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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 배제된 이들 복귀, MBC 정상화 첫걸음”

[인터뷰] 이성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방연주 기자l승인2013.02.18 15: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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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주 기자가 지난 5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노조) 새 노조위원장에 당선됐다. 그는 MBC노조의 170일 파업에 참여하고 파업이 끝난 뒤에는 현장 대신 일명 ‘신천 교육대’에서 교육을 받아야 했다. 파업의 후유증은 물론 노사 간 앙금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이 위원장에게 남겨진 부담은 적잖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MBC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이 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동료들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무엇보다도 구성원들에 대한 ‘심리 치유’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또 MBC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현장에서 배제된 노조원들의 업무 복귀”라고 밝혔다.

   
▲ 이성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MBC노조

- MBC노조의 170일 파업에 대한 평가는.

“유례없는 일이었다. 170일 파업의 정신은 공영방송을 지키겠다는 의지였다. 구성원들이 공영방송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파업에 참여했기에 170일까지 갈 수 있었다. 파업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MBC가 망가지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구성원의 처절한 몸부림이었다고 본다.”

- 파업을 접은 뒤 내부 분위기는.

“일단 구성원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 회사는 올해에도 24번이나 인사발령을 낼 정도로 인사전횡을 휘두르고 있다. 명백히 보복인사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구성원들은 이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젊은 조합원 뿐 아니라 위에 있는 사람(간부급)도 상황은 비슷하다. 조직의 안정성이 제로다. 인력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제대로 일할 수 있을까 싶다. 다들 멀쩡해 보여도 우울증이나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 시용기자·경력기자 등 대거 채용됐다. 노조의 고민은.

“원칙만 지켜지면 된다고 본다. 조합원의 심정에서는 심리적 고문을 당하던 중 채용된 대체인력에게 복잡한 감정이 있겠지만 추슬려야 한다. 그러나 노조위원장으로서 기자가 사실을 왜곡하고, 가공의 인터뷰이를 만들고 사익을 취한다면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인사규정에도 수습기간 등 검증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채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듯이 (시용기자와 경력기자에게도) 이러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 그만큼 10기 집행부에게 남겨진 과제가 많다.

“조합원들의 치유와 정상성을 회복시키는 게 먼저다. 장기 파업을 접은 구성원들은 여지없이 보복 인사를 당했다. 징계와 끝을 알 수 없는 교육 연장으로 심리적 고문을 겪고 있다. 최근 회사를 떠난 최일구 선배도 ‘치욕스러웠다’고 말할 만큼 무위(無爲)도 굉장한 고통이다. 아직 뿌린 씨앗의 싹은 나지 않았지만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추스르는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 현장에서 배제된 동료들을 제자리로 돌아오게 해 MBC의 정상화를 회복해야 한다.”

- 반면 사측은 이미 정상화가 됐다는 입장이다.

“요새 일부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소폭 올랐다지만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의 떨어진 신뢰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회사는 신뢰도의 하락을 파업 탓으로 돌리는데 파업이 왜 시작됐는지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노사의 견해가 다르다면 객관적인 기준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서 <뉴스데스크>가 제재 받은 것만 7건 이상이다. 관련자의 책임 없이 신뢰도가 올라갈 수 있을까. 원칙적인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 MBC의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은.

“기본적으로 노조의 민주방송실천위원회(이하 민실위)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이다. 보도와 편성·제작 부문에 대한 감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 노조에서 발행하고 있는 민실위 보고서를 자주 낼 계획이다.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던 게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던 만큼 충실하게 취재해서 보도에 대한 비판과 감시 기능을 확대할 것이다.”

- 단협 해지 문제도 새 집행부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지난 1월 17일자로 단체협약이 해지된 상태다. 사측이 상급단체인 언론노조에게 단협과 관련해 의견을 전달했다는데 언론노조도 교체기라 아직까진 진전된 사항은 없다. 현재로선 사측은 노조를 파트너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데 만약에 사측이 노조를 인정하고 대화에 나설 의지가 있다면 저희는 언제든지 대화에 나설 것이다.”

- 오는 25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시작될 거라는 관측이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작년 MBC를 비롯해 KBS, YTN 등이 연대파업을 벌인 건 불통의 정부였기 때문이다. 박 당선자는 유세할 때부터 ‘원칙’과 ‘소통’을 내세웠었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5년의 언론관을 그대로 가져갈 것이냐 다른 모습을 가져갈 것이냐에 대해서 감사원이 감사 결과 발표로 길을 열어준 것 같다. 박 당선인은 새로운 길을 보여줘야 한다. 물론 거버넌스(지배구조) 문제도 나왔지만 100여 명이 보복징계를 당하는 현 상황을 시급히 해결한 뒤 국민적 합의로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 김재철 사장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김재철 사장이 한 인간으로서 자신이 한 말을 되돌아보길 바란다. 김 사장은 지난 2010년 3월 노조 위원장과 맞닥뜨렸을 때 ‘공정방송 하겠다. 당당히 권력과 맞서겠다. 남자의 약속은 문서보다 강한 건 말’이라고 했다. 김 사장에게 과연 ‘공정’은 무엇이었는지 ‘권력’에 어떻게 맞섰는지 묻고 싶다. 오히려 김 사장은 국회에 불출석하고, 감사원에 자료 제출을 거부해 입법부와 감사원으로부터 고발당했다. 김 사장은 최소한의 명예를 생각한다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한다.”


방연주 기자  nalav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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