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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태해결 못했으면 방문진 이사장 그만해야”

[인터뷰] 새 방문진 이사로 선임된 최강욱 변호사 박수선 기자l승인2012.08.07 16: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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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정상화’ 라는 무거운 책임을 떠안은 9기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오는 9일 임기를 시작한다. ‘MBC 사태’를 방관했다는 비판을 받은 8기 방문진 이사 세 명이 연임된 가운데 새로운 방문진 이사들이 김재철 사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야권 추천으로 방문진 이사에 선임된 최강욱 변호사(법무법인 청맥)는 <PD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방문진에 쏟아지는 관심은 신속한 MBC의 정상화에 대한 바람 때문이지, 현재의 상태를 지속하라는 뜻은 아니다. 방문진이 갈 길은 명확하다”고 강조하며 김재철 사장 해임 요구에 힘을 실었다. 

최강욱 변호사는 민간인 불법 사찰 피해자 변론을 맡는 등 주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그는 방문진 이사로 선임된 소감을 묻자 “발을 잘못 담근 것 같다”며 부담감을 표현하면서도 “이해관계 때문에 김재철 해임 문제에 대해 시간을 끄는 세력이 있다면 모든 것을 걸고 막아나서겠다”고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최 변호사는 김재철 사장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에 대해 “지금까지 접한 정보를 보면 (김재철 사장은) 공영방송 사장으로 문제가 있다”며 “김 사장의 처신이나 법인카드 의혹이 노조가 허위사실이나 명예훼손을 위해 제기한 것이라고 빠져나가기에는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명확하다”라고 지적했다.

또 “(8기 방문진 마지막 회의에서 보고된) 자체 감사 결과에 대해서도 9기 방문진이 출범하면 당연히 확인해 볼 것”이라고 강조, 의혹에 대한 재조사의 뜻을 피력했다.

김재우 현 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평가를 묻자 그는 “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문제 해결을 못했다면 (이사장을) 그만 해야 한다. 그걸 또 하겠다고 한다면 확실한 방책을 제시하고 이사들을 설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9기 방문진 이사들은 오는 14일 임명장을 받고 공식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터뷰는 지난 6일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최 변호사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9기 방문진 이사로 선임된 최강욱 변호사 ⓒPD저널

- 새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가 9일부터 시작된다. MBC 정상화를 위해 방문진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나.

 

 비정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게 먼저다. 왜 MBC가 이 지경이 됐느냐의 문제를 놓고 노사 양쪽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팩트(사실)와 진실이 무엇인지, 그리고 진실을 가로막는 다른 힘의 작용이 있는 것인지 봐야 할 것 같다. MBC가 이런 모습이 된 게 정치권력과 무관하다고 보는 국민이 얼마나 될 것인가. 정치권력과 언론관계는 견제와 감시의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해야 하는데 이해관계에 따라서 이걸 확산하거나 고깝게 생각하는 세력 간의 충돌이 있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김재철 시장의 주장이 진실에 기반한 것인지, 노조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혹이 사실인지, 규명하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진실이 밝히고 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방안도 도출될 것이다.

- 결국 MBC 정상화는 김재철 사장의 거취 문제를 매듭짓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이들이 많다.

지금까지 접한 정보를 놓고 보면 (김재철 사장은) 공영방송 사장으로 문제가 있다. 그의 처신이나 법인카드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허위 사실이라고, 명예훼손을 위해 노조가 (악의적으로) 제기한 것이라고 빠져나가기에는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명확하다. 특히 법률가 입장에서 보면 이번 MBC 사태와 관련해 노사 양쪽을 대하는 검찰과 경찰의 태도는 불공정하고 편파적이었다. 노조 간부들에 대해선 두 번이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사측에 대해선 수수방관했다. 검찰과 경찰의 모습이 이례적인 건 분명하다.

한 조직을 대표하는 사장이라면 자기 조직에서 일어나는 분란에 대해 책임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여기에 책임이 없다면 그 자체로 그는 사장의 자질이 없는 것이다. 김재철 사장은 평생 MBC에 있던 사람인데 저렇게까지 가혹하게 할 수 있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김재철 사장도 이후에 MBC사장 경력으로 평가받을 텐데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 자기 스스로 존재를 부정하면서까지 지켜야 하는 이익이나 가치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 MBC 내부 감사 결과도 ‘봐주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9기 방문진이 당연히 확인해 봐야 할 부분이다. MBC를 관리·감독하는 기구인 만큼 당연히 사장이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온갖 의혹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이에 구성원들이 납득했다면 외부에서 개입하는 게 말이 안되지만 그걸 못해서 문제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 9기 방문진이 출범하면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어떻게 예측하나.

