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 외주프로 어떻게 제작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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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드라마 증가 추세 … 스타시스템 의존 ·간접광고 문제 불거져

|contsmark0|외주프로그램 편성비율이 30%를 넘어섰다. tv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 10개 중 3개 이상이 외주제작사에서 제작되고 있는 셈이다.
|contsmark1|이처럼 외주사는 방송프로 제작에서 지상파방송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외주사에서 어떻게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pd등의 역할, 이 과정에서 방송사와의 관계 등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외주사 제작실태 점검을 통해 외주비율의 문제나 외주사와 방송사의 공조방안 등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호 부터 3회에 걸쳐 드라마와 교양·다큐, 예능·오락 프로 제작현황을 소개하는 시리즈물을 싣는다. <편집자>
|contsmark2|글싣는 순서① 드라마② 교양·다큐③ 예능·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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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외주사에서 제작하는 드라마는 이미 주말극, 미니시리즈 등 방송사의 주요 드라마 시간대에 속속 진출해 있다.
|contsmark6|현재 kbs는 주말극 <내 사랑 누굴까>(삼화 프로덕션)·일일극 <색소폰과 찹쌀떡>(한국방송제작단)·<결혼합시다>(제이에스 픽쳐스) 등을 내보내고 있으며 지난 18일에 종영한 <명성황후>(삼화 프로덕션)도 외주다.
|contsmark7|mbc는 일일극 <황금마차>·수목 미니시리즈 <네 멋대로 해라> 등을 mbc 프로덕션에서 제작하고 있으며, sbs는 주말극 <유리구두>(김종학 프로덕션), 일일극 <오남매>(sbs 프로덕션) 등이 있다. 개편시기마다 다르지만 많게는 전체 드라마 중 절반 이상이 외주로 채워지기도 한다.
|contsmark8|앞으로 제작될 외주드라마로는 kbs <명성황후>의 후속으로 <이제마>(팬엔터테인먼트>와 11월경 방영될 미니시리즈 한편, 그리고 mbc는 10∼20부작 미니시리즈로 9월경 <해치>(삼화 프로덕션)·<내 사랑 팥쥐>(제이에스 픽쳐스), 11월경 <삼총사>(엠씨넷) 등을 방송할 예정이다. sbs는 <유리구두> 후속으로 <라이벌>(제이에스 픽쳐스), <여인천하> 후속으로 <야인시대>(sbs프로덕션)를, 10월경 <대망>(김종학 프로덕션) 등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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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1|외주사 제작 인프라 대부분 방송사에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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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3|외주의 경우 방송사가 기획, 편성, 송출은 물론 주제, 배역 등에도 많은 권한을 갖고 외주를 관리하고 있다. 외주사의 자체제작 여건이 완전히 마련되지 않은 현실에서 방송사는 기획단계부터 최종편집까지 일일이 챙길 수밖에 없다.
|contsmark14|많은 편수의 외주드라마에 비해 방송사에 드라마를 납품하고 있는 외주사는 소수로 방송사 출신 pd가 독립해서 차린 것이 대부분이다. 주요 독립제작사로는 김종학 프로덕션, 이관희 프로덕션, 삼화 프로덕션, 제이에스 픽쳐스, 팬엔터테인먼트 등이며 2∼4명 정도의 pd와 2명 안팎의 전속작가가 소속돼 있는 게 보통이다.
|contsmark15|이처럼 방송사에서 독립한 pd들이 연출한 kbs <겨울연가>, mbc <위기의 남자>, sbs <명랑소녀 성공기> 등은 높은 인기를 누린바 있지만 이에 반해 외주사의 제작 인프라는 빈약한 편이다.
