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단독 회동, ‘조선-동아’는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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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클리핑] 文·安 대선 후 공동정부 가능성 시사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새정치 공동선언문’에 합의하고 중단됐던 단일화 협상을 재개하기로 하자 11월 19일자 주요일간지들은 관련 뉴스를 자세하게 보도하고 그 배경을 집중 보도했다.

〈한겨레〉 1면 기사에 따르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지난 18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30분간 만났다. 두 후보는 중단됐던 단일화 협상을 19일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은 협의팀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두 후보는 또 정치개혁 과제를 담은 ‘새정치 공동선언문’에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고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내용을 담았다.

보도에 따르면 회동이 끝난 뒤 두 후보 캠프의 박광온, 정연순 대변인은 “새정치 공동선언이 개혁의 시작임을 확인하고, 단일화 방식은 협상팀에서 논의하며, 정권교체와 대선승리에 두 후보가 힘을 합칠 것을 다시 한번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회담 직후 발표된 두 후보의 새정치 공동선언문에는 ‘기득권 내려놓기를 솔선하고 정치혁신을 실천하는 의미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고, 지역구를 줄이는 과정에서 의원 정수를 조정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사실상 안철수 후보가 요구해온 국회의원 정수 축소에 합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의원 연금제도 폐지, 선거구획정위 민간 전문가로 구성, 중앙당 권한과 기구 축소, 강제적 당론 지양, 국고보조금 합리적 정비, 기초의회 의원 정당 공천제 폐지’ 등의 내용도 들어 있다. 두 후보는 또 ‘대검 중수부 폐지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외에,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복지, 남북협력, 정치개혁 등 5대 국정 현안에 대해서는 여야정 국정협의회를 상설화하겠다’는 약속도 선언문에 담았다.

이후 안철수 후보는 낮 12시께 광주 충장로에서 진행된 ‘지역 오피니언 리더 그룹’과의 오찬에서 “오늘 서울에 올라가는 대로 가장 가까운 시일 내에 문 후보를 만나서 단일화를 재개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도 12시30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속한 타결을 위해서 여론조사 방식이든 여론조사 플러스 알파 방식이든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 쪽이 결정하도록 맡기겠다. 당장 오늘 오후 또는 밤부터라도 협상팀이든 후보든 만나자”고 말했다.

▲ <한겨레> 2012년 11월 19일 1면.

이해찬, 대표 사퇴… 단일화 협상 재개 물꼬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60)가 취임 162일 만에 당권을 내려놓았다. 중단된 야권 후보 단일화의 걸림돌로 치부되자 재협상의 물꼬를 터주겠다며 물러났다. 하지만 이달 초 당내 새로운정치위원회가 그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론했을 때 이미 그의 사퇴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경향신문〉 2면 기사다.

보도에 따르면 그의 대표직은 ‘영욕의 5개월’로 갈음됐다. 시작부터 잡음과 반발이 점철됐다. 지난 4월 원내대표 경선부터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담합’ 논란의 주인공으로서 당 안팎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 후보가 초반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제주 경선에서 예상을 깨고 압승하자 ‘비문재인(비문)’ 측 경선 후보들은 지도부의 불공정한 모바일 경선 관리를 지적하고 나왔다. 이 대표가 문 후보에게 유리한 경선 룰을 만들어 편파적인 경선 운영을 했다는 것이다.

경향에 따르면 이 대표는 문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인적쇄신론으로 되돌아왔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정치혁신 바람이 더해지면서 민주당의 퇴출대상 1호로 이 대표가 지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대표의 사퇴는 문 후보의 쇄신 의지로 직결되는 것처럼 인식됐다.

당 선대위 새정치위원회가 지난달 31일 지도부 총사퇴를 의결했지만 이 대표는 버텼다. 당 대표 권한을 이미 문 후보에게 넘겼다는 것이 이유였다. 오히려 방송 인터뷰에 나와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을 펼쳤다.

하지만 단일화 협상이 중단되면서 인적쇄신 논란이 다시 제기되자 이 대표는 자리를 내놓았다. 이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을 청와대로 보냈다. 이번에도 ‘문재인 킹 메이커’를 자처했지만, 선거 한 달을 앞두고 그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 <경향신문> 2012년 11월 19일 2면.

文·安 대선 후 공동정부 가능성 시사

〈한국일보〉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새정치 공동선언을 발표한 것을 1997년 DJP 단일화 때처럼 권력 분담을 명시한 것은 아니지만, 책임총리제 등을 통해 공동정부 구성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했다.

〈한국일보〉 2면 기사에 따르면 두 후보는 새정치 공동선언 합의문에서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연대를 이루어 양측의 지지자뿐 아니라 더 많은 국민들의 힘을 결집해내고 12월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며 “우리는 대선 승리 이후에도 신뢰의 원칙하에 연대의 책임을 다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성공적으로 열어 나가기 위해 변함없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그러나 국민연대의 형태나 범위, 신당 창당 여부, 대선 이후의 공동정부 수립 방안 등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는 ‘권력 나눠먹기’로 비칠 수 있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이와 함께 쟁점이 된 국회의원 정원에 대해서는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고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과정에서 의원 정수를 조정키로 합의했다. 안 후보 측이 제안한 의원 정수 축소에 대해 문 후보 측이 반대 입장을 밝히며 맞섰으나 해석의 여지를 남겨둔 선에서 타협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이 쟁점 사안에 대해 모호한 표현으로 남겨둠으로써 차후 실행 과정에서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의원 정수를 어느 정도 줄이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 <한국일보> 2012년 11월 19일 2면.

