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길환영 사장 출근 못해…기자회견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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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원 200여명 본관 진입구 막아…차량 유리 파손·몸싸움 격렬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로 청와대의 KBS 보도 간섭이 드러난 가운데 KBS 양대 노조가 19일부터 길환영 사장 출근 저지에 나섰다.  양대 노조는 최근 잇따라 터져나온 의혹에 대해 길환영 사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했지만 길 사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물리력을 동반한 행동에 나선 것이다. 길환영 사장은 이날 노조가 본관 진입로를 막아서자 끝내 출근을 못했다. 

KBS 노동조합(위원장 백용규, 이하 KBS노조),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KBS본부) 소속 조합원 200여명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 모여 길환영 사장의 출근을 막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길환영이 망친 방송, 총파업으로 심판하자”, “자나깨나 근혜 생각, 길환영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길 사장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했다. 

 [☞ 길환영 사장 출근저지 현장 동영상 보기]

 

▲ 19일 오전 9시 15분경 길환영 사장이 탄 차량이 KBS 진입을 시도하자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와 KBS노동조합(위원장 백용규) 조합원들이 온 몸으로 차량을 막으며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PD저널
오전 8시 45분경 부사장을 비롯해 각 본부장, 국장 등 임원진들이 본관 앞으로 나와 대기했고,  30분 후인 9시 15분경 길환영 사장이 탄 차량이 KBS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길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려는 노조원들과 이를 막으려는 KBS 청원경찰 사이에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조원들은 길 사장 차량 주위를 몸으로 둘러싸고 막았고, 일부 노조원이 길 시장의 차량 위와 보닛 위로 올라가는 등 적극적으로 사장의 출근을 저지했고, 이 과정에서 길환영 사장의 차량 앞 유리창이 훼손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물병을 집어던지며 “사장을 물러가라”를 외쳤다.

길 사장은 출근이 불가능해지자 출근 시도 8분 만에 차를 돌려 KBS를 빠져나갔고 끝까지 이를 쫓아가는 일부 조합원과 취재진들로 인해 청경들과 끝까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사장이 출근하지 못함에 따라 결국 이날 오전 10시 계획됐던 팀장 이상 사원들과의 대화가 취소됐다. 오후 3시 길환영 사장이 직접 이번 사태의 입장을 밝히기로 했던 기자회견도 “내부 사정으로 부득이 취소한다”며 무산됐다.

▲ 길환영 KBS사장이 탄 차량 앞 유리창이 파손된 모습. 길 사장은 출근 시도 8분여 만에 포기하고 KBS를 빠져나가고 있다. ⓒPD저널
KBS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8일 낮 길 사장은 임기에 연연하지 않으며 현재 사태를 수습한 후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날 밤 사이 길 사장이 지금의 사태는 수습하겠으나 사퇴할 뜻은 없으며 전면 대응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 알려지며 강력한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서게 됐다고 KBS본부 관계자는 밝혔다.

KBS본부 함철 부위원장은 “길 사장에 대한 불신임률 98%는 사상 최고 수치다. 이것만으로도 KBS 사장으로서 자격과 존재 가치가 부정당한 것”이라며 “사퇴만이 해법이다. 98%의 불신임을 받고도 사장을 하겠다는 것은 후안무치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함 부위원장은 “반드시 길환영 사장을 몰아낼 것”이라며 “제2의 길환영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사장 선임 제도도 개선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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