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 관련 PD 총동원, 휴일 없는 6월 레이스

|contsmark0|요즘 방송3사의 스포츠국은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3사가 자율적으로 월드컵 중계방송을 편성하면서 자율경쟁체제로 돌입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스포츠국 pd들은 모두 경기 현장과 중계차, 거리응원 취재, 내부제작 등에 투입되며, 16강 토너먼트가 끝날 때까지는 매일 경기중계가 잡혀 있어 늘 긴장감이 팽배해 있다. 이렇게 긴박하게 돌아가는 매일의 상황에 대해 방송사의 스포츠국 간부는 “총만 안 들었지 전쟁”이라고 말한다.
|contsmark1|
|contsmark2|
|contsmark3|잉글랜드·아르헨티나·스웨덴·나이지리아가 포진돼 있어 소위 ‘죽음의 조’로 일컬어진 f조의 16강 진출국이 가려진 지난 12일 오후 5시경. 한 방송사의 스포츠국에서는 탄성과 함성이 교차되고 있었다.
|contsmark4|“아르헨티나가 탈락했다.” “만약 한국까지 탈락하면 16강 이후 완전 김 빠지는 거 아냐?”
|contsmark5|유력한 우승후보였던 프랑스에 이어 아르헨티나까지 조별예선을 통과하지 못하자 3사 스포츠국 관계자는 당장 김 빠진 월드컵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당장 오늘(14일) 벌어지는 한국 : 포르투갈 전 준비에 여념이 없다.
|contsmark6|
|contsmark7|
|contsmark8|
|contsmark9|각사 20명 내외, 경기당 3∼5명 중계안에선 특집·재방송, 자료화면 준비
|contsmark10|현재 kbs 스포츠국에는 지역에서 파견된 6명의 pd를 비롯, 모두 24명의 pd가 있다. 보통 한 경기당 현장 pd 1명을 포함, 5명의 pd가 투입되는데 동시 경기가 있는 날이면 그 배에 달하는 인력이 요구된다. 현장을 직접 누비는 pd들 외에도 내부에 있는 pd들은 경기 하이라이트 제작, 재방송, 예고·특집방송, 자료준비 등을 담당한다.
|contsmark11|mbc는 본사 pd가 16명, 그외 mbc-espn에서 2명, 지방에서 3명이 차출됐다. 충분치 않은 인력인데도 매일 오후 3시30분 경기에 앞서 생방송 되는 <오늘의 월드컵>을 따로 제작하고, 메이저리그 중계도 스포츠 제작부에서 맡고 있기 때문에 부담이 큰 편. sbs는 18명의 자체 pd에 sbs 축구케이블 채널에서 2명이 합류한 상태다.
|contsmark12|낮경기(3시30분)와 저녁경기(6시), 밤경기(8시30분)로 구분되는 월드컵 경기 중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경기에는 3사 스포츠국 pd들이 현장으로 나간다. 현장에는 캐스터와 해설자 부스를 통제하는 진행 pd, 자체 중계차 담당 pd가 포함된다.
|contsmark13|ad 포함 3명에서 5명의 pd가 한 경기에 투입되는 꼴이다. 현장에 나가는 pd들은 현장에서 중계를 끝냈다고 일과가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사내에서는 다음 경기 일정에 맞춰 각 구역별로 세분화된 출입할 구장의 출입증을 챙겨야하고, 출전 선수들의 명단에 따라 컴퓨터 그래픽 등 그림을 미리 구상해야 한다.
|contsmark14|출입증은 신분증인 id 카드 외에도 통로와 구역별로 허가를 모두 따로 맡아야 한다. 번거롭지만 fifa 규정이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다. 운동장 바로 옆에 놓는 방송사 카메라도 일괄적으로 위치가 정해져 있다. “매번 나가는 중계도 어렵지만 fifa가 요구하는 정확한 서류와 출입증을 챙기는 것도 과중한 업무”라는 어느 pd의 말처럼, 행정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모두 제작 pd의 몫이다.
