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신문들이 지난 23일 사설과 기사에서 당선 1년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과 독선을 지적하고 나섰다. 한일 관계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내용으로, 이를 접한 야당은 자괴감을 토로하고 나섰다.
일본의 보수를 대표하는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신문 기사에서 경찰이 파업 중인 철도노조 지도부 검거를 이유로 민주노총 건물에 강제 진입한 사태를 언급하며 “법과 원칙을 정치 신조로 삼아온 박근혜 대통령이 대화가 아닌 강경자세로 임해 ‘국민과의 의사소통이 떨어지고 독선적’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아사히신문>은 같은 날 사설에서 한국 내 갈등의 원인으로 박 대통령이 당선된 선거에 국가정보원 등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해당 수사를 맡고 있던 검찰총장이 혼외자 문제로 사임하는 등의 사건이 있었음을 전했다.
또 정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등을 둘러싼 논란도 함께 전하며 “(박 대통령) 아버지의 독재시대와 겹친다는 비판이 분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갈등 해소를 위해 박 대통령이 “부정선거 의혹을 해명하는 진지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정원 조직 개편을 제안했다.
또한 “어떤 나라든 정치지도자는 자신의 신념만이 아닌 대립파와의 대화를 통해 타협을 구축하는 겸허함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야당과의 토론, 기자회견 등 광범위한 대화의 장을 넓히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들의 일련의 사설과 기사에 대해 민주당은 자괴감을 표시했다. 박광온 홍보위원장은 “외국 언론의 이런 훈수를 듣는 것까지 영락없이 40년 전으로 돌아갔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정권은 국민의 자존심을 속절없이 무너트리고 대한민국의 격을 한없이 추락시킨 데 대해 처절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