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이 하루만에 언론인에서 청와대 대변인으로 옷을 갈아입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에 대해 “윤리적·도덕적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전체회의에 업무보고를 위해 출석한 이경재 위원장은 최민희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민경욱 대변인의 ‘KBS 윤리강령’ 위반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최 의원은 “방통위원장만 KBS를 예뻐하는 줄 알았더니 박근혜 대통령도 못지않게 KBS를 예뻐하는 듯하다. KBS 메인뉴스를 진행한 전직 앵커가 사표도 내지 않은 상태에서 당일 오전 회의에도 참석하고 (오후에) 청와대 대변인이 되는 걸 보고 그 빛의 속도에 깜짝 놀랐다”며 “민 대변인의 이런 모습은 KBS 윤리강령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KBS가 지난 2003년 마련한 윤리강령은 TV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와 취재·제작 담당자 등 정치관련 보도와 제작을 담당하는 이들에 대해 해당 직무가 끝난 후에라도 6개월 이내엔 정치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최 의원은 “그런데 KBS 사측은 청와대 대변인은 임명직인 만큼 정치활동에 해당하지 않아 윤리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법적으로 따지면 임명직은 (정치활동에) 해당하지 않지만 윤리·도덕적 차원에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답변, KBS 사측의 해명에 납득할 수 없다는 최 의원의 지적에 수긍했다.
이날 회의에서 최 의원은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하 방문진)에서 압축한 MBC 신임 사장 후보 3인 가운데 김재철 전 사장 시절 요직을 맡았던 이들(안광한 MBC미디어플러스 사장, 이진숙 워싱턴지사장)이 포함된 것에 대해 “상식적이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사장 후보 개개인의 성향에 대해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 애초부터 (방통위는) 방송사 사장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