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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말 방통위원 무성한 하마평…MBC 사장 교체 ‘안갯속’

오는 2~3월 예정된 두 건의 굵직한 인사를 놓고 방송계가 술렁이고 있다. 당장 내달 말 임기가 끝나는 MBC 사장의 교체 여부를 둘러싼 갖가지 전망들에 더불어 오는 3월 25일 활동을 종료하는 2기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이후 새롭게 구성될 3기 방통위원 후보군들이 자천타천 입길을 타고 있는 것이다.

아직 두 달여의 시간이 남았지만, 3기 방통위원 후보군에 대한 관심은 벌써부터 뜨겁다. 수신료 인상과 700㎒ 주파수 할당 등 방송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된 현안들이 방통위에 산적한 까닭이다. 하지만 방통위원 교체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1회 연임 조항에 따라 야당 추천의 양문석 위원을 제외하고 이경재 위원장을 포함한 4인 위원의 연임은 원칙적으로 가능한 상황이다.

당장 이경재 위원장의 연임은 기정사실로 언급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이 위원장은 현재까지 위원장직을 1년도 채 수행하지 못한 상황이다. 농담조였지만 인사청문회 당시 “대통령과 텔레파시로 통한다”고 말할 정도의 친박(親朴) 실세 인사인 이 위원장이 전임 위원장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역할만 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던 상황에서, 최근엔 청와대로부터 이미 확답을 받았다는 얘기도 방송계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야당 추천의 김충식 부위원장 또한 연임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관측이다. 이경재 위원장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야당 추천 몫 위원 2인 중 1인의 교체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안정적인 대화 통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 지난해 4월 1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사에서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노컷뉴스
여권 추천 2인 위원도 원칙적으로 연임이 가능하지만 아직 이들의 연임 여부를 말하기엔 이르다는 관측으로, 후보군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우선 방송·통신 정책을 담당해왔던 공무원 그룹으로 방통위 기획조정실장 출신의 이기주 한국인터넷진흥원장과 방통위 융합정책실장 출신의 서병조 미주개발은행 수석컨설턴트, 그리고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방송정책실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언론인 그룹으로는 KBS 출신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KBS 보도본부장 출신의 김병호 이사장(전 한나라당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KBS 해설위원 출신의 유연채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와 최근 청와대 대변인 하마평에도 오르내리고 있는 KBS 기자 출신의 박선규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이 입길을 타고 있다.

야당 추천 몫 방통위원을 둘러싼 하마평은 보다 무성하다. 김충식 부위원장의 연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곤 하나, 이와 별개로 자천타천의 후보군들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추천 권한이 있는 민주당이 지난 1·2기 위원 추천 당시 내부에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서도 당내 계파 싸움 끝에 부적격 논란이 있는 인물을 추천하거나, 결정을 하고도 번복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논란을 자처한 측면이 있어 언론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먼저 언론인 그룹으로 MBC 출신 인사들이 여럿 거론되고 있는데 MBC 기획실장 출신의 장명호 전 아리랑TV 사장과 김상균 전 광주MBC 사장, 울산MBC 사장 출신의 이완기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장 등이다. KBS 정치부장 출신의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동아일보> 논설위원 출신으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재홍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와 강상현 연세대 교수(언론홍보영상학부), KBS 이사 출신으로 현재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신태섭 동의대 교수(광고홍보학과), 한국언론정보학회장인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과·전 민언련 대표) 등도 거론되고 있다.

반면 내달 말 임기가 끝나는 MBC 사장 교체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MBC 주변에선 사장 선임 절차가 3기 방통위 구성이 끝나는 3월 말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사장 선임 권한이 있는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하 방문진)가 오는 20일 사장공모 절차 논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원장 연임 관측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최근 김 사장 교체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는 얘기들도 MBC 주변에서 일부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선 교체와 연임 어느 쪽도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최근 임기 말의 김 사장이 무리수 논란이 있는 인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을 두고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 사장은 오는 16일 주주총회를 열어 공석인 대구MBC 사장을 선임할 예정인데, 대구MBC 노조뿐 아니라 간부들까지도 무리한 인사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앞서 김 사장은 지난 3일 심원택 시사제작국 부국장을 시사제작국장으로 승진시켰다. 김 국장은 지난해 <시사매거진 2580>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 편에 대해 정치 편향을 주장하며 불방을 주도해 구성원들의 반발을 산 당사자로, 해당 인사 당시 MBC 안팎에선 임기 말의 김 사장이 정권을 향해 존재 증명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일부에선 나왔다.

이성주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임기 말의 김 사장이 하고 있는 일련의 비정상적 행태의 인사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굳이 어떤 의도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싶진 않지만, 사장 선임이 임박한 상황에서 돌출하듯 나오는 김 사장의 일련의 행동이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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