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조선’ 편집국장 만나 ‘채동욱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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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 민주당 의원 주장…국무총리·법무장관 모두 “사실무근”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만나 ‘채동욱 (검찰) 총장은 내가 날린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이 1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제기한 내용이다. 신 의원은 이날 곽 전 수석이 서천호 국가정보원 제2차장에게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생활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했다.

신경민 의원은 이날 현안질의에서 지난 6월 14일 검찰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 기소 이후 곽상도 당시 민정수석이 경찰 출신의 서천호 차장에게 채 총장의 사생활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 차장은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국정원이 직접 나서기보단 경찰의 정보 라인을 통해 채 총장의 사생활 정보를 수집하겠다고 답했다는 게 신 의원의 주장이다.

▲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1일 오전 국회 본회의 '기초연금 및 채동욱 전 검찰총장 관련 긴급현안질문'에 의원들로부터 채 전 총장 관련 질의를 받고 있다. ⓒ노컷뉴스
신 의원은 “곽 수석이 지난 8월 5일 경질되며 (채 총장 관련) 모든 자료를 이중희 민정비서관에 주고 떠났는데, 같은 달 중순 곽 수석이 해당 정보를 들고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이 이날 현안질의에서 주장한 바에 따르면 곽 전 수석과 <조선일보> 편집국장은 선·후배 사이로 이 자리에서 곽 전 수석은 ‘채 총장은 내가 날린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 9월 6일 <조선일보>가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아들 숨겼다’ 보도를 내보냈다는 게 신 의원의 주장이다. 그러나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일련의 의혹과 주장에 “확인한 바 없다”, “전혀 들어보지 못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 의원은 또 다른 의혹도 제기했다. 신 의원은 “이중희 비서관이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에게 전화를 해 ‘채 총장은 곧 날아간다. 줄 똑바로 서라’고 하며 ‘국가기록원 관련 수사는 채 총장에게 보고하지 말고 청와대에 직보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이어 “지난 8월 말엔 대검 공안부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곧 날아간다는 얘기가 파다했는데, 확인 결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검찰 출신의 정치인을 만나 ‘이 두 사람을 날려야 한다. (채동욱) 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 방법이 뭐냐’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장관은 “이중희 비서관과 김광수 부장 모두 (일련의 주장과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신 의원이 “대검 차원의 감찰이 있었나”라고 묻자 황 장관은 “두 사람이 사실무근이라 밝힌 만큼, 그런 일은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황 장관은 김기춘 비서실장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전혀 듣지 못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이 문제(채 총장 혼외자식 논란)는 언론 보도에서 비롯한 것”이라며 “(정권 차원의) 사전 각본에 의한 게 아니다. 의혹은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채 총장 관련 내용뿐 아니라 이전의 <조선일보> 보도에서도 청와대와 여권, <조선일보>의 ‘하트라인’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지난 6월 11일 국정원 전 직원에 대한 민주당의 매관매직 오보와 같은 달 14일 검찰의 국정원 수사 관련 공소장 보도를 사례로 내세웠다. 신 의원은 “검찰의 공소장 내용이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조선일보>에 나왔다”며 “대체 누가 (<조선일보>에) 흘린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 채동욱 검찰총장이 9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노컷뉴스
이에 황 장관은 “검찰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특별 감찰에 들어갔는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고, 신 의원은 “채동욱 총장에 대해선 전광석화와 같이 하면서 이 건은 넉 달이 다 되도록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신 의원은 “(이번 사태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조선일보>가 정권의 등대 역할을 하고, 야당 찍어내기에도 이런(같은)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련의 의혹과 질타에 황교안 장관은 “정치적 흔들림 없이 원칙에 따라 수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야당 의원들의 야유였다.

이날 현안질의에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채 총장이 모 여성 정치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채동욱 총장과 (채 총장의 혼외 아들을 낳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임모씨의 관계가 틀어진 건 임씨가 채 총장과 모 여성 정치인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했기 때문이란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을 겨냥한 의혹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김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여성 정치인 전체를 테러했다”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많은 ‘카더라’ 통신을 들어봤지만, 이 정도로 윤리도, 양심도 없는 소설을 듣긴 처음”이라며 “여성 정치인들의 명예를 훼손한 김 의원은 의원직 사퇴로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남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구체적인 사실 확인 과정에 대한 설명도 없이 ‘카더라’식 유언비어를 유포해도 되는 것인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김진태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오늘(1일) 신경민 의원은 ‘곽상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8월 중순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만나 채동욱 검찰총장을 날리겠다고 말했다’고 근거 없는 발언을 했다”며 “민주당이 먼저 할 일은 그동안 근거 없는 의혹제기에 대해 자기반성으로, 자기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티끌만 보는 시각을 속히 교정하길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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