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추적 60분’ 끝내 취재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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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검토 … 종편 이진숙 인터뷰 영상도 사용 불가

오는 25일 방송 예정인 KBS <추적 60분> ‘170일 만의 복귀, MBC파업 무엇을 남겼나’편이 MBC 사측의 취재 거부와 과도한 대응으로 반쪽짜리 방송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KBS에 따르면 <추적 60분>‘MBC 파업’편은 최근 170일만에 끝난 MBC노조 파업의 시작과 끝을 되짚어 볼 예정이다. 제작진은 김재철 사장 자질 논란과 업무 복귀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노사 갈등에 대해 담을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의 당사자인 MBC사측에서 <추적 60분> 제작진의 인터뷰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아 방송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MBC사측의 인터뷰를 하지 못한 제작진이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이 출연한 TV조선 <시사토크 판> 인터뷰 영상 등을 방송에서 활용할 계획을 세웠지만 이마저도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추적 60분> 관계자는 “최근 종편 쪽에서 KBS가 구입한 영상을 <추적 60분>이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종편 영상은 사용하지 못하고 공표된 MBC 사측의 입장만 사용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종편 쪽에서 부담을 느낀 배경을 두고 MBC 사측이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홍기호 언론노조 KBS본부 부위원장은 “MBC 사측이 인터뷰를 할 것처럼 했다가 지난주에 거절했고, 사측의 입장이 담긴 종편쪽의 영상물도 MBC측의 사용금지 요청으로 쓰지 못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취재를 어렵게 만들어 방송 자체의 맥을 빠지게 하려는 저질 플레이”라고 비판했다. 

▲ 김재철 사장이 2월 방송문화진흥회에 출석한 뒤 자신의 퇴진을 촉구하는 MBC노조원들 사이를 유유히 걸어가고 있다. ⓒMBC노조
MBC의 대응으로 KBS 내부 심의와 제작진의 자기 검열이 한층 심해져 결과적으로 탐사고발 프로그램 본연의 날카로움이 무뎌질 것이라는 우려다.  

이진숙 본부장은 취재를 의도적으로 막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다른 언론사의 취재활동을 막을 수는 없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추적 60분> 제작진의 인터뷰를 거절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KBS에서 한달 사이에 <미디어 비평>, <시사기획 창>, <추적 60분>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MBC파업을 네 차례나 다루게 된다. 정상적인 현상이 아니다”며 “프로그램 정당성과 적절성 등의 문제 때문에 (인터뷰를) 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MBC 사측은 <추적 60분>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MBC관계자는 “아직 가처분 신청은 안 냈지만 법무팀에서 검토 중”이라며 “방송의 프레임이 짜진 상태에서 한 쪽의 일방적인 주장만 나가는 것은 허위이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처분 신청 여부와 별개로 MBC는 ‘MBC 파업’편 방송이 나간 이후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MBC 측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추적 60분> 제작진에 이같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방송이 나가면 MBC쪽에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MBC의 반격이 오면 우리쪽에서도 적절한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MBC는 지난 10일 방송된 KBS <시사기획 창- 2012 노동자의 삶>에 대해 MBC노조의 일방적인 의견만 담은 방송이라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하는 한편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1억원을 요구하는 조정 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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