새롭게 선임된 이사들은 여야를 떠나 기본적인 팩트를 외면할 수는 없다. (MBC정상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 최소한의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연임된 분들이 ‘김재철을 지켜라’는 사명을 받고 왔다면 어쩔 수 없지만 새로 된 분들은 자신의 명예가 있는 분들이고, 정권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진실을 외면하면서까지 오버하겠나.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 활동을 했는데 한창 강용석 의원이 제명이 이슈가 됐던 때였다. 강용석 의원의 제명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팩트를 확인하고 진실을 접근하는 과정에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명백한 사안에 대해 억지를 부리는 사람은 없었다.

- ‘해임안’ 처리를 놓고 일부 이사들이 ‘시간끌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부 이사들이 추천을 받은 쪽의 모종의 지시나 의중을 받고 시간끌기를 나설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아마도 연말 대통령 선거까지 끌었다가 어필할 수 있는 시기를 찾겠다는 의미인 것 같다. 하지만 이는 MBC의 사태 해결과 역할이 아니라 자신의 이해관계에 매몰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무엇을 걸고서라도 막겠다. 문제를 식별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이미 식별된 문제를 가리기 위해 시간을 끈다면 시청자들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MBC 현 상태를 지속하라고 9기 방문진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김재우 이사장이 8기에 이어 9기 방문진 이사로 활동하게 됐다. 이사장을 계속 맡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재우 이사장의 자질은 직접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하지만 그간 살아온 인생이 방송과 무관하신 분인건 맞다. 발언을 보면 언론의 자유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MBC 사태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럼 (이사장은) 그만 해야 한다. 또 하겠다고 한다면 확실히 방책을 제시하고 이사들을 설득해야 한다.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데도 대통령이 지명했으니까, 나이가 많은 사람이 이사장을 맡는 게 관행이니까, 많은 사람이 그렇게 알고 있다는 이유로 이사장을 또 하겠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 MBC 사태에 대해 제대로 된 판단도 못하고 해결도 못했다. 그럼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

-김재철 사장이 물러난 이후도 문제다. MBC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공영방송 사장 선임 때마다 불거지는 갈등은 정치권력을 쥔 쪽에서 자기들의 유·불리를 따져서 생기는 문제다. 언론과 정치권력 간의 갈등관계는 숙명적이다. 언론사 파업 사태를 지켜보면 국민들도 ‘방송이 어떤 의미가 있었구나’라고 체감했다. 방송이 정상이 아니니까 올림픽중계를 하더라도 사고가 난다. 방송이 어떤 세력이나 개인을 위해 존재할 수 없다. 사회적인 공기로써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제대로 평가받고 구성원들도 자부심을 갖고 시청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지 않겠나.

정말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방송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방문진을 보는 시각도 ‘방문진 이사라는 사람들이 방송에 정통하고 혜안이 있어서 MBC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다’고 보는 게 아니라 아니 각자 입장에 따라 ‘사장 몰아내라’ ‘지켜라’ 고 외친다. MBC와 방문진 모두 비정상이다.

권력자가 과도한 욕심을 억제해야 한다. 언론은 태생적인 사명이 있고 이는 정치권력도 어떻게 할수 없는 영역이다. 역사적으로 권력이 언론을 장악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허망했는지 숱하게 경험했다. 언제까지 캠프 출신이냐 아니냐를 따져야 하나. 상식적으로 선거 운동했던 사람이 방송사 사장이 되면 안 된다. 자기 심복을, 선거 캠프에서 도와줬던 사람을 사장에 앉히려는 생각 자체가 황당한 이야기다. 스스로 히틀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 김재철 사장의 거취 문제 이외에도 MBC정상화를 위한 과제가 많다.

언론사의 파업은 정치권력이 소위 방송을 장악하려는 시도 때문에 일어났다고 한다. <PD수첩>제작진을 무리하게 기소한 것부터 시작해 ‘노영방송’ 주장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알아봐야 할 것 같다. 보도와 프로그램의 불공정성 문제도 사실인지 판단해봐야 한다. 권재홍 보도본부장의 ‘헐리우드 액션’ 논란도 팩트로 확인할 수 있다. 상호간의 인정하고 용서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기면 타협도 가능하다. 또 파업 기간에 깊어진 구성원들의 반목도 큰 과제다. 이건 힘을 가진 쪽에서 양보해야 한다. 이런 문제들이 공론의 장으로 나올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고, 방문진이 나서서 했으면 한다.

-방문진 이사로서 바라는 MBC는 어떤 모습인가.

어린 시절에 집에 있는 텔레비전에 MBC 채널이 안 나왔다. 그러다가 어느날 TV에 MBC 화면이 깨끗하게 나오는데 정말 행복했다. 차단된 MBC 채널에 대한 그리움이었지만 지금 시청자들은 유익한 전파가 전달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방문진 이사로 선임된 이후에 주위의 반응을 보고 MBC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공영방송 사장은 중요한 자리다. 사회 여론을 형성하고 가려진 진실을 보여줄 수도 있다. 이런 자리에 앉아 그저 후배들과 싸우면서, 여자와 돈 문제를 해명하면서 세월을 보내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더군다나 그게 남의 뜻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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