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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문제, 출구 방향은 이미 나와 있다”

[인터뷰]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김세옥 기자l승인2013.10.22 17: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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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승인심사와 이행실적 검증 작업을 완료한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꼬여있는 종편의 문제들을 풀기 위한 출구의 방향은 이미 제시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이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할 일은 현실을 직시해 냉정하고 소신 있는 판단을 내리는 일, 그것이다.”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 언론연대 사무실에서 만난 추 총장은 무려 석 달 동안 매달려온 종편 승인심사 검증 작업에 따른 피로 탓인지 핼쑥한 모습이었다. 여태껏 어디서도 하지 않았던, 아니 할 생각조차 않았던 방송에 대한 정부의 승인심사 과정 전부를 살핀 만큼 잠시 쉬어갈 만도 하건만, 후속 작업에 바쁜 듯 보였다.

“종편의 주주구성과 재정 등에 있어 방통위의 부실 심사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승인심사 자료만을 분석했기에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 분석을 토대로 언론 등에서 취재를 하면서 일부 종편의 ‘위법’을 찾아낸 만큼, 방통위가 종편 재승인 심사와 별개로 조사하고 그에 따른 조처를 할 수 있도록 추가 고발을 검토 중이다.”

  ▲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PD저널  
▲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PD저널
추 총장이 지난한 법적 공방 끝에 방통위로부터 받아낸 종편 승인심사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온정 가득한” 심사위원들의 승인 의지였다고 한다. 전문인이 아닌, 일반의 상식의 눈으로 봐도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을 만큼 구멍이 뚫려 있고, 장밋빛 미래에 대한 말의 성찬이 널려 있었지만 심사위원들에겐 문제로 보이지 않은 듯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종편들은 결국 예상치 못한 검증 테이블에 불려왔고, 초라한 현실을 드러냈다. 가장 심각한 곳이 채널A였는데 당초 자본금을 대기로 했던 법인 주주의 절반 가까이가 약정을 철회했고, 신규 법인주주를 새로 모집하는 과정에선 파산 저축은행의 차명 회사가 등장하나 싶더니, 여기에 대주주인 <동아일보>의 우회 투자 논란이 겹치는 등 꼬리에 꼬리를 잡는 의혹들이 마구잡이로 터져 나왔다.

다른 종편들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 모든 종편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광고 시장 속에서 생존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며,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공정하고 정치 중립적인 보도를 생산하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은 어느새 잊고 있었다. 추 총장은 “방통위가 시장 현황에 대한 점검 없이 정치적 선택에 의해 새로운 방송을 도입한 데 따른 부작용”이라고 지적하며 “해결의 물꼬를 트기 위해선 내년 재승인 심사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 추 총장은 검증 과정에서도 “승인 심사의 부실과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장치를 재승인 심사 기준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9월 방통위가 마련한 종편 재승인 심사기준은 재승인 탈락 가능성을 열어뒀음에도 어디서부터가 탈락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과연 문제 종편을 솎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종편 재승인 심사기준에 대한 추 총장의 문제의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추 총장은 모든 가능성이 닫혀있다고 보지도 않았다. 추 총장은 “현재의 기준이 승인 심사에서 드러난 규제 공백 문제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건 맞지만, 탈락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상태는 아니기에 방통위가 우리의 승인심사 검증 결과를 감안해 재승인 심사를 한다면 꼬인 종편의 문제들을 풀기 위한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꼬인 종편의 문제들을 풀기 위한 출구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하자 추 총장은 잠시 말을 골랐다. “특정 종편을 퇴출하려는 의도 아래 승인심사 검증을 한 건 아니지만,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내용을 볼 때 채널A는 방송법에 따른 승인 무효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고, MBN은 ‘도로’ 보도채널과도 같은 운영으로 현재 위험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가능하다.”

추 총장의 이 같은 언급이 아니더라도 언론계 주변에선 일부 종편의 탈락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언론연대 등의 승인심사 검증 결과뿐 아니라 이경재 방통위원장의 심상찮은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물론 이경재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선 여러 해석들이 엇갈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추 총장은 “이경재 위원장은 노회한 정치인이기도 하지만, 역대 방통위원장들과 비교할 때 미디어 환경에 대해 제대로 알고 얘기할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며 “현실을 직시해 냉정하고 소신 있는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고, 그런 관점에서 일련의 발언들도 나온 게 아닐까 본다”라고 말했다.

최근 언론계 내부에선 손석희 전 성신여대 교수를 보도담당 사장으로 영입해 변화를 꾀하고 있는 JTBC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JTBC <뉴스9>의 앵커를 맡으며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고 있는 손 사장의 역할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부터, 종편이 ‘저널리즘’마저 상업화 전략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다양하다.

이와 관련해 추 총장은 “아직까진 관망하고 있긴 하지만 JTBC <뉴스9>가 현상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동시간대에 방송하는) KBS <뉴스9>와 비교할 때 정말 할 말이 없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추 총장은 “뉴스나 콘텐츠의 차별화를 꾀하며 시청률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종편의 시청층도 이미 어느 정도 형성돼 있기 때문에 광고가 제한적인 측면이 있다”며 “손 사장 역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들었는데, 자본의 논리에 굴복 하지 않도록 그를 응원해야 하는 것인지를 고민할 만큼, 생각이 많아지는 지점까지 왔다”고 말했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인지 잠시 시선을 돌렸던 추 총장은 이내 이 말을 덧붙였다. “정치 논리로 종편을 도입한 책임은 여전히 방통위에 있고, 그런 만큼 책임 있는 규제를 집행할 의무 역시 당연히 방통위에 있는 건 맞다. 하지만 어느 종편이 진심을 앞세워, 그것도 공영방송이 무너진 지금, 보도의 중심을 잡고 나오는 데 대해서까지 뭐라 할 말은 없는 게 아닐까.”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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