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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M 경기방송 ‘사통팔달’ (FM 99.9㎒, 월~금 저녁 6시30분~8시30분)

퇴근시간, 하루의 피로와 스트레스로 눈 밑 다크서클이 줄넘기 사이즈로 드리워지는 A씨. 지루한 퇴근길에 라디오를 켜 본다. 진행자의 차분한 목소리와 분위기 있는 음악들은, 처음엔 좋았는데 듣다 보니 잠이 온다. 채널을 돌려 본다. 생기발랄한 두 남녀의 음성이 들린다. 젊은 남성은 꽤 유머러스하고, 편안한 느낌의 여성 진행자도 제법 말솜씨가 괜찮다. “이거 어디지? 99.9MHz 〈사통팔달〉?” 꽉 막히는 퇴근길, 이리저리 사방팔방 통한다는 의미의 프로그램 〈사통팔달〉은 그 이름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사통팔달〉에서 오후 7시 땡 하면 시작되는 코너, ‘달리는 매거진 오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연예까지 오늘의 뜨거운 이슈와 함께,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 유용한 건강 정보, 싱글 남녀의 촉(?)이 설 만한 연애 이야기와 날씨 전망 등 오만가지 안 다루는 게 없다. 그런데, 정색하는 뉴스가 아니라서 그런가. 매거진 소식 중 퀴즈 정답이 숨어 있다고 해서 그런가, 어딘지 모르게 계속 듣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런 걸 낚인다고 하나.

이어지는 ‘매거진 퀴즈’는 매거진 소식 중에 나왔던 단어를, 힌트를 듣고 주관식으로 맞히는 코너인데, 처음엔 정답과 연관되는 ‘연상 단어’를 제시해 주더니 이어, 단어의 음절 수만큼의 제작진들이 그 단어를 동시에 외친다. 가끔은 아카펠라처럼 나름의 화음을 넣어 보는데, 하나도 안 맞는 불협(不協)에, 오히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그런데 이 얼토당토않은 퀴즈 형식 때문에 사람들은 근거 없는 집착이 생기나 보다. 맞히고 싶은 욕망에 다급해진 어떤 청취자는, 진행자가 문제를 내기도 전에 아무 단어나 마구 투척해버린다. 낄낄거리며 웃다가, 나도 미친 척하고 정답 문자를 보내다 보니 어느새 유용한 정보는 남고, 스트레스는 빠져 나간다.

생활 이슈와 사람 사는 이야기가 맛깔나게 버무려지는 시간, 3~40대의 감성에 맞춘 편안하고 기분 좋은 음악들.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다독여 줄 만한 위트가 있는 프로그램. ‘달리는 매거진, 퇴근길 단골 주파수’ 99.9MHz 〈사통팔달〉.

이제 퇴근길은 이 주파수에 고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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