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가 월드컵 30일의 기록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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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단합 구심 역할, 대형스포츠경기 편성은 오락가락

|contsmark0|지난 달 30일 월드컵 폐막전을 끝으로 각 사의 월드컵 방송체제는 일단 마무리됐다. 월드컵이 끝나면서 방송사들은 각 국별로 평가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만간 백서를 발간하는 등 월드컵 방송 평가작업이 한창이다.
|contsmark1|전반적으로 이번 월드컵에서 방송은 축구 열기를 높이고 국민 단합의 구심적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치열한 시청률 경쟁의 단면을 보이며 월드컵 경기 과다 편성으로 인한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 박탈과 이로 인한 졸속 편성이라는 비난도 동시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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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말 많은 월드컵 편성>
|contsmark6|8강 들자 부랴부랴 준비, 혼선 가중광고, 할증 붙어 4강땐 두배 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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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시청률 조사기관인 tns 미디어코리아 분석자료에 의하면 지난 6월 한달동안 일일 가구 tv시청시간은 8시간 5분으로 작년 6월에 비해 44분이 증가했다. 거리 응원 참여 등으로 tv 시청인구가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가구당 시청 시간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청량은 늘었지만 월드컵 경기 일색의 편성, 시사·교양 프로의 홀대 등 방송 내용에 있어서는 기대이하였다는 평가다.
|contsmark9|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지난 달 27일 “월드컵 경기가 있으면 방송3사 모두 똑 같은 내용을 아나운서와 해설자만 다르게 방송하고 있어 ‘전파낭비’일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을 무시하는 방송 행태”라며 “방송3사의 낮 방송도 대부분 재방송이며, 월드컵 특집 역시 여러 차례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접한 내용이라 새로울 것이 없다”고 논평했다.
|contsmark10|한국 대표팀의 예상외 선전으로 월드컵 붐이 고조되자 각 사는 월드컵을 애초 계획보다 비중있게 다루기 시작했다. 이런 편성은 자연 소재 중복이나 사전 고지 없이 예정된 프로그램을 결방하는 일로도 이어졌다.
|contsmark11|mbc가 폴란드전이 열린 지난달 4일 <스페셜-히딩크>를, 포루투칼전이 열린 지난달 12일 <스페셜-히딩크 신화는 시작됐다>를 방송하자 kbs도 <일요스페셜>에 방송할 예정이었던 <땡큐 히딩크 -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 축구 500일간의 기록>을 하루 앞당겨 15일 편성하고 <일요스페셜>은 <한국축구 8강을 향하여>라는 새 다큐로 대체했다.
|contsmark12|sbs도 22일 스페인전에서 한국이 승리하자 2회 방송예정이었던 주말 드라마 <유리구두>를, 25일도 <트루스토리> <여인천하>등을 일제히 취소하고 월드컵 특집 프로로 급히 편성했다.
|contsmark13|이렇게 되자 월드컵이 끝난 후 정규 프로를 준비하던 제작진들까지 월드컵 방송에 동원돼 업무배정에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다.
|contsmark14|이같은 경쟁적인 편성은 kbs가 8강전부터 1, 2tv로 동시 생중계 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kbs는 애초 광고수익을 의식해 2tv에 경기중계를 편성했지만 공영방송인 kbs가 국가적 빅 이벤트인 월드컵을 2tv에 편성한데 대한 문제의식과 시청률 저조가 겹쳐 급작스럽게 1tv도 방송할 것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스포츠국에서도 어느 채널에 더 주력할지, 어떻게 두 채널을 차별화 할 것인지 일대 혼란을 겪었고 대내외적으로도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 박탈, 전파낭비라는 비난을 샀다.
|contsmark15|또 지난 2일 열린 ‘월드컵 국민대축제 대한민국’도 kbs가 중계를 담당하긴 했지만 방송 3사가 똑같은 내용을 공동 중계함으로써 또 다시 시청자를 무시한 전파낭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contsmark16|이처럼 방송사들이 월드컵 일색의 편성을 한 데는 광고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월드컵 기간 광고단가는 평상시 sa시간대(20시∼23시)에 방송되는 인기드라마의 광고단가인 1,000만원 가량의 세배에 달하는 3,000만원 선에서 판매되는데도 이미 월드컵 전부터 판매율 100%를 기록할 정도였다. 또 광고계약 당시 한국팀이 16강에 오를 경우 20%(3,600만원), 8강 50%(4,600만원), 4강 100%(6,000만원)로 나눠 할증을 붙여 판매됐다.
|contsmark17|코바코는 이러한 할증적용은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 때부터 광고주와 합의됐던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영업정책팀 관계자는 “월드컵 등 대형이벤트는 특별요금체제이며 할증 적용은 이번에만 나온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100%까지 요금이 올라갈 땐 광고요금이 높아 대기업 중심으로 광고판매가 이뤄져 실상 광고수는 그렇게 늘진 않았다”고 말했다.
