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밀리지 않고 회사를 지킬 것”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문진 의견청취에 참석…“공정방송 훼손에 대한 책임 없다”

김재철 MBC사장이 세 번의 불출석 끝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사장은 MBC 정상화를 위해서 “역대 사장들이 노조에 맞서서 원칙을 지켰다고 자부할 수 있느냐. 앞으로 나는 밀리지 않고 회사를 지킬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 사장은 또 지난 9월 27일 해임안 상정을 두고 “이사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방문진은 오는 25일 이사회 일정을 잡은 상태로 이날 김 사장 해임안 표결 처리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재우)는 11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어 MBC 노사관계 정상화를 위한 의견청취와 MBC 하반기 업무보고에 대한 총평 자리를 가졌다. 여야 이사들은 강력한 출석 요구에도 연이어 불참하게 된 김 사장에게 경위를 집중 추궁했고, MBC의 정상화 및 노사관계 정립에 대한 입장도 물었다.

▲ 김재철 사장(중앙)과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우)이 11일 오전 방송문화진흥회 임시 이사회 의견청취에 참석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PD저널

지난 9월 20일과 27일 MBC정상화를 위한 노사 양측 의견 긴급 청취에 불참하게 된 경위에 대해 김 사장은 말을 바꿔 이사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김 사장은 당초 “26일 임원회의에서 결심했다”라고 밝혔다가 이사들이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이 27일 이사회 30분 직전에 지방 출장을 사유로 들어 불참을 통보했다”고 추궁하자 다시 “27일 아침 KTX를 타고 동대구역에 내려갈 때 결정했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MBC노조가 지적한 공정방송의 책임에 대해 일체 부인했다. 김 사장은 “노조는 (자신을) 낙하산 사장으로 여겨 퇴진을 요구하는데 1979년부터 MBC에서 일한 사람으로서 낙하산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보도에 직접 개입한 적이 없다. 보도국 출신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보도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공정방송을 훼손시켰다는 노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MBC노조의 파업에 대한 책임도 노조 쪽으로 돌렸다. 선동규 이사가 “(노조가) 파업하면 (사장이) 끝내려는데 매진해야지 행방불명 사태를 벌이지 않았느냐”라고 묻자 김 사장은 “(MBC로) 공권력이 투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바깥에서 일했다. 170일 간 MBC를 지키기 위해서 버텼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측 권미혁 이사가 노사대립을 해소시킬 수 있는 근본 방안으로 노조에 대한 소송 취하, 조합원들의 원상 복직, 문제의 소지가 있는 임원들에 대한 교체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자 김 사장은 “소송은 회사의 피해가 크기 때문에 대화로 풀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또 보도국과 편성국 내 고해상도 CCTV 설치와 내부 사찰 논란이 불거진 해킹 프로그램 트로이컷 설치 등에 대해서 “잘못된 부분은 고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원상 복직과 임원 교체에 대해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사장은 “원상 복직은 교육 명령이 끝나면 해결될 수 있다. 임원교체는 (방문진으로부터) 신임을 다시 받고 난 뒤 경쟁력을 기준으로 인사문제를 처리하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로써 방문진 이사회에 김 사장의 운명은 맡겨졌다. 지난 9월 27일 이사회에 상정된 김 사장의 해임안 처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당시 해임안을 제출한 야당 측 최강욱 이사는 “해임안을 처리하는 것보다 해임안을 가결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방문진은 다음 이사회를 오는 25일 오후 3시에 개최한다. 이사들은 이사회가 열리는 25일에 앞서 일주일 전인 18~19일경까지 방문진 사무처에 해임안 의결을 처리한다는 입장을 통보할 경우 해임안이 이사회의 정식 안건으로 채택돼 의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이용마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은 “기존 여당 이사들은 김재철 사장의 개인비리나 공정방송 훼손사례를 감싸기로 일관했다. 그러나 일부 여당 이사들은 방문진을 무시하는 행태에 대해선 심각한 문제의식을 보여줬다”며 “모든 절차가 다 끝났기 때문에 남은 건 해임안 처리밖에 없다. 10월 25일 결정이 날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사회를 마치고 자리를 뜨는 김 사장에게 기자들이 오는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출석하냐는 물음에 “생각해 보겠다”라고만 답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