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TV 개국…“나쁜 전파 막는 바리케이드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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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노종면 앵커의 <뉴스K> 첫 방송... 팟빵 서버 다운 등 반응 뜨거워

▲ '뉴스K' 첫 방송 진행하는 노종면 앵커 1일 오후 9시 서울 마포구 합정동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스튜디오에서 노종면 앵커의 진행으로 '뉴스K' 첫 방송이 시작되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떠들썩한 '개국 축하쇼'는 없었다. 하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방송 전 포털사이트 '다음'의 실시간 이슈 순위에 '국민TV'가 등장했다. 방송을 볼 수 있는 스마트폰앱 '팟빵' 국민TV 서버는 시청자들이 한꺼번에 접속하면서 다운됐다. 생방송을 볼 수 있는 국민TV 홈페이지와 유튜브채널에 시청자들이 몰렸다.

1일 오후 9시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가 뉴스프로그램 <뉴스K>를 방송하면서 첫 전파를 쐈다. 방송제작국장인 노종면 앵커는 "<뉴스K>는 정권과 유착한 TV 방송국들을 향해 과연 권력의 더러운 특혜와 '삥' 뜯고 웃음 팔아 모은 돈이 없어도 지금처럼 떠들썩하게 방송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묻습니다"라며 첫 코멘트를 날렸다.

생방송 뉴스프로그램은 50분 동안 방송사고 없이 진행됐다. 시청자들은 "공중파와 종편 뉴스보다 낫다"며 호응을 보냈다. "거짓과 불의에 눈감지 않는 공정한 방송을 만들겠다"며 지금까지 38억6795만 원을 모은 국민TV 조합원 2만3244명의 꿈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국민TV 개국 방송 막전막후를 정리했다.

[방송 1시간 전] 방송사고 우려에 팽팽한 긴장감 감돌아

▲ 서울 마포구 합정동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사무실 입구에 '자유언론 실천선언문'이 붙어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첫 방송 앞둔 '뉴스K' 스튜디오 1일 오후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뉴스K'의 첫 방송을 앞두고 서울 마포구 합정동 스튜디오에서 노종면 앵커가 최종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 첫 방송 긴장 가득한 '뉴스K' 주조정실 1일 오후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뉴스K'의 첫 방송을 앞두고 서울 마포구 합정동 주조정실에서 최종 리허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방송 1시간 전인 밤 8시, 297㎡(90평) 크기의 보도국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마지막 리허설이 시작된 것이다. 노종면 앵커가 뉴스룸(스튜디오)으로 향했다. 뉴스룸 입구 앞에는 1974년 <동아일보> 기자들의 자유언론실천선언문이 적혀있고, 내부 벽면엔 권력과 불의에 굴복하지 않은 국내외 언론인 에드워드 머로·송건호·월터 크롱카이트·리영희 선생의 사진이 나란히 내걸렸다.

노종면 앵커는 리허설을 진행하면서 문제점들을 하나 하나 지적했다. PD의 옷매무새, 자막 띄어쓰기까지 바로 잡을 정도로 꼼꼼함을 보였다. 그는 보도국 직원들에게 "리허설은 틀리면 세울 수(멈출 수) 있지만 생방송에서 잘못되면 (방송을) 세울 수 없다, '넥스트'를 생각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오전 송출 문제가 발생한 탓에, 방송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었다.

방송 시작 시간이 가까워지자, 보도국에서는 흥분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방송 화면에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는 노종면 앵커의 인사말이 흐르자, 보도국 직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큐 사인] "내 방송사가 뉴스를 시작했다"

▲ 무사히 첫 방송 마친 '뉴스K'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뉴스K'가 1일 오후 9시부터 1시간여 가까이 첫 방송을 무사히 마친 가운데 서울 마포구 합정동 보도국에서 긴장해 있던 직원들이 활짝 웃으며 자축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 '뉴스K' 첫 방송 지켜보는 보도국 직원들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뉴스K'가 1일 오후 9시부터 첫 방송을 시작한 가운데 서울 마포구 합정동 보도국에서 직원들이 생방송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뉴스K' 라이브 1인 시위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뉴스K'가 1일 오후 9시부터 첫 방송 시작한 가운데 '라이브 1인 시위'에 참여한 양효석씨가 서울 마포구 합정동 스튜디오앞에서 의료민영화를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뉴스K>는 심층보도 꼭지인 '뉴스룸 리포트'에서 간첩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원정화 사건'을 다뤘다. 또한 정치인의 입장이 180도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는 '뉴스 혹', 정치인 발언 내용의 단어를 재배열해 보여주는 '시사 애너그램 공갈' 꼭지를 통해 뉴스 풍자가 담긴 콘텐츠를 선보였다.

