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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시작부터 ‘천막 쇼’…각종 의혹·탄압으로 얼룩진 3년

2010년 3월 취임한 김재철 MBC 사장이 지난 3년의 임기동안 벌인 전횡의 역사는 MBC를 ‘MB씨’로 불리게 만들었다.

김 사장은 임기동안 다양한 ‘쇼’를 보여줬다. 출근 첫 날 노조의 ‘낙하산 사장’ 반대에 부딪친 김 사장은 본사 앞 주차장에 천막을 치고 업무를 보는 등 이른바 ‘천막 쇼’를 펼쳤다. 이어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이 “큰집도 (김 사장을) 불러다가 ‘쪼인트’ 까고…”라고 말해 세간에 ‘설’로만 떠돌던 정권의 ‘MBC 장악 시나리오’가 드러나며 큰 파장이 일었다. 이에 김 사장은 바지를 걷어 보이는 시늉을 하는 등 ‘쇼’를 선보였다.

또한 김 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반대로 진주·마산 MBC 통합을 비롯한 지역 MBC 광역화 사업에 위기를 맞자 2011년 7월 방문진에 사의를 표명하는 등 ‘사표 쇼’를 벌였다.

프로그램에 대한 탄압도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김 사장은 3년 간 <후플러스>, <W> 등 시사 프로그램을 폐지했으며 <PD수첩>은 김 사장 재임 기간 내내 위기를 겪었다.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편은 방송보류 결정이 난 후 자체적인 수정을 거쳐 방송됐다. ‘MB 무릎 기도’ 아이템은 취재가 중단됐다.

이명박 정부의 첫 해를 휘청대게 했던 ‘광우병’편 제작진에게는 회사 명예 실추를 이유로 정직과 감봉 등 중징계를 단행했다. 제작진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판결에도 김 사장은 <뉴스데스크>를 통해 사과방송을 내보냈다.

김 사장은 원칙 없는 편성으로 인해 안팎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뉴스의 경쟁력 제고’를 내세워 40여 년간 저녁 9시에 방송됐던 <뉴스데스크>를 8시로 시간대를 옮겼다. 또한 ‘시청률 1위 탈환’이라는 명목 아래 <놀러와>, <엄마가 뭐길래>, <토크클럽 배우들> 등도 제작진·출연진과 사전 논의 없이 폐지했다.

MBC 구성원에 대한 탄압도 쉼 없이 자행했다. 김 사장의 재임 기간 MBC노조는 두 번의 파업을 단행했다. 2010년에 40여일, 2012년에는 MBC 역사상 최장기인 ‘170일 파업’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12명의 해직자를 포함해 200여명의 MBC 구성원이 징계를 받았다. 해직자 중 이근행 전 MBC노조 위원장과 정대균 전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1월 업무에 복귀했다. 사측은 지난해 파업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노조에 324억원을 청구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

김 사장을 둘러싼 의혹의 면면도 화려하다. MBC노조는 지난해 김 사장이 2012년 2월까지 본인 명의 및 공용 법인카드로 쓴 총 7억 6000여만 원의 내역, 무용가 J씨에 대한 특혜 의혹, 부동산 투기 정황을 폭로하며 업무상 배임혐의를 제기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는 MBC 경영진과 정수장학회가 MBC 민영화를 극비리에 준비해온 내용이 담긴 대화록이 공개됐다.

하지만 만 3년 동안이나 계속된 김 사장의 이 같은 전횡도 이제 모두 끝났다. 지난 22일 계열사와 자회사 임원급 인사를 기습 내정해 물의를 일으킨 김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26일 가결되며 김재철 체제도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그간 그가 휘두른 전횡에 대한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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