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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째 흔들린 뒤 - 98년 새해를 맞으며
손현철(KBS TV1국)

|contsmark0|새해가 밝았다또 다른 불행이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80년의 어느 해 첫날, 나는 그렇게 적었다나이를 먹는 것이또 다른 터널 속으로 들어가는 기차 같았던20대의 막다른 골목에서나는 오갈 데 없는 한국현대사의 불만스런 독자였다극우(極右)와 쿠데타의 문법과 궤변,정경유착의 관용구와 빈부격차의 점층법,지역차별의 대조법, 남북(南北)형제살인의 파격(破格).게임의 법칙이 무너진 어순의 불공정,장밋빛 선진국의 과장법으로 가득한장과 장을 넘기며 숱한 오자를 찾아내도교정쇄 없이 번번이 새판이 찍혀 나오는대한민국의 공화국들.50년 동안 정권을 바꾸지 않았던 사람들의지조와 비교하면변화의 희망은 늘 위태로운 줄타기였다
|contsmark1|97년 남(南)의 파산과 북(北)의 아사(餓死)로뿌리째 흔들리고 나서야열매가 썩은 것임을 깨달았으니곳곳에서 반납되는 이 오류의 한국현대사를어떻게 다시 조판해야 할 것인가혁명(改革)의 바늘구멍을통과하기엔 너무 살쪄버린 이 오만한 낙타를
|contsmark2|불행도 아직은빨아먹을 것이 있는 곳에만 찾아온다역사의 척박한 땅으로부터뿌리째 뽑혀나가기 전에썩은 살을 도려내야 한다10년 뒤 다시 읽을 일기에몇 줄을 쓰기 위해서.
|contsmark3|새해가 밝았다함께 했던 불행 몇몇이우리 곁을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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