|contsmark18|이외에도 일부 경기 외면, 시사·교양 프로 홀대 등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체 64경기 중 3사가 동시 생중계한 경기는 전체 67.2%인 43경기. 상대적으로 관심정도가 적은 경기에는 방송 3사 어느 곳도 신경 쓰지 않은 셈이다.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경기의 광고단가는 700∼800만원 선으로 한국전의 1/4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contsmark19|또한 드라마, 오락 프로그램들은 시간대를 옮겨서라도 편성한 반면 대부분의 시사·교양 프로들은 편성에서 걸핏하면 불방 돼 이 또한 광고영향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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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3|<같은 화면, 튀기 위한 작전들 >
|contsmark24|외국선수 이름발음·집안환경까지 체크통계프로·3d화면 다양한 기술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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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6|fifa의 주관방송사인 hbs가 월드컵 경기 중계 및 송출을 전담해 각 사는 같은 화면을 갖고 타사와 차별화 된 해설이나 첨단 기술 등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는 방송 3사로 구성된 코리안풀이 월드컵 전에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시도를 했지만 결국 방송 3사 총 450억 가량의 중계권료를 주는 것으로 매듭됐기 때문이다. kbs 스포츠국 제작진은 “fifa가 개최국이 중계를 할 수 없다고 못 박아서 중계권을 따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며 “똑같은 화면을 각 사가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타사와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contsmark27|kbs는 언론이 지나치게 붐을 조성했던 역대 올림픽과 비교해 이번에는 제대로 된 축구정보를 제공하는 차분한 방송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었다. 스포츠국 제작진들은 각 국 대표선수들의 정확한 발음을 각 대사관에 일일이 확인하고 세세한 정보 하나까지 수록한 자료집을 만드는 등의 준비를 했다.
|contsmark28|그러나 월드컵 붐이 예상보다 고조되면서 축구에 관심 없던 여성, 어린이 등 유동층까지 월드컵 붐에 합류하면서 고종수, 이임생 등의 객원 해설가를 동원하는 등의 변화도 시도했다.
|contsmark29|mbc는 해외무대 등의 실전경험이 풍부한 차범근을 통해 쉽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뒀고, sbs는 젊은 층을 겨냥해 각국 선수들의 스타일과 집안사정까지 세세하게 파악한 자료를 통해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준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contsmark30|이외에 방송 기술의 차별화도 두드러졌는데 kbs는 경기의 주요장면을 입체적으로 다시 보여주는 3d리플레이와 공격수의 패스 성공률 및 볼 점유율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시스템’을 도입했다.
|contsmark31|mbc는 하프타임 때 각 팀의 공격 및 수비형태, 전술 등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해설하는 ‘사커 스크린’을 가동하는 등 월드컵 중계가 호평을 받자 얼마 전에는 hbs 중계팀을 초청해 ‘월드컵 중계방송기법 세미나’를 여는 등 이번 월드컵 중계를 계기로 스포츠 중계방송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sbs는 벤처회사와 공동으로 선수들의 움직임 및 모든 경기 관련 분석자료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실시간축구통계프로그램’을 사용하기도 했다.
|contsmark32|그러나 이런 차별화 전략은 시청률 경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똑같은 화면을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방송 3사는 전파관리법 상 허가된 ±25khz보다 5khz 가량 출력을 높여 정통부 산하 중앙전파관리소의 시정요청을 받기도 했고, kbs는 프랑스 평가전 때 시청률이 저조해 스포츠국 cp를 교체하는 등 과도한 시청률 경쟁도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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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5|<고민되는 포스트월드컵>
|contsmark36|기획물 준비, 외부기관 연계 아이템 구상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포상금·해외연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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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8|각 사별로 포스트 월드컵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다. kbs는 포스트월드컵 기획 프로로 <아 대한민국>을 오는 16일부터 방송하며 8·15 특집 프로도 포스트 월드컵에 관한 내용을 한다는 계획이다. <아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이미지, 브랜드 파워 등 월드컵이 남긴 것과 과제를 각 주제별로 취재하고 토론해보는 종합구성물로써 가을 개편 전까지 방송할 예정이다.
|contsmark39|또한 축구 붐을 일으키고 kbs의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 프로축구 k리그 독점 중계권을 따내기도 했으며 제작진들을 대상으로 포스트 월드컵 이벤트 사업 공모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 방안도 만들 계획이다.
|contsmark40|mbc는 각 국 별로 포스트 월드컵 기획 프로그램들이 논의 중이지만 프로그램보다는 포스트 월드컵 사업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달 26, 27일 이틀간 각 국장들이 참여한 가운데 사장주최 포스트월드컵 1차 보고회가 열릴 정도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contsmark41|지난 3일에도 확대간부회의에서 김중배 사장은 포스트월드컵 분위기 학대를 하반기 사업 중의 하나로 설명하고 오는 9일까지 각 본부별로 구체방안을 만들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기획팀의 한 관계자는 “가능하면 외부 시청자단체, 학계에까지도 아이디어를 얻어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ontsmark42|sbs도 외부기관과 연계해 사업을 구상하는 등 포스트 월드컵 논의가 진행 중이며 다음 주 초에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contsmark43|포상금도 월드컵이 끝난 방송가의 관심거리 중 하나. kbs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정 액수의 포상금을 일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mbc는 포상금 지급 대상에 대해 논의가 진행 중이나 전체 직원의 60∼70%가 참여한 대형 이벤트였기 때문에 포상금 외에 인사고과 반영, 해외연수 등의 다양한 방안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sbs는 해당 부서에 한해 격려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contsmark44|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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