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연출노트(33) 시사고발 남상문 SBS PD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이야말로 최고의 리얼리티다

|contsmark0|“시사고발 프로에서 사건의 진위여부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1999년 ‘jms’, 2000년 ‘아가동산’, 2001년 ‘수지 김 사건’ 등 <문성근의 다큐세상,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끊임없이 사회에 문제제기를 해온 남상문 pd. 모두에게 잊혀진 ‘수지 김’을 방송함으로써 ‘수지 김’이란 단어를 2001년의 10대 키워드로 만들었던 그는 자신의 방송이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던 이유로 ‘사람에 대한 애정’을 꼽는다.
|contsmark1|그는 먼저 시사고발 프로그램 pd로서 가장 필요한 덕목은 ‘사실성에 근거한 인간애 추구’라고 말한다. 사건의 진상 밝히기, 사회적인 문제제기도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 속에 가려져 신음하는 사람들을 포착해 내는 것이라고.
|contsmark2|그래서 그는 같은 사건이라도 거창하게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기보다는 사회 속에서 인간의 삶이 어떻게 파괴되었는가를 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수지 김 사건’ 역시도 국가권력에 의한 개인의 인권유린과 용공조작 사건의 문제성이라는 대의적인 접근이 가능한 소재였지만 그는 수지 김 개인의 억울함과 그로 인한 가족의 고통과 희생을 다루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contsmark3|“사건의 진위여부는 시사고발 프로로서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소입니다. 시사고발 pd로서 갖추어야 할 것은 사건 속에 가려져 묻히기 쉬운 사람들의 고통과 억울함을 조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contsmark4|‘인간의 삶’이라는 같은 소재를 다루는 드라마와 다큐멘터리가 전혀 다른 장르로 인식되는 이유는 ‘사실을 그대로 전하느냐 가공하느냐’의 차이 때문이라고 말하는 그는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려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시청자를 사로잡을 가장 정직한 무기라고 말한다.
|contsmark5|그래서 인지 그는 포스트 제작기간을 여타의 프로그램보다 좀더 길게 잡는다. 모든 사실을 객관적으로 나열하기만 해서는 좋은 방송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contsmark6|아이템 역시 휴머니티가 있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한다고. 스스로 의문을 갖고, 사회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갖는 것이 최상의 아이템을 얻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그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이는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없다고 전한다.
|contsmark7|그는 또 취재원과의 사후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가 제작한 방송은 몇 년의 시간 차를 두고, 방송 이후의 변화를 되짚은 방송이 많았다. 한번 방송으로 시청자들에게 일회성 관심꺼리를 제공하기 보다는, 처음 고발이 있은 후의 변화를 방송으로 환기시켜줌으로써 시청자들의 사회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contsmark8|“방송이 나간 이후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들과 꾸준한 교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방송은 한번 하면 끝이야’라는 말을 가장 싫어하거든요. 나부터라도 내 취재원들이었던 사람들에게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contsmark9|그는 아젠다를 만들기 보다 시청자들의 관심사만을 따라가기에만 급급한 요즘 방송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자신 이외의 것에 둔감해져 가는 시청자들에게 나 외의 것에도 눈을 돌릴 수 있는 계기를 방송을 통해 부여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contsmark10|김혜원 기자
|contsmark11||contsmark12|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