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이상한 놈’ 규정 ‘SNL코리아’에 ‘의견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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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패러디물·공인이란 점 감안해야”…명예훼손 해당 주장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 이하 방심위)가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를 ‘이상한 놈’이라고 표현한 tvN <SNL 코리아>에 대해 행정지도에 나서기로 했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권혁부, 이하 방송소위)는 지난 29일 <SNL 코리아>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 후 행정지도성 조치인 ‘의견제시’를 의결했다.

<SNL 코리아>는 지난 4일 ‘위크엔드 업데이트’ 코너에서 변 대표와 팝 아티스트 낸시랭을 ‘금주의 이상한 놈’으로 선정하며 “싸우긴 하지만 두 분이 의외로 닮은 점도 있다. 튀는 거 좋아하고 직업은 알겠는데 정확히 하는 일이 뭔지는 모르겠다”고 이유를 밝혔다.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 여러 차례 설전을 벌여 화제가 된 두 사람을 풍자한 것이었으나, 변 대표는 방송 다음날인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저는 <미디어워치> 대표로서 주간지 발행인자 인터넷미디어협회 회장입니다. 제 정확한 일임에도 CJ 하청업체는 공개적으로 뭐하는지 모르는 이상한 놈이라 명예훼손을 저질렀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와 함께 강석희 CJ E&M 대표와 <SNL 코리아> ‘위크엔드 업데이트’ 진행자인 최일구 앵커를 상대로 5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5월 4일 방송된 tvN ‘위크엔드 업데이트’ ⓒtvN
그러나 방심위 방송소위 위원 다수는 해당 방송이 풍자일 뿐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성희 위원은 “변희재 대표와 낸시랭씨의 경우 공적인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들로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자신은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풍자의 영역엔 들지 않겠다는 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런 풍자에 문제는 없지만, 대상을 정치인 등 좀 더 공적인 인물로 고를 필요가 있어 ‘의견제시’가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장낙인 위원도 “변희재 대표와 낸시랭씨가 (SNS라는 공개된 장소에서) 여러 차례 논쟁을 하고 서로를 풍자하는 과정을 거쳤기에 tvN 측에서도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방송을 한 게 아니겠냐”며 “박성희 위원의 지적에 공감하고 ‘의견제시’ 정도의 제재를 하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김택곤 상임위원은 “‘놈’이라는 단어는 중립적 용어일 수도, 개인이 듣기엔 불쾌한 용어일 수도 있기 때문에 패러디니 (무조건) 양해하라고 할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SNL 코리아> 형식이 패러디라는 점과 방송 이후 명예훼손이란 지적이 나오니 선뜻 후속조치를 한 점을 감안해 ‘의견제시’ 의견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의견진술을 위해 출석한 구기원 tvN 편성기획팀 차장은 “특정 인물을 비하하거나 정치적 의도가 있던 게 아니라, <SNL 코리아> 자체가 사회 이슈에 대해 패러디를 하거나 풍자를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구 차장은 “‘놈놈놈’이라는 코너는 영화 제목을 패러디한 것이며, (변 대표 이전에도) 다른 인물들을 ‘이상한 놈’에 선정했지만 아무 문제가 없어 명예훼손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명예훼손 지적이 나온 뒤 ‘분분분’으로 제목을 고쳤고, 그 다음 주엔 아예 코너를 없앴다”고 밝혔다.

한편 권혁부 소위원장과 엄광석 위원은 “해당 코너에서 개그우먼 안영미가 ‘직업이 뭔지 알겠는데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겠다’고 했는데, 이는 ‘이상한 놈’이란 표현보다 더한 조롱으로 명예훼손이다”, “방송에서 (특정인에 대해) ‘이상한 놈’이라고 규정했을 때 본인과 주변인들이 받을 충격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공인이라는 점을 양해해도 이런 식의 명예훼손 문제는 안 된다” 등의 지적을 하며 각각 법정제재인 ‘경고 및 관계자 징계’, ‘주의’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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