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설 자리 잃은 지상파 DMB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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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 걱정없는 무료서비스 매력 여전…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과대평가’

SK텔링크의 사업 폐지 신청으로 위성 DMB 서비스가 내달로 종료됨에 따라 경쟁 상대였던 지상파 DMB의 앞날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별다른 정책 지원 없이 방치돼 왔다는 평가를 받은 지상파 DMB가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 생존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지상파 DMB 사업자들과 전문가들의 전망은 어둡지 않다. 서비스 실시 6년을 사업자들은 위성 DMB와 달리 지상파 DMB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또 N스크린 서비스에 대한 과대평가를 경계하면서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도 지상파 DMB의 강점은 유효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스마트 DMB 애플리케이션 화면. ⓒU1미디어
적자 폭 감소 추세=지상파 DMB사업자로 구성된 지상파 DMB특별위원회(이하 DMB특위)에 따르면 지상파 DMB는 점차 적자 폭을 좁혀가고 있다. 서비스 첫 해인 지난 2006년 431억원의 적자로 출발한 방송사들은 263억원(2007년), 88억원(2008년), 54억원(2009년)으로 적자 규모를 줄여가다 2011년에는 2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상파 사업자의 경우 회계가 분리되어 있지 않아 정확한 비용 산출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전보다 경영상황은 나아졌다는 판단이다.

이희주 DMB특위 대외협력실장은 “위성 DMB가 서비스를 접은 건 미래가 안보였기 때문인데, 지상파 DMB는 다르다”며 “3500만여명이 이용하는 국민적인 매체로 자리 잡았고 적자 폭도 줄어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익모델 개발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광고에 의존하도록 지상파 DMB 수익구조를 설계 해놓고 이후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지상파 사업자의 경우 시장이 겹치는 N스크린 서비스의 출현으로 ‘자기잠식’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SBS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N스크린 서비스 등으로 인해 광고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통신망을 이용한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광고 수익 모델을 찾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상파 사업자의 딜레마”=지상파가 DMB와 공통분모를 갖는 N스크린 서비스에 뛰어든 것과 관련해 내부에서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KBS 한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N스크린 서비스에 뛰어들게 된 배경은 달라진 시청 경향을 따라간 측면이 크다”고 설명한 뒤 “하지만 DMB의 수익모델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고비용의 서비스에 나서고, 주파수가 부족하다는 하소연을 하면서 통신망을 이용하는 N스크린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지상파의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무료보편적 서비스라는 지상파 DMB의 도입 취지는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뜻이다.

이래저래 또 다른 뉴미디어 서비스를 등장을 바라보는 DMB 사업자들의 속내가 편치 만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도 트래픽 걱정없이 무료로 방송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지상파 DMB가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도 여전히 경쟁우위에 있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정동훈 광운대 교수(미디어영상학부)는 “이동통신사가 완전한 LTE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고, 이후에 LTE 서비스를 본격화한다고 하더라도 비용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실시간 지상파 방송을 무료로 볼수 있는 DMB는 승산이 있다”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난해 일본 대지진 사례에서 보듯이 주파수를 쓰는 DMB 서비스는 재난방송으로써의 공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주파수 재배치로 고화질·수신환경 한번에”=지상파 DMB 사업자들은 올 연말 아날로그 TV 종료에 따라 이뤄지는 주파수 재배치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파수 대역 7~13번은 아날로그 TV와 지상파 DMB가 함께 쓰고 있었다. 아날로그 TV 주파수 대역을 걷어내고 남는 주파수를 지상파 DMB의 수신환경과 화질개선에 할당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요구다. 방통위는 이를 위해 지난 6월부터 지특위와 유관단체 등으로 ‘지상파 DMB 수신환경 개선 및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그동안 태블릿 PC화면에서 DMB방송을 시청하면 화면이 깨지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예컨대 한 개의 주파수 대역에 비디오 채널 2개씩 제공했던 것을 조정하면 화질을 높일 수 있다”며 “다각도로 지상파 DMB 활성화를 위해 주파수 여유대역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일정지역에만 방송되는 소출력 방송도 지상파 DMB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KBS는 최근 보령머드축제 기간 동안 보령시 인근 지역까지 시청이 가능한 소출력 실험 방송을 내보냈다. 경마장, 스포츠 경기장, 콘서트장 등 한정된 공간에서 시청이 가능한 DMB 방송으로 내부적으로 사업성 검토를 하고 있다.

나아가 DMB에 통신망을 결합한 ‘스마트 DMB’ 프로버전을 최근 개발하는 등 사업자들은 스마트폰에 적합한 서비스 개발에도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희주 실장은 “고화질 서비스와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N스크린 서비스와 지상파 DMB는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쉽게 DMB 시장이 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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