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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추적60분> ‘장애인들의 호소, 우리도 지하철을 타고싶다’ (방송 9월 28일)장애인 특별대우와 차별이 혼재된 사회

|contsmark0|가난한 집 제사 돌아오듯 하는 방송순서
|contsmark1|항상 느끼는 거지만 좋은 아이템을 잡으려고 욕심을 부리다 보면 아이템 선정이 늦어진다.
|contsmark2|이번에도 그랬다. 휴가를 다녀오고 추석이 끼다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방송순서가 없는 집에 제사 돌아오듯 한다던 어떤 후배의 말이 떠오른다.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지난 9월 11일 장애인들이 지하철 1호선 시청 역에서 한시간 동안 선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왜 시위를 벌일까? 궁금했다.
|contsmark3|특히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이어서 프로그램으로 다뤄보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휠체어를 타고 선로를 점거한 장애인은 12명, 자신의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그들이 쇠사슬에 몸을 묶고 지하철 선로에 내려가서 외친 구호는 “장애인 이동권 확보”와 “발산역 장애인 추락참사에 대한 서울시의 사과”였다.
|contsmark4|2. ‘이동권’이 뭐지?
|contsmark5|사람이름은 아닐 테고, 장애인이동권연대 대표를 만나 ‘이동권’이 뭐냐고 물었다. 장애인도 버스나 지하철을 일반인과 함께 타고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쉽게 말해 장애인도 버스를 타고싶고 지하철을 타고싶다는 말인데, 이처럼 당연한 요구를 하는데 왜 장애인들은 목숨을 걸고 주장을 해야만 세상사람들이 들어주는 것일까?또, 그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contsmark6|3. 살인기계 휠체어 리프트
|contsmark7|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설명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싶었다. 시위에 참가한 한 장애인을 만날 수 있었다. 4년 전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29살의 청년 김영주, 그와 함께 지하철을 탔다. 첫 번째 리프트는 고장이다. 김영주씨는 놀라지도 않는다. 일상적인 일이라고 했다. 마침내 휠체어 리프트에 올랐다. 우리가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전에 빨간 불이 켜지고 요란한 음악소리가 시작됐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영주씨는 얼굴이 빨개졌다.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기분이라고 했다. 이미 마음의 상처를 입은 그에게 또 한번의 아픔을 준 것은 아닐지. 리프트가 없는 곳에서는 사람들의 손을 빌렸다. 장애인들에게 지하철은 편안한 대중교통수단이 아니라 지옥철임을 실감했다. 또, 일반사람들에게 장애인이 지하철을 타는 것은 신기한 구경거리처럼 보였다. 지난 5월에는 휠체어 리프트에서 한 장애인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리프트를 관리하는 서울 도시철도공사에서는 그 장애인이 실수로 추락한 것이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했다. 과연 그럴까? 제조업체와 서울시를 여러 차례 취재하면서, 리프트의 결함을 3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들이 개선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장애인의 아주 사소한 오작동마저도 안전하게 막아 줄 수 없는 휠체어 리프트. 장애인들은 이 리프트를 살인기계라고 불렀다.
|contsmark8|4.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저상버스를 도입하라
|contsmark9|해법은 이미 나와있었다. 모든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과 시내버스를 저상버스로 교체하는 것. 문제는 돈과 시기였다. 서울시는 2004년까지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저상버스 도입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도입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약속은 지켜질까?
|contsmark10|5. 장애인이 편하고 안전하면 일반사람은 더 편하고 더 안전하다.
|contsmark11|tv 리모콘과 건물 입구의 자동문은 처음에 장애인을 위해서 개발됐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일반사람들이 그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하철 엘리베이터와 저상버스도 장애인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다. 오히려 노약자와 임산부 그리고 일반인에게 더 편한 시설임을 취재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나라 장애인의 90%는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서 장애인이 된다고 한다. 일반사람 모두가 예비장애인인 셈이다. 그러나 일반인에게 장애인 문제는 남의 이야기는 아닌지? 장애인이 편한 사회는 비장애인에게는 더욱 편안한 사회일 것이다. 이 땅의 150만 장애인들은 자신들을 따로국밥 만들고 사회에서 격리시켜 특별 대우해주는 장애인 정책을 더 이상 용서할 수 없다고 한다. 그 자체가 차별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일반인과 함께 어울려 버스도 타고 지하철도 타는 것이다.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을 해야 학교도 다니고, 직장도 얻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할 수 있다는 어느 장애인의 절규가 잊혀지지 않는다!
|contsmark12|이제 방송도 끝났다. 프로듀서로서 더 이상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시점, 항상 이 시간이 제일 괴롭다. 과연 최선을 다했는가? 아쉬움이 많다. 때문에 다음에는 더 잘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고, 자신을 더 채찍질하게 된다.
|contsmark13|이재정kbs 기획제작국|contsmark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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