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반대 기습 기자회견…물리적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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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측 강제 해산 시도… 시민단체 “날치기 반대” 외치다 끌려가

▲ 언론·시청자단체 여성네트워크가 26일 오전 11시 20분 서울 여의도 KBS본관 로비 시청자광장에서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PD저널
KBS 이사회가 현행 2500원인 수신료를 40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확정한 가운데 언론·시청자단체가 이를 반대하는 기습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언론인권센터, 언론소비자주권연대 등으로 구성된 언론·시청자단체 여성네트워크가 26일 오전 11시 20분 서울 여의도 KBS본관 로비 시청자광장에서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KBS 측과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수신료 ‘도둑 인상’은 무효다. KBS 길환영 사장은 퇴진하라”며 “힘겨운 삶 속에서 민주주의가 붕괴되고 있다고 절규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아야 할 공론장의 기능은 걸어 잠그고 국민의 주머니를 억지로 열어 보겠다는 KBS 길환영 사장과 이사회, 그들의 양심과 윤리의 수준은 얼마 쯤인가”라며 KBS를 규탄했다.

이어 “KBS 길환영 사장은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공영방송 KBS를 떠나길 바란다”며 “이것만이 벼랑 끝에 선 KBS를 붙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시청자에 대한 당연한 예의”라고 비판했다.

 

 

언론·시청자단체는 청경들이 앞을 막아선 가운데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후 로비에 앉아 기자회견을 이어가려 했다. 그러나 청경들은 “여기서 이러면 ‘불법’”이라며 현수막을 빼앗고 강제로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끌고 나갔고, 단체 관계자들이 넘어지고 밖으로 끌려나가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기도 했다. 

또 청경들이 이를 취재하려는 기자들 역시 저지해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청경들은 기자들에게 다가와  “왜 찍느냐”며 카메라를 빼앗으려 하자 기자들이 강하게 항의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한 신문사 카메라 기자는 “집회나 시위 취재도 많이 다니지만 요즘 경찰들도 이런 식으로 다루고 (여성이 주축이 된 시민단체 활동가들에게) 신체적 접촉을 하지 않는다”며 “그리고 취재를 하는 카메라를 잡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과도한 폭력으로 진압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허리와 팔도 다치고 상처도 났다”라며 “이게 바로 공영방송 KBS의 현 주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사무총장은 “시청자 권리를 주장하며 활동한 시청자 단체 활동가들과 공영방송의 공영성 강화를 위해 목소리 냈던 언론·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모인 이 자리까지 과도하게 폭력적으로 막고 취재 기자들의 취재마저 방해한 이번 사태의 책임은 KBS에서 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태가 불거지자 KBS는 16일 공식입장을 내고 “‘시청자광장’은 시청자를 위해 개방돼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KBS 본관 청사 내부로, 사전 예고 없이 기습적으로 공적 시설인 청사 안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것을 용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공공시설의 안녕과 질서를 해치는 불법행동에 대해서는 차후에도 관련 법규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KBS는 지난 11일 KBS이사회(이사장 이길영) 여당 추천 이사 단독으로 TV수신료 인상안이 의결된 다음날인 지난 12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경재, 이하 방통위)에 인상안을 제출하며 인상을 강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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