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제작기- 대구MBC <텔레콘서트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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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라이브 프로가 4년동안 살아남은 이유

|contsmark0|글을 쓰고 있는 현재, 이 프로그램은 120회를 넘기고 있다. 지역에서는 무척 드문 일이다. 2000년 6월에 첫 방송된 후 지금까지 방송되고 있으니까 횟수로는 4년을 향해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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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교체된 선배 pd만도 4명이다. 이렇게 오래되다 보면 사실 가정에서 tv를 보는 시청자뿐만 아니라 제작하는 pd들도 지겨울 수 있고 프로그램 제목처럼 라이브 콘서트를 녹화, 방송하기 때문에 들어가는 ‘막대한 제작비’(서울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대개의 지역방송사에서 제작하는 다른 레귤러 프로그램의 3~4배정도 제작비가 이 프로그램에 투자되고 있다. 회당 약 1000만원 이상)로 인해 개편 때마다 폐지프로그램 도마에 오르기 십상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pd들이 존속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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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제작비, 섭외 등등등왜? 지역에서 소위 ‘쇼 프로그램’을 매주 1편씩 제작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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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어느 정도 시청률을 담보해 줄 수 있는 가수나 음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뮤지션들을 섭외하기가 어렵고, 또 라이브의 맛을 제대로 살리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인 음향과 조명장비, 그리고 이를 운영하는 숙련된 기사들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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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돈을 쏟아 부으면 쉽게 풀리지만‥.문제가 어디 이것뿐이랴. 심도가 떨어지는 협소한 공간에다가 많은 수를 요구할 수 없는 카메라까지 기본적인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간혹 특집성으로 외부에서 협찬을 받아 대형콘서트를 제작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주 1회, 정규 프로그램으로 라이브콘서트 프로그램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현실성이 거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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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서울에서의 화려한 음악프로그램에 익숙한 시청자를 상대로 경쟁력을 가지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란 애초 기획부터 잘못되었다는 핀잔을 듣기가 일쑤다. 마치 드라마를 지역방송사에서 제작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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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냐구? 원하니까!상황은 이렇게 어렵다. 그런데도 왜 우리 방송사의 거의 모든 pd들은 존속을 외쳤을까?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시청자인 지역민이 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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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지역 레귤러 프로그램은 광고수익성의 문제로 단가가 높은 저녁 7시 시간대에 편성되어 있다.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지역프로그램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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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서울에서 대다수의 pd들은 이런 좋은 시청시간대를 선호하겠지만 지역방송사 pd들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그 시간대 주 시청자들에게 맞는, 수준이 어느 정도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하면 지역민들에게 외면 받는 것은 당연하고 경우에 따라선 원성으로 홈페이지가 도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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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방송의 현실이 이러했지만 <텔레콘서트 自由>는 달랐다. 녹화가 끝난 다음날과 방송이 나간 후 이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10대 후반부터 2, 30대, 그리고 40대 초반까지 광범위한 시청자들로부터 <텔레콘서트 自由>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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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다시보기인 vod서비스는 많은 경우에는 편당 2만회 이상의 조회율이 올라오기도 했다. 무엇이 이토록 지역 시청자들을 매료시켰을까? 순수하게 인구규모로 대구는 서울의 약 4분의 1이나 되는 대도시이지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지나친 수준을 넘어 당연시까지 되는 ‘고질병적인’ 서울집중화로 인해 형편없는 도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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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 그렇다 치더라도 제대로 된 연극 한 편 보는 것이 어렵고 가슴 설레는 음악회 한 번 가보는 것도 쉽지 않다. 문화의 영역에서조차 소외가 극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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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방송을 한번 바꿔보자왜 이래야만 되나? 바꿔보자. 지역방송사로서의 역할, 제대로 한 번 해보자. 이렇게 해서 기획된 것이 <텔레콘서트 自由>였다. 엉성해 보이던 초기의 프로그램이 지금은 ‘어 괜찮네’, ‘대구mbc에서 만드는거 맞아 서울 프로그램인줄 알았는데‥.’까지 발전을 거듭했다. 2년여의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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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소한 스튜디오는 오히려 가수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콘서트 장으로 바뀌었다. 최대한 많은 지역민을 초대할 수 있도록 방청객을 위한 객석은 아예 포기하고 정반대로 깔개를 나눠주고 바닥에 앉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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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내 공동제작 바람직이후 인터넷과 회사 정문에서 배부하는 입장권을 받고 초대되는 매회 약 500~600명의 방청객은 방청객이 아닌 콘서트를 함께 만들어 가는 ‘관중’으로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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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단순히 콘서트를 감상하는 존재가 아니라 프로그램의 일부 구성을 담당하고(직접 가수에게 질문을 하기도 하고 공연 중 종이비행기를 날려서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기도 한다) 나아가 분위기에 따라선 실제 콘서트에서와 같이 함께 스탠딩하며 춤추고 노래한다. 이와 같은 관중들의 뜨거운 반응에 녹화가 끝나면 가수들은 무척 감격한 모습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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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마지막 바람을 밝힌다면 지역의 방송사로서 부담이 아닐 수 없는 제작비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방법으로 지역권내 계열사와 공동제작이 이루어지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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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해/대구mbc tv제작부|contsmark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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