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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독일= 오정택 통신원

독일은 대표적인 고령화 국가이다. 2009년부터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현재의 고령화 속도를 고려할 때 2030년에는 50세 이상 인구가 독일 인구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인구 3인 중 1인은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재의 저출산율로 인해 전체 인구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8200만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60년에는 약 7000만명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 2018년 정도에 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와 비교하면 독일의 고령화 수준은 한국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한국은 현재 매우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어,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한국의 노령화 지수가 2050년에는 독일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고령화 현상은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그 중 방송 분야도 인구 고령화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인구 고령화는 자연히 전체 시청자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방송 프로그램, 방송 광고 등 방송 분야의 다방면에 걸친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때문에 현재 독일의 경우 인구 고령화 문제가 방송 분야에서도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현재 독일은 전체 인구의 평균 연령이 43세인데, TV 시청자의 평균 연령은 52세로 추산되고 있다. 공영방송의 시청자 평균 연령은 현재 61세로 더 높다. 방송분야 특히 공영방송의 고령화 수준이 독일 사회의 고령화 수준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공영방송의 경우 어린이 전문채널인 키카(Kika)가 시청자 평균연령이 25세로 가장 낮고, 그 다음으로 시사정보 채널 푀닉스(Phoenix)가 57세로 시청자 연령이 낮게 나타났다. 이 둘을 제외한 나머지 채널들은 모두 시청자 평균 연령이 60세 이상이다.

독일 공영방송은 젊은 시청자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젊은층 대상 프로그램 신설, HD 방송 확대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유효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공영방송의 경우 시청자의 연령대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공영방송 재정을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방송 수신료의 정당성이 약화되는 문제를 안고있다. 현재 독일은 공영 방송 시청 여부나 TV 수신기 보유 여부에 관계없이 방송 수신료를 각 가구 당 일괄 징수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시청자 고령화 현상이 계속될 경우 젊은층을 중심으로 방송 수신료제에 대한 불만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상업방송은 공영방송에 비해 시청자층이 젊은 편이긴 하지만 최근 전반적으로 시청자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상업방송사들 중 시청자 평균 연령을 낮추는데 성공한 방송은 프로지벤(Prosieben)과 수퍼 RTL(Super RTL) 두 개에 불과하다. 엔터테인먼트 전문 채널인 프로지벤(Prosieben)은 시청자 평균연령이 35세이고, 엔터테인먼트 프로와 어린이 프로를 함께 편성하는 수퍼 RTL(Super RTL)은 28세로 독일 방송사들 중 시청자층이 가장 젊다. 이 두 방송 외에 다른 상업방송들은 조금씩 시청자 평균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하여 독일 최대의 상업방송 그룹 RTL은 2013년 부터 주 시청자층을 20~49세에서 20~59세로 범위를 조정했다. RTL은 지난 30여년 간 20~49세의 연령층을 주 시청자그룹으로 설정해왔으나, 독일의 고령화 추세를 반영하여 연령대 범위를 확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결정은 방송광고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최근 50대에 초점을 둔 마케팅 및 광고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데, 시간과 경제적인 면에서 여유를 가진 50대의 여가생활 및 상품 구매력에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오정택 독일 라이프치히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박사 과정
RTL의 경우도 이번 조치를 기점으로 앞으로 50대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과 광고의 비율이 점차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독일 방송시장에서 RTL이 갖는 위치를 고려할 때 향후 전체 방송 시장 및 광고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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