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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방송위원장의 조건

|contsmark0|지난 17일 방송위원회 김정기 위원장이 자진사퇴를 발표했다. 비록 때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방송위원회가 제자리를 잡고 그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contsmark1|기실 방송위원회는 국민의 문화적 생활과 의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방송에 관한 전반적인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최고 기구이며, 그 정점에 있는 방송위원장의 중요함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contsmark2|하지만, 지난 2년 동안 방송위는 밀실행정과 방송위원들의 자질 문제, 위원장의 도덕성 문제, 정책결정 과정의 혼선 등 수많은 문제들로 갈팡질팡해왔고, 그 결과 방송위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방송현업인들의 불신도 극에 달한 지경이다. 이제 김위원장의 사퇴가 기정 사실화되고 그 후임으로 여러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contsmark3|그동안 현 방송계의 난맥상을 극복하는 시발점으로서 김위원장의 사퇴를 주창해온 우리는 그 연장선상에서 신임 방송위원장의 조건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contsmark4|첫째, 신임방송위원장은 정치적인 독립성을 확고히 지켜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각종 선거가 치뤄지는 해이다. 방송이 선거에 있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정치적 외압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이 방송위원장이 되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contsmark5|따라서 우리는 정치권 인사나 정치권에 줄을 대고 있는 인사가 방송위원장에 임명되는 것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
|contsmark6|둘째, 방송위원장은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지난 몇 해 동안 방송위원회는 방송의 공공성보다는 자본의 논리에 따른 신자유주의적인 정책들을 양산해 내었고, 그 결과 방송의 상업화와 시청률 경쟁이 끊임없이 조장되어 왔다.
|contsmark7|또한 로컬리티에 대한 공익적 가치를 무시한 지상파 재전송 논란은 방송계에 엄청난 혼란을 가져왔고 결국 위원장의 사퇴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이는 방송에 있어 시민성, 현업 대표성의 증대를 간과한 결과인 것이다. 신임 방송위원장은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철학적 신념을 갖고 그것을 정책적 비전으로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만 한다.
|contsmark8|셋째, 방송위원장은 방송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현실감각이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방송환경의 변화 속에서 탁상공론식의 규제 위주의 방송정책으로는 현업에 있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걸림돌이 될 뿐이다.
|contsmark9|이에 우리는 방송에 문외한인 사람이 낙하산 추천을 받아 방송위원장 자리에 오르는 것에 절대 반대한다. 방송위원장은 방송을 잘 알아야하고, 현장 감각이 있는 방송전문가라야 한다.
|contsmark10|넷째, 방송위원장은 민주적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방송위원회는 정책 결정과정의 공개성과 투명성을 결여하여 로비의 의혹을 자초해 왔다. 위성방송을 포함한 방송 채널 정책의 혼선, 채널 인허가를 둘러싼 잡음 등 공개와 투명함의 원칙을 잃은 정책과 집행은 항상 불신의 씨앗을 잉태하기 마련이다. 신임 방송위원장은 권위의식과 독선을 버리고 각계 성원들의 소리를 공평하게 반영하고 아우를 수 있는 민주적인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
|contsmark11|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송위원장은 반드시 엄격한 검증 작업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신임 방송위원장은 정치권에 의한 낙점을 받는 형식이 아니라 인사청문회 등 자질에 대한 여론의 검증 작업을 거쳐 누구나 납득할만한 인물이 되어야 한다.
|contsmark12|검증의 과정이 생략된 인사는 결국 불행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여러 번 보아오지 않았던가? 방송위원회가 진정한 방송 정책과 집행의 최고 기구로서 자리매김하고 국민과 현업인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길은 방송위원장을 얼마나 잘 뽑느냐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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