동아 “국민적 관심 이어가려는 전술”… 조선 “서커스처럼 대선 치러”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재개에 합의한 것을 두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비판했다.

〈동아일보〉 35면 사설에 따르면 문·안 후보가 새정치공동선언을 내놓았지만 문제는 총론이 아니라 복잡다기한 정치 현실 속에서 구체적 실행계획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후보가 두 세력을 합치기 위한 국민연대를 만들겠다고 했으나 너무 막연해 궁금증을 자아낸다”며 “이것이 대선 후 정계개편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설은 이어 “두 후보는 휴일에 급박하게 만나 협상 재개의 원칙이라도 선언해야 양측 지지자의 원성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단일화극(劇)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찔끔찔끔 이어가려는 살라미(salami) 전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루한 이어가기는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피로감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도 35면 사설을 통해 “안 후보가 협상 테이블을 뛰쳐나간 뒤 특별 회견까지 열며 거론했던 ‘국민’의 뜻이 이해찬 지도부 사퇴였다는 말인지, 문 후보와 민주당은 또 뭐 하러 며칠 버티는 시늉을 했던 것인지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사설에 따르면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각자 나서는 3자 구도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대통령 당선을 갖다 바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문·안 두 사람은 야권 단일 후보 한 자리를 놓고 반(反)박근혜, 반(反)새누리 유권자층의 지지를 다퉈야 하는 경쟁 상대다. 그래서 상대방 때문에 단일화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책임을 떠넘기며 협상을 중단시켰다가 협상을 재개할 때는 자신이 단일화를 위해 희생하고 양보하는 것처럼 제스처를 취했다.

조선은 “문·안 두 후보가 한 번쯤 더 열었다 닫았다 하며 단일화 벼랑 끝 싸움을 할 시간을 벌어 놓은 셈”이라며 “지구 상에 이처럼 서커스 경기처럼 아슬아슬하게 대선을 치르며 국가 지도자를 뽑는 나라가 우리 말고 또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 <동아일보> 2012년 11월 19일 35면.

‘박근혜 풍자 그림’ 파문… 선관위 “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어려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병원 수술실에서 출산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이 전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일보〉 6면 기사에 따르면 홍성담(57)씨의 유화 ‘골든타임-닥터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게 거수경례하다’란 제목의 이 그림은 평화박물관 등이 유신 40년을 맞아 공동 기획한 6부작 전시 ‘유체이탈’중 3부 ‘유신의 초상’전에 출품돼 10일부터 서울 견지동 평화박물관 스페이스99에서 전시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그림 속에서 환자복을 입고 다리를 벌린 채 수술대 위에 누워있는 박 후보는 왼쪽 팔에 링거를 꽂은 채 오른 손으로 탯줄이 달린 신생아를 받아 드는 모습이다. 신생아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연상하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고 뒤에서 의사가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이를 본 시민들 사이에서는 ‘특정 후보에 대한 지나친 비하’라는 지적과 함께 ‘독재를 풍자한 예술 작품일뿐’이란 양론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더라도 보기에 불편하다”고 비판했고, 다른 네티즌은 “예술 세계에서 이 정도의 자유는 충분히 허용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광주 지역의 대표적인 민중미술가인 홍씨는 1980년대 ‘5월 판화’ 연작을 제작해왔고 1989년 평양 축전 당시 북한에 ‘민족해방운동사’ 사진을 보내 구속된 바 있다.

한국에 따르면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선거를 앞두고 예술이 정치 선동의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그림은 출산까지 비하해 ‘상식을 넘어서 지나치다.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미술품에 대해 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일보> 2012년 11월 19일 6면.

KBS, 故 이태석 신부수도회와 갈등

〈한국일보〉 22면에 따르면 지난 18일〈KBS 스페셜〉은 당초 방송하기로 했던 ‘브라스밴드, 한국에 오다!’ 대신 배호의 꺼지지 않는 인기를 조명한 ‘가객, 배호의 귀환’을 방영했다. ‘브라스밴드, 한국에 오다!’는 지난달 한국을 방문하고 간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의 돈보스코 브라스밴드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이다.

KBS가 급하게 프로그램을 바꾼 것은 이 브라스밴드를 만들고 지도하며 남수단에서 선교 활동을 벌이다 암으로 선종한 이태석 신부가 소속됐던 한국천주교살레시오회가 법원에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살레시오회는 13일 서울 남부지법에 낸 가처분 신청서에서 KBS는 돈보스코 브라스밴드의 한국 활동을 적절한 절차 없이 촬영했고 그들의 거듭된 방송금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방영을 강행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방한 전 양해각서로 이미 방영 약속을 했다는 KBS의 설명에 대해 한국살레시오회는 “톤즈 학교가 보관하고 있는 양해각서에는 방송 관련 내용이 전혀 없다”며 문서 변조 의혹까지 제기했다.

수도회와 KBS는 지난 16일 남부지법에서 심리를 받고 12월 12일 재심 때까지 이 프로그램을 방영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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