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끝까지 ‘발뺌’ “세부내용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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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긴급 임시 이사회 참석…“지배구조 개선 계획” 입장 피력

▲ 지난 16일 방문진 이사회에 출석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김재철 MBC 사장.ⓒ연합뉴스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30%) 매각 계획이 담긴 대화록이 <한겨레>를 통해 폭로돼 대선정국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김재철 사장은 매각에 따른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몰랐다며 발뺌했지만 ‘민영화 의혹’을 촉발시킨 MBC의 지배구조 개선 계획에 대해서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재우)는 지난 8일 MBC민영화와 정수장학회의 지분 매각방안과 관련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회동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MBC 사측에 경위를 묻기 위해 16일 오후 3시 30분부터 두 시간 가량 임시 이사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출석한 김 사장은 “의도와 달리 사회적 파장을 초래한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한다. 방문진과 협의 없이 지배구조를 논의한 것에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밝힌 뒤 “향후 지배구조는 투명하고 국민적 의사수렴 과정을 거쳐서 진행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방문진 이사들은 여야 가리지 않고 MBC의 단독 행보에 강도 높은 질타를 가했다. 공영방송 MBC의 1대 주주인 방문진과 사전 논의나 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사장이 독자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계획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여당 추천 김광동 이사는 “본인의 권한도 아니고, 책임을 질 수 없는 일이다. MBC의 대주주인 방문진이 해야 할 일을 해서 물의를 일으켰으면 왜 그랬는지 밝혀야 한다”고 추궁했다. 여당 추천 차기환 이사는 “MBC경남 합병 당시에도 진통이 컸다. 이번 일은 진통이 더 큰 사안인데도 거칠고, 서투르고 오해하기 좋은 시기에 (논의를)했다는데 MBC경영진은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 사장이 MBC와 정수장학회의 회동 사실(8일)을 알고 있었음에도 지난 11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추진 경위를 밝히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이사들이 “허위보고한 게 아니냐”고 묻자 김 사장은 “정수장학회와 아이디어 차원에서 지분매각을 얘기했고 우연히 정수장학회도 그런 의견이 가지고 있었다. 확정된 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에 방문진에 보고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진숙 MBC기획홍보본부장과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회동 당시 베트남 출장 중이던 김 사장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한 내용을 정수장학회에 얘기하는 건 알았지만 기자회견이나 방문진이 12월 초 주주총회를 연다는 등 구체적인 사안은 잘 몰랐다”며 “나중에 안을 보고서 많이 진행됐다고 생각했다”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야당 추천 최강욱 이사가 사장의 동의 절차 없이 MBC지분 매각의 세부안을 진행한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에 대해 문책해야 하는 게 옳지 않느냐고 따지자 김 사장은 “(이 본부장의) 표현이 오해일 수도 있다”며 문책할 생각이 없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납득하기 어렵다며 추궁이 계속되자 김 사장과 이사 간 언성이 높아져 결국 이사회가 10분 동안 정회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이사회를 마친 뒤 자리를 떠나면서 “앞으로 민영화를 계속 추진할거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민영화가 아니라 지배구조를 개선해보겠다는 것”이라며 재차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김재철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처리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지난 9월 27일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제출했다. 야당 추천 최강욱 이사는 “그날(25일) 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방문진 사무처도 관계자도 “(야당 추천) 3명 이사가 적정한 시점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여당 추천) 6명 이사가 받아들인 상태다. 그러나 25일 해임 결의안 상정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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