|contsmark15|
|contsmark16|
|contsmark17|
|contsmark18|fifa·주관사와 행정업무도 많아 한국전 땐 눈코 뜰 새 없이 분주
|contsmark19|주관방송사인 hbs가 상주한 국제방송센터(ibc)와의 기본적인 연락업무를 맡은 pd가 있기도 하지만 세세한 것은 담당 pd가 챙겨야 한다. 이런 자잘한 업무까지 챙기다보면 대부분 늦은 밤에 회사문을 나오기 일쑤다.
|contsmark20|여기에 한국방송단(kp)이 hdtv로 제작하는 국내 24경기를 3사가 8경기씩 맡아 중계하고 있다. hdtv 중계는 고정된 위치에 8대의 카메라만으로 촬영할 수 있어, 20대가 넘는 카메라를 쓰는 hbs에 비해 역동적 장면이 부족한 게 사실. 한 스포츠국 관계자는 “hdtv는 스포츠 중계의 시험용으로 제작하는 차원이고 솔직히 방송사에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contsmark21|내부에서는 경기 하이라이트 제작, 녹화·재방송, eng 구성·제작, 예고·특집물 등을 맡은 pd들이 상시 대기한다. 대부분 주단위로 업무를 나누기는 하지만 큰 의미는 없다. 현장에 나간 pd가 복귀해서 재방송을 담당해야 하는 상황도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일본의 현지 중계를 위해 ‘일본 출장조’가 순환된다.
|contsmark22|특히 한국전이 있는 날이면 이들의 하루는 더욱 긴박하다. 대규모 거리응원이 있는 광화문·코엑스 등에 대한 취재계획도 세워야 하고, 경기결과에 따른 후속 프로제작도 마련해 놓아야 한다.
|contsmark23|지난 4일 한국 : 폴란드 전에서 mbc는 한국이 이긴다는 가정을 두고 동대문에 미리 세트를 설치해 놓았었다. 한국이 승리하자 mbc는 뉴스 이후 동대문을 연결해 새벽 2시경까지 재방송과 함께 현장을 연결하기도 했었다.
|contsmark24|
|contsmark25|
|contsmark26|
|contsmark27|화면은 같아 타사 모니터하여 차별 둬 자료조사·시청률 전쟁에 곤욕
|contsmark28|각 나라 대표선수명단이 등록된 책이 개막을 며칠 앞둔 5월23일날 배포돼 pd들이 각국 선수들의 명단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 대사관에 일일이 전화해서 선수들 이름과 발음까지 확인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약 한달 전부터 비상체제에 들어갔던 스포츠국 상황을 감안하면 이런 업무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contsmark29|또 생중계, 재방송, 녹화방송, 하이라이트 등 거의 월드컵으로만 편성이 채워지고 있는 기형적인 상황은 스포츠 pd들을 짓누르고 있다. 한 스포츠 pd는 “한국전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나오는 시청률 성적표, 이에 따른 압박감은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들다”고 전한다.
|contsmark30|게다가 외부로부터는 ‘지나친 중복편성에 차별성이 없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지만 똑같은 화면을 놓고 중계방송을 차별화 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 역시 이들을 억누른다. 각 사는 선발출장명단을 보여주는 컴퓨터 그래픽 하나 하나에도 더 나은 그래픽을 보여주기 위해 타사의 것을 모니터하며 차별화에 신경을 쓴다. 캐스터·해설자의 진행과 기본 화면에 덧씌우는 그래픽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것이다.
|contsmark31|그러나 휴일도 없이 치르는, 유례없는 월드컵 방송전쟁 속에도 일선의 스포츠 pd들은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며 6월을 보내고 있다. 스포츠 pd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때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때도 있고, 월드컵 중계로 시청률 게임을 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이름을 줄줄 외울 만큼 내노라하는 축구광들인 이들은 월드컵을 가장 가까이서 피부로 느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진다.
|contsmark32|“시청률 경쟁을 떠올리면 솔직히 시청자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중계차에서, 내부에서 제작을 하는 그 순간에도 우리 역시 골 하나에 울고 웃는 붉은 악마의 일원이다.”
|contsmark33|조남현 기자
|contsmark34||contsmark35|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