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해직언론노동자들은 모두 ‘리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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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재단, 지난 3일 ‘해직 언론인 복직 촉구 토크 콘서트’ 개최

▲ 최승호 MBC 해직PD(맨 왼쪽)가 1975년 동아일보에서 해직된 성유보 희망래일 이사장(맨 오른쪽)과 1980년 경향신문에서 해직된 표완수 시사IN 대표(가운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PD저널
“내 목숨을 걸고 지키려는 것은 국가가 아니라 진실이다”

리영희 선생의 말처럼 권력으로부터 언론을 지켜내고 진실을 이야기하다 해직된 언론인들이 40여년의 시간을 뛰어넘고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9월 창립한 리영희재단(이사장 박우정)이 리영희 선생 2주기를 맞아 첫 공식 행사로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관에서 ‘해직 언론인 복직 촉구 토크 콘서트’를 열고 해직언론인들을 격려했다.

박우정 이사장은 “이명박 정권에서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운 언론인들이 해직당했다”며 “이번 자리는 리영희 선생의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오늘날 언론인들이 겪는 해직 등 수난의 의미를 공유하고 한국 언론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데 힘을 합치자는 데 목적이 있다”며 콘서트 개최 이유를 밝혔다.

이날 토크 콘서트에는 리영희 선생의 부인인 윤영자 여사와 고은 시인을 비롯해 △신홍범 전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위원회 위원장 등 1970~80년대 해직된 원조 해직 언론인 △이정호 전 부산일보 편집국장 등 이명박 정권 하에 해직된 언론인 △정재홍·이김보라 작가 등 〈PD수첩〉 해고 작가 등이 함께 자리했다.

▲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관에서 열린‘해직 언론인 복직 촉구 토크 콘서트’에서 박우정 리영희재단 이사장이 콘서트를 개최한 취지를 밝히고 있다. ⓒPD저널
권력이 언론인을 탄압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1970년대 유신정권에 항거하다 〈동아일보〉기자와 사원 160여명이 회사에서 쫓겨났다. 전두환 정권에서도 언론통폐합으로 해직된 언론인이 933명에 다다른다. 이명박 정권에서도 해직 언론인 16명을 포함해 총 447명의 언론인이 징계를 받았다.

40여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펜이 꺾이는 처참한 언론현실을 목도해야만 하는 원로 언론인들의 눈에는 안타까움이 서려 있었다. 

1975년 동아일보에서 해직된 성유보 희망래일 이사장은 ‘제3의 민주화 운동’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MB 정권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고 후퇴하니까 제일 먼저 부딪친 것이 현재의 언론”이라며 “지금 상황은 언론인의 언론자유운동이면서 한국 민주화 운동 전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우정 이사장은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한국 언론은 참담하게 망가졌다”며 “이 시대 해직언론노동자들은 모두 리영희”라고 해직언론인들의 정신을 높이 샀다.

표완수 시사IN 대표(1980년 경향신문 해직)는 “언론은 진실을 파헤치고 전달해야 하는데 아무리 상황이 좋아져도 방해 세력은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그렇기에 우리가 주위에 시민들을 일깨우고 굳은 신념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며 후배언론인들을 격려했다.

선배 언론인들의 격려에  해직언론인들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우장균 YTN 해직기자는 “동료 기자와 시민들의 응원 덕분에 다들 씩씩하게 잘 살고 있다”며 “만약 잘 안 된다 하더라도 옛 분들처럼 해직기자 생활 더 하면서 여기 계신 분들과 열심히 싸우겠다”고 말했다.

박성호 MBC 해직기자도 “복직될 때까지 ‘망각’과 ‘의지의 약화’, 이 두 가지와 싸우려한다”며 “복직되면 여러분이 보내주신 에너지를 잘 일궈서 스스로에 대한 족쇄로 생각하고 이런 말들을 잊지 않고 살겠다”고 다짐했다. 

▲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해직된 언론인들이 현재의 언론현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근행 전 MBC 본부장, 양승동 전 KBS 사원행동 대표, 이정호 전 〈부산일보〉 편집국장, 공병설 전 연합뉴스 지부장.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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