민주통합당과 야당의 노력을 비하하는데 공익재산인 MBC의 돈을 이용했다면 이는 청문회 조사대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경우 사측이 ‘간지’를 넣어 노조를 적극 비판하려 했으나 일이 원만이 해결되지 않아 무산됐으며, <한겨레>의 경우 전면광고 게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김재철 사장은 27일 ‘조합원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사내게시판에 올리고 노조원들의 업무복귀를 촉구했다.

김 사장은 “노조에서 처음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의 교체를 요구했고, 어려운 결심 끝에 새 보직자를 인선했다. 나아가 여러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노사는 물론 시청자까지 참여하는 공정방송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며  “(그러나)노조는 저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세세하게 들춰 마치 대단한 비리를 저질렀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사장은 “MBC는 사실상 정상화됐다. 런던 올림픽이 한 달 남았다. 지금이라도 돌아오라”며 조합원들의 업무복귀를 요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저는 반드시 제게 주어진 임기가 다할 때까지 MBC와 시청자를 위해 봉직할 것”이라며 사퇴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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