'라이브 1인 시위' 꼭지도 눈길을 끌었다. 방송 도중 카메라는 뉴스룸 유리창 바깥에 '의료민영화는 재앙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든 조합원 양효석(39)씨의 모습을 담았다. 유리창 하단에는 조합원 2만2222명의 이름이 빽빽이 새겨져있다. 방송을 시청한 조합원들은 "내 방송사가 뉴스를 시작했다"면서 감격스러움을 나타냈다.

방송은 원만히 진행됐다. 다음에 이어 네이버에도 국민TV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 6위에 오르면서 큰 관심을 증명했다. 오후 9시 50분께 노종면 앵커는 "평일 1시간씩 겨우 TV방송을 시작한 국민TV지만 여러분의 관심·격려·참여가 이어진다면, 부쩍부쩍 성장하게 될 언론"이라면서 "'거짓보도를 하겠다'는 것 말고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며 마무리 발언을 내놓았다.

보도국에는 박수가 쏟아졌다. 직원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았다. 장부경 PD는 "27명의 인력이 1월 2일부터 1인 2~3역을 하며 지금까지 달려왔다, 무사히 방송을 마쳐서 감격스럽다"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나타내 책임감도 느낀다, 더 잘하겠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뉴스룸에 한데 모여 "<뉴스K> 화이팅"을 외쳤다.

▲ '뉴스K' 첫 방송 지켜보는 보도국 직원들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뉴스K'가 1일 오후 9시부터 첫 방송을 시작한 가운데 서울 마포구 합정동 보도국에서 직원들이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되는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첫 방송 마친 '뉴스K' 제작진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스튜디오에서 '뉴스K' 첫 방송을 마친 뒤 서영석 상임이사, 노종면 앵커, 기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불 꺼진 뉴스룸] "나쁜 전파 막는 바리케이드 치겠다"

노종면 앵커는 방송이 마무리된 후 기자와 만나 "적은 돈으로 시스템을 구축해서 걱정이 많았다"면서 "방송사고 없이 방송이 나가서 무엇보다 안도감이 들었다, 꽉 막힌 게 풀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국민TV 개국에 들어간 돈은 14억 원이다. 개국에 수백억 원씩을 투자한 종편은 2011년 12월 1일 개국 첫날부터 방송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노 앵커는 콘텐츠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콘텐츠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시스템이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풍자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로 후퇴했다"고 밝혔다. "기성 방송 매체나 종편 등 눈먼 돈을 투자해서 만들어내는 방송처럼 여유로운 환경에서 방송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뉴스K' 진행자인 노종면 방송제작국장이 1일 오후 첫 방송을 마친 뒤 스튜디오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뉴스K>의 1차 목표는 '조합원들이 뉴스로 스트레스를 안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노 앵커는 "우리가 언론운동의 첨병이 돼서 말도 안 되는 매체와 싸워서 이기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더 이상 나쁜 전파가 넘어오지 못하도록 전파의 바리케이드를 치는 게 국민TV의 설립 목적"이라고 밝혔다.

<뉴스K>는 앞으로 평일 오후 9시에 1시간 동안 진행된다. 2일부터 5주 동안 개국 특집프로그램 '국민특검'이라는 꼭지가 주3회(월·수·금) 방송된다. '국민특별검사'로 분한 국회의원, 변호사, 기자 등 전문 패널 2명과 함께 '국정원 대선 개입 문제'를 다룬다.

4월 한 달 동안은 비조합원을 포함해 누구나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뉴스K>를 볼 수 있고, 5월부터는 조합원들만 생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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