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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환 PD의 음악다방]

지난해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싸이가 지난 4월 12일 자정, 전 세계 119개의 나라에 신곡 ‘젠틀맨’을 동시에 발표했습니다. 음원이 공개된 당일에 ‘젠틀맨’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습니다. ‘강남스타일’의 반응이 워낙 폭발적이었기 때문에, 후속곡에 대한 기대치가 엄청 높았던 만큼 ‘젠틀맨’에 쏠린 관심은 대단했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대중가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던 그렇지 않은 사람이던 간에 이미 국제적인 스타가 된 ‘싸이’의 신곡 발표는 발표 전부터 커다란 화젯거리가 되었습니다.

‘젠틀맨’을 처음 들었을 때의 제 느낌은 ‘괜찮기는 하지만 노래가 뭔가 포인트가 없는 것 같고, 강남스타일에 비하면 덜 신나서 아쉽다’라는 생각였습니다. 그래도 전작인 ‘강남스타일’의 인기여파로 ‘젠틀맨’ 역시 빌보드차트에서 선전하리라는 기대는 들었습니다. 누리꾼들의 댓글을 살펴보니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듯 했습니다. ‘강남스타일’보다 좋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젠틀맨’에 대한 악플도 많았습니다. 그만큼 싸이의 신곡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일 것입니다.

▲ 싸이 ‘젠틀맨’ 뮤직비디오 ⓒYG엔터테인먼트
지난 4월 13일에 ‘해프닝’ 단독콘서트를 통해 뮤직비디오를 공개하자 사람들은 ‘젠틀맨’의 듣는 재미에 보는 재미까지 더해지며 전 세계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저 역시 뮤직비디오를 보기 전에는 ‘잘 만든 일렉트로닉 장르의 음악’이라는 생각 이상은 아니었지만, 코믹한 뮤직비디오와 ‘시건방춤’이 더해지자 ‘젠틀맨’의 포인트와 반복적인 요소들이 귀에 잘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에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지 16시간 만에 조회수 천만을 돌파하며 ‘강남스타일’ 보다도 17일이나 앞선 기록을 세웠습니다. ‘강남스타일’ 때처럼 ‘젠틀맨’의 패러디 영상물도 유튜브에 넘쳐나기 시작했고, ‘말춤’처럼 신나는 댄스는 아니지만 ‘시건방춤’은 누구나 따라 하기 쉬운 동작이기 때문에 ‘젠틀맨’ 역시 시건방춤이 인기비결의 1순위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싸이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댄스 가요사에 그런 포인트가 됐던 춤들을 재해석해서 외국에도 널리 알리는 작업, 굳이 새로운 제3의 창작물이 아니더라도 한국의 좋은 것들을 해외로 많이 가지고 나가는 작업을 이번 시건방춤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해 볼 생각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싸이가 ‘말춤’의 후속작으로 어떤 춤을 선택해야할지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성공작으로 드러났습니다. 얼마 전 신인 여자그룹 루비의 공연을 보게 봤는데, 이들이 ‘젠틀맨’ 안무를 준비해서 공연을 하자 원곡인 싸이의 ‘젠틀맨’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무대가 연출됐습니다. 여자그룹이 ‘젠틀맨’을 공연하자 과거에 브라운아이드걸스가 ‘아브라카다브라’에서 보여주었던 섹시한 무대가 연출되었던 것입니다. ‘강남스타일’이 누구나 ‘말춤’을 통해 신나는 무대를 연출할 수 있었다면, ‘젠틀맨’은 누가 ‘시건방춤’을 추느냐에 따라서 코믹할 수도 있고, 섹시할 수도 있는 다양한 무대 연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주환 PD·PD블루(가수)
‘젠틀맨’은 발매 첫 주 만에 빌보드 싱글차트 12위에 오른데 이어 둘째 주에는 5위에 올랐고, 앞으로의 상승세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특히 빌보드차트의 집계 방식에 유튜브 조회수가 점수로 채택돼 싸이에게는 굉장히 유리가 상황입니다. 게다가 싸이가 미국으로 출국한 뒤 본격적인 방송활동을 시작하면 방송점수도 오를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한국인 최초의 빌보드차트 1위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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