|contsmark16|제작되는 대부분의 외주드라마는 pd와 작가 정도만을 외주사가 보유하고 있는 게 보통이고 나머지 촬영 스태프, 장비, 미술, 분장 등은 거의 방송사의 인력이거나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contsmark17|지난 24일부터 방송된 kbs <이제마>는 pd부터 스태프 대부분이 kbs 소속인데도 외주에 포함돼 있으며, 외주사인 팬엔터테인먼트는 주로 홍보를 맡고 있다. 삼화 프로덕션이 제작했던 kbs <명성황후>도 작가만 삼화 소속이고 연출자로 kbs pd가 참여하는 ‘외주 아닌 외주’의 형태를 띠기도 했으며 이런 경우는 이전 mbc <왕초> 등도 마찬가지였다.
|contsmark18|상황이 이렇다보니 외주사는 협찬사 섭외, 드라마 홍보 등 제작 외적인 측면에 더 열중해 계속되는 외주비율 확대정책에도 불구하고 외주사의 제작역량 강화로는 이어지지 못해 절름발이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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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1|간접광고 비일비재 출연료 급상승도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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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3|최근 외주 드라마 중에는 충분한 기획을 거쳐 좋은 반응을 얻는 작품도 있지만, 이에 반해 몇가지 문제점이 빈번히 지적되고 있다.
|contsmark24|먼저 방송사 내부의 제작비보다 약 1.5배 정도를 더 받는 외주사는 최근 협찬사를 끼고 제작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협찬사에 대한 간접광고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contsmark25|ktf로부터 거액의 협찬비를 받은 sbs <유리구두>의 경우 드라마에서 ktf의 k를 c로만 바꾼 채 로고의 문양과 색상은 동일하게 내보내 누가 봐도 ktf를 연상케 하고 있다. 뉴익스플로러나 bmw 같은 외제차는 <겨울연가>·<위기의 남자> 등에서 심심찮게 나와 협찬사를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contsmark26|방송법에서는 ‘방송사업자는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 구성해서는 안된다’고 규정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같은 사례가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contsmark27|방송계에서는 최근 드라마가 많은 기업들로부터 협찬을 받으면서 드라마를 홍보의 장으로 이용해 결과적으로 드라마의 질 저하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경실련 미디어워치의 김태현 부장은 ‘방송21 7월호’에서 “협찬사에 대한 암묵적인 홍보가 관행화 된다면 시청률과 협찬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드라마 위주로만 흐를 소지가 있다”며 “제작진이 책임의식을 갖고 방송의 공정성·공공성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contsmark28|이와 함께 최근 외주드라마 시장에 대형기획사도 진출하려는 태세를 보이면서 주연배우의 출연료가 급상승하고 있다. 유명연예인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연예기획사인 gm기획은 최근 송승헌, 장나라 등을 앞세워 회당 출연료를 1,000만원대까지 상승시켜 놓았으며, sbs 외주드라마로 브라운관에 나설 전도연 역시 1,000만원대의 출연료를 받을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contsmark29|한 방송관계자는 “90년대 초반만 해도 주연배우 출연료는 회당 150만원선이었고 2000년대에 와서 200∼300만원 정도가 적정 수준이었으나 이제 이런 방송사간 관행도 허물어진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여인천하>의 강수연의 경우 회당 500∼700만원선으로 상승했던 것도 같은 맥락.
|contsmark30|이런 여파로 내부제작 pd들은 캐스팅 기근에 허덕이고 있다. 제작비 한도가 정해져있는 방송사로서는 출연료를 고무줄 늘리듯 조정하기가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각 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현재 미니시리즈 한 편 당 제작비는 보통 6,000∼6,500만원선. 이 중에서 주연배우를 비롯한 출연료로만 1/3 가량이 나가게 된다는 계산이다.
