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윤창중 사태 갑갑한 朴 ‘구원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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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미정상회담 진단 프로그램 긴급 편성…“세 번째 방미 특집방송”

KBS가 오는 18일 밤 10시 30분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訪美) 관련 성과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긴급 편성해 ‘정권 홍보방송’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BS는 이날 방송이 예정된 <세계는 지금>을 취소하고  생방송 <특별기획 한미동맹 60년, 글로벌 파트너십의 미래>를 편성하기로 16일 오후 확정했다. 이번 방송은 한미정상회담을 진단하는 토론과 박 대통령의 방미 관련 영상물(VCR) 시청 등으로 진행되며 패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방송 제작은 다큐국과 시사제작국에서 공동으로 맡아 진행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KBS 내부에서는 윤창중 성추행 사태로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묻히자 대담을 통해 정국을 반전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KBS는 이미 박 대통령 방미 성과와 과제를 진단하는 프로그램을 두 차례나 방송한 바 있다.  지난 10일  <특별좌담 박근혜 대통령 방미 결산>을 긴급 편성한 데 이어  지난 11일에도  <생방송 심야토론> ‘한미정상회담, 성과와 과제는?’를 통해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짚었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김현석, 이하 KBS본부) 홍기호 부위원장은 “이미 두 차례 관련 프로그램을 방송한 상황에서 제목만 바뀐다고 다른 내용이 나올 수 있겠느냐”라며 “길환영 사장이 국정홍보 해주고 있다고 보여주는 것으로 밖에 추정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 지난 5얼 11일 방송된 KBS 1TV <생방송 심야토론>(밤 11시 20분~)에서 '한미정상회담, 성과와 과제는?'이라는 주제로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향후 과제에 대해 토론했다. ⓒKBS 화면캡처

이어 홍 부위원장은 “윤창중 때문에 이미지를 구긴 정권이 방미 성과를 다시 한 번 전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KBS 뉴스가 윤창중 사건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실패는 지적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 방미 1주일이 넘은 시점에서 특별 생방송을 편성한다는 것은 시청자가 아니라 정권을 보고 편성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다큐국의 한 PD는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을 다녀오자마자 방미 성과를 방송했는데 다시 한다는 것은 성과 중심으로 치장해주겠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며 “회사가 정권에 잘 보이려는 의도를 강력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의 또 다른 관계자는 “윤창중 사건 떄문에 애초에 세웠던 방미 성과 알리기 시나리오가 차질을 빚은 상태에서 다시 애초의 계획을 가져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윤창중 사건에 대해서 빨리 털고, 치적을 홍보하는 쪽으로 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상 이번 대담이 국면 전환을 위한 의도를 갖고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안타깝게도 KBS가 방송사 가운데 총대를 메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긴급 편성에 대해 KBS 홍보실 관계자는 “저녁 5시쯤 편성 공지를 받았다”며 “긴급 편성된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방송국의 편성이라는 것이 방송국 고유의, 그리고 나름의 판단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것이고, 결산한다는 의미에서 다시 한 번 짚어보는 것 아니겠나”라면서도 “섣불리 말하기는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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