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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초심으로 돌아가십시오!

|contsmark0|열흘 전 cbs 노동조합은 한국 언론노동운동 사상 초유의 사과문을 발표했다.“사장님,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인간적인 측면에서 사장님을 공격했던 것이 아니고…. 이유야 어디에 있든 지난날의 불미스런 일들에 대해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contsmark1|무려 265일간이라는 전무후무한 파업을 지속했던 그 노동조합은 심지어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방 네트워크 구축과 영상시대 개막이라는 큰 일도 해내셨습니다”라며 칭송을 덧붙이기도 했다. 권호경 사장으로서는 사실상 완벽한 명예회복을 달성한 셈이다.
|contsmark2|하지만 기어코 3연임을 하겠다는 권 사장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는 듯하다. 그에 따라 사장 선임을 위한 재단 이사회가 예정돼 있는 오늘 아침까지도 cbs 주위에는 먹구름만이 가득하다.
|contsmark3|솔직히 우리는 앞서 인용한 사과문이 너무 과도한 수준이라는 판단을 가져왔었다. 그동안 권 사장이 저질러온 ‘총선승리’ 축하 화분건, ys 충성 편지건, 정치자금 제공건 등 언론사 사장의 금도를 넘어선 정치적 굴신과 경영능력의 부족, 6·26 합의의 불이행 등 신뢰 파기 행위 등을 익히 알고 있는 까닭이었다.
|contsmark4|우리는 다만 어떠한 굴욕을 감수하더라도 바람직한 수습의 모양새를 갖추겠다는 노조 측의 자기 희생적 결단을 존중해 입장 표명을 유보해 왔을 뿐이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건대 과거 수십년간 cbs가 쌓아온 범 국민적 신뢰와 영향력이 권 사장이 재임한 8년만에 얼마나 크게 손상되었던가? 권위주의 시대에 시민사회의 여론을 선도해왔던 cbs의 자랑스런 위상을 오히려 시민사회의 근심의 대상으로까지 위축시켜온 것이 권호경 씨의 재임 성적표가 아닌가?
|contsmark5|물론 우리 역시 권호경 씨의 삶과 인격 전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엄혹했던 유신시대 이래로 헐벗고 굶주린 민중과 더불어 온 그의 삶의 역정은 여전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의 퇴진이 전제된다면 지난 8년간의 공과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평가를 유보할 의향 마저 가지고 있다.
|contsmark6|현재 cbs가 처해 있는 상황이 너무도 위급하고, 그 앞에 숱한 난제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인정할 수 없는 것은 방송 현업인의 절대 다수와 시민사회의 반대여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그의 12년 연임시도일 따름이다. 도대체 왜 그토록 사장 자리에 집착을 버리지 못할까? 얼마나 더한 명예회복을 원하고 있단 말인가? 일 개인의 분별없는 욕망 때문에 국민의 소중한 자산인 cbs를 과연 어느 지경까지 망가뜨려야 속이 시원하겠는가?
|contsmark7|무릇 모든 갈등과 대립은 개인들에게 과도한 상처를 남긴다. 권 사장 또한 예외가 아니었으리라. 그러나 자신의 역량에 걸맞지 않는 특정 직위를 오래 보존하는 것이 어찌 그 개인의 명예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며, 집단의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겠는가?
|contsmark8|오히려 자신을 던져 화해를 선도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종교인의 모습이 아닐까? 우리는 간곡히 권고한다. 권 목사님!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십시오! cbs의 앞날을 그 구성원들이 자주적으로 열어가도록 제발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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