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도난마, 언론의 이념적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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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정보학회 학술대회서 채널A ‘쾌도난마’ 연구보고서 발표

종합편성채널 채널A <박종진의 뉴스쇼 쾌도난마>(이하 <쾌도난마>)가 기존 시사 토크 프로그램과 달리 개인의 입장을 부각하는 ‘사담 양식’을 차용해 이념적으로 편향된 담론을 생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충남대에서 열린 한국언론정보학회(회장 김서중) 가을 정기학술대회에  참석한 박지영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객원연구원 등은  “‘쾌도난마’로 대표되는 종편의 ‘시사 토크쇼’에서 일상의 가벼운 언어와 저널리즘의 무거운 언어가 섞임으로써 편향된 이데올로기가 생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쾌도난마>는 사회자와 대담자 간의 전통적 권력관계를 해체한다”며 “이러한 담화 양식은 사회자가 대담자의 정치적 편향성을 통제하지 않고 오히려 ‘멍석깔기’, ‘딴죽 걸기’의 전략을 통해 개인의 편향된 논지들을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 언론정보학회(회장 김서중)는 29일 충남대학교에서 주최한 정기학술대회의 세션 일부로 토론회 ‘시사토크쇼의 담화양식과 감정효과 <쾌도남마>를 중심으로’를 열고 있다. ⓒPD저널

발제문에 따르면 <쾌도난마>에서 사회자는 어떤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먼저 밝히고, 대담자가 이에 대해 논평하거나 반박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기존 시사 토크쇼와는 반대되는 양식으로 <쾌도난마>는 대담자가 사회자의 의견을 논평하고 이를 보충, 설명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NLL(북방한계선) 대화록 열람’을 다룬 <쾌도난마> 389회분에서 박종진 앵커는 “(남북대화록에) ‘영토를 포기한다’ 이런 단어는 없다”고 의견을 밝히자 대담자로 나선 이봉규 씨는 “그것도 박종진 앵커가 잘못 생각하는 거다. 다이렉트로(직접적으로) 영토를 포기합니다. 그래서 포기하는 거냐. 이거는 (평화공동어로) 우리꺼다”고 답해 사회자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이어 박 연구원은 “프로그램을 조사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북한’과 관련 꼭지가 없는 날이 없었다. 북한과 남한을 구성하는 좌우대립 양상이 반복적으로 제시됐다”며 “심지어 책 소개를 위해 출연한 김진명 작가를 두고 사회자는 ‘국정원 사태’가 어떠냐고 끈질기게 물어보는 일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종편에서 ‘사담적’ 저널리즘이 정치적 담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박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사회자와 대담자 간 내밀한 동맹관계가 ‘사담’의 양식을 통해 누설되면서 시청자들이 일정한 방향을 공유하고 특정한 시각에서 나온 편향된 의견에 합치를 이루도록 유도했다”며 “저널리즘이 연성화 되면서 저널리즘의 이념적 양극화를 심화시킨 현실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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