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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 PD의 chat&책]

어딘가 추억의 로맨스 소설 냄새를 폴폴 풍기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 열풍을 보면서 어린 시절 읽었던 장르소설 몇 권이 떠올랐다. 재미로는 최고였던 책들. 느닷없이 야한 장면이 툭툭 튀어나와 사춘기 소년의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던 소설들. 이 가을에 다시 꺼내보면 어떨까? 출간된 지 20년 넘은 책들 중에서 몇 권을 뽑아보았다.

#내일이 오면 - 시드니 셀던

베스트셀러가 하도 많아 딱히 한 작품을 추천하는 건 의미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작품 중에서는 잘 언급되지 않는 <지구 최후의 날의 음모>를 제일 좋아한다. 스토리가 뻔하다고 욕을 하면서도 한 번 잡으면 놓지 못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 기회에 나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다시 봐도 재미있으려나. 이사하면서 책을 버리는 사람이 아니라면 잘 뒤져보면 집에 한두 권은 있을 걸? 세월에 빛바랜 종이를 넘기는 기분도 묘하겠네.

#닥터스 1․2 - 에릭 시걸

궁극적으로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모델이랄까.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쉽게 읽힌다. 수준 높은 대중 소설이란 이런 것. 제목처럼 하버드 의대생들의 꿈과 인생 역정이 두 권에 걸쳐 펼쳐진다. 20세기 들어 가장 성공한 연애 소설 중 하나인 <러브스토리>를 쓴 작가의 책답게 달달한 사랑이야기도 곳곳에 흐른다.

#타임 투 킬 - 존 그리샴

1987년에 출간한 데뷔작이니 벌써 25년이 지났네. 미군부대에서 카투사로 근무할 때 페이퍼북 원서로 읽은 책인데 하도 재미있어서 모르는 단어를 건너뛰면서 이틀 만에 읽은 책. 요즘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아동 성폭행 사건에서 출발하는 스토리다. 흑백 인종갈등까지 겹쳐지면서 미국 사회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책. 지금 영화로 제작 중인, 밀양집단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내 소설 <41>과 함께 읽어봐도 좋을 듯. 간접광고 맞다.

#여명의 눈동자 - 김성종

영미권에 비해 장르소설이 유난히 천대받고 작가층도 얇은 우리나라에서 우뚝 서 있는 소설가 김성종의 작품이다. 최재성, 박상원, 채시라 주연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대박을 치기도 했던 작품. 소설도 어마어마한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였다.

김성종 작가 본인은 장르문학이라는 구분이나 용어를 달가워하지 않을지도 모르나, 기꺼이 그를 한국 장르문학의 대가라고 부르고 싶다. 사실 그가 가장 애착을 보였던 장르는 추리-스릴러소설이다. 오죽하면 직접 추리문학관까지 지었겠는가. <제5열>같은 작품도 대단한데, 그래도 그의 대표작은 여명의 눈동자라고 해야겠다.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거침없이 뻗어나가는 스토리와 다양한 인물군상은 정말 대단하다. 문학적 완결성이나 문체의 아쉬움은 접고 가는 걸로.

#원더풀 라디오 - 이재익

언제나 다섯 번째 초이스는 내 책으로. 영화로도 나온 이 책은 내가 작정하고 쓴 연애소설이다. 남자치고는 연애소설을 참 좋아하는 편이고 꾸준히 쓰고 싶은 생각도 있다. 내년쯤 한권 더? 원더풀라디오 속편을 물어보는 사람도 있는데 아직 별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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