|contsmark31|한 드라마 pd는 “방송사가 시청률을 지나치게 의식해 몸값 부풀리기에 의한 스타시스템에 의존하는 제작관행이 계속 되면 소위 주력 드라마는 거의 외주사에 넘어갈지 모른다”며 “이러다 보면 스타마케팅을 이용한 ppl도 더욱 판을 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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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4|■ 방송사내 pd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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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6|박탈감 심화, 연출력 쌓을 기회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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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8|이처럼 기형적으로 외주드라마가 편성·제작되면서 방송사의 내부 pd들은 ‘풍요 속의 빈곤’을 절감하고 있다. 보통 회당 1,000만원 이상의 연출료를 받고 있는 외주 pd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가 하면 미니시리즈, 일일극, 주말극 등 방송사의 간판 드라마가 외주드라마로 속속 채워지면서 현업 pd들은 소외감마저 느끼기도 한다.
|contsmark39|이런 이유는 소위 스타 pd로 불려졌던 방송사 pd들의 탈방송사, 프로덕션행이 계속 되면서 대부분 방송사가 안정적인 시청률을 의식해 외주사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contsmark40|연출자로서의 데뷔를 앞둔 조연출들은 ‘단막극 - 미니시리즈 - 일일극’ 등을 거치면서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하는데도 미니시리즈 대부분이 외주로 나가 방송사 자체의 인력양성에는 큰 허점이 생긴다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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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2|■ 저작권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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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4|방송사 “제작비 지원, 권리 당연”외주사 “점차 모든 저작권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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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6|얼마전 ‘방송사는 외주제작물을 3년간 3회 범위 내에서만 방영하고 그 외 저작권 일체를 외주사에 넘긴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문광부의 ‘표준계약서’ 시안이 공개돼 저작권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었다.
|contsmark47|방송사 입장에선 제작비를 지원하고 고비용의 제작 인프라까지 제공하고 있는데 프로그램 저작권마저 외주사에 넘기는 건 지나치게 앞서간 논리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외주사는 점진적으로는 외주사가 모든 저작권을 소유해야 한다는 입장.
|contsmark48|지난 imf사태 이후 제작비가 삭감되면서 이에 대한 대가로 외주사에 일부 판권을 줘왔던 게 관행처럼 여겨졌지만 최근 각 사의 컨텐츠 부서에서는 모든 저작권이 방송사에 귀속돼 있음을 명확히 천명하고 나선 상태.
|contsmark49|저작권 기준 자체가 다시 논란이 붙으면서 특히 드라마 o.s.t, 비디오 판권, 해외 판권 등에 대한 부가적인 수익의 권리 문제도 주목을 받고 있으며 특히 이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장기간 부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비디오 시장이나 해외 판권에 쏠린다.
|contsmark50|이에 따라 <유리구두>가 ktf로부터 거액의 협찬비를 받아 해외판권 등 상당 부분의 저작권을 가져갔고, <겨울연가>도 동남아 판권·o.s.t 판권 등을 소유했다. 또 해외판권의 경우도 아시아, 미주 중 일부나 전부를 외주사가 독점하기도 했었다.
|contsmark51|보통 이렇게 외주사에 일부 저작권을 인정해준 이유는 방송사가 위주사를 보호·육성해야 한다는 논리가 있어왔던 것도 있고 이제껏 방송사가 장기간 수익이 되는 컨텐츠 개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데서도 비롯된다.
|contsmark52|최근에는 <유리구두>의 사례처럼 외주사가 많은 자본을 끌어들였다는 이유로 방송사에서 권리를 인정해준 경우도 있어 향후 거액의 자본금을 쥔 대형엔터테인먼트사까지 드라마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저작권 논쟁은 더욱 가열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contsmark53|방송사 컨텐츠 부서의 한 담당자는 “만일 외주드라마가 방송사에 대외적·재정적인 손실을 입히는 경우 이에 대해 외주사가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 현실에서 저작권을 내준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contsmark54|또 이 담당자는 “근본적으로 제작비 투자를 누가 했고, 어떻게 프로가 제작됐나를 따져봐야 하는데 지금 같은 제작현실에서 외주사가 저작권을 가져가야 한다는 식으로 간명하게 정리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contsmark55|조남현 기자|contsmark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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