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말 많은 대통령 주례 연설 이번엔 TV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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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100회 맞아 긴급 편성…"청와대 요청 있었나" 내부 반발

▲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주례연설을 녹음하고 있다. ⓒ청와대
KBS가 대통령 라디오 연설 100회를 맞아 오는 15일 1TV 아침 뉴스 시간대에 이명박 대통령 연설을 중계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예상된다.

2008년 10월 KBS 1라디오를 통해 첫 방송된 ‘이명박 대통령 주례 연설’은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연설을 전달하는 방식 때문에 폐지 요구가 높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주례 연설에서 유성기업 파업과 관련해 '연봉 7000만원'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KBS가 추진하는 이번 대통령 연설 TV 중계는 자체 제작이 아닌 한국정책방송 KTV의 녹화 영상을 전달받아 중계하는 수중계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KTV 녹화는 오는 12일 예정돼 있다.

홍혜경 KBS 편성국장은 “오늘 이와 관련한 회의를 열고 논의를 한 것은 맞다”면서도 “다음주 편성은 내일(12일) 확정되기 때문에 아직 결정된바 없다”라고만 말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TV 중계를 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분위기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라디오 연설 TV 중계는 제작 실무진에서 주례연설 100회라는 상징성과 퇴임을 앞두고 있는 대통령의 소회를 들어보자는 제안을 해서 이뤄진 것”이라며 “아마 라디오와 TV에서 동시에 방송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KTV의 중계를 수중계하는 문제에 대해선 “중계차가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면 간혹 수중계를 하는 일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대통령 연설 TV 중계를 놓고 내부에서는 청와대 홍보 방송이라는 세간의 비난을 더욱 부채질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일가가 직접 관련된 내곡동 사저 수사가 진행 중이고,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언론노조 KBS본부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라디오 연설은 논란이 많았는데 수중계 방식을 써서까지 TV에서 방송하겠다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누가 먼저 제안한 것인지는 확인되지는 않지만 청와대에서 압력이 들어오지 않았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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