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위원장, 세월호 ‘막말’ 간부 대신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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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께 죄스럽다” …해당 간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

“시청자 여러분께 정말 죄송합니다. 여러분 앞에 선다는 게 죄스럽습니다.”

MBC 보도국 간부들이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는 ‘막말’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이성주 언론노조 MBC본부장이 시청자에게 사죄한다는 뜻으로 절을 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를 비롯해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장겸 보도국장과 박상후 전국부장을 세월호 유가족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장겸 보도국장은 지난달 25일 편집회의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두고 “완전 깡패네. 유족 맞아요?”라고 말했다. 또 지난 8일 KBS 간부들이 안산 합동 분향소에 갔다가 유가족의 거센 항의를 받은 것과 관련해 박상후 전국부장은 ‘뭐하러 거길 조문을 가. 차라리 잘됐어. 그런 X들 (조문)해 줄 필요 없어’ 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와 함께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장겸 보도국장과 박상후 전국부장을 세월호 유가족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PD저널

이 본부장은 “KBS가 자사 뉴스에서 보도에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짚는 리포트를 보고 가슴이 찢어졌다”며 “MBC는 유가족을 폄훼하는 보도를 했음에도 이 시각까지 사죄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2012년 파업 때 보직을 내려놓고, 밥벌이를 내려놓고 후배의 손을 잡고 ‘이건 잘못됐다’고 말하던 선배들은 해고됐거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곳으로 쫓겨났다”면서도 “노조가 느끼는 딜레마가 있지만 움직이고자 한다.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완기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27년 동안 MBC에서 몸을 담았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부끄럽고 참담하다. MBC는 정치 권력의 주구노릇을 하는 등 방송의 독립성은 커녕 시청자의 관심은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정치권력에 불편한 문제가 축소되거나 물 타기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도 “김장겸 보도국장은 유가족에게 ‘깡패’라고 말했고, 박상후 전국부장은 ‘그놈들’이라고 말했다는데 당신들에게 그렇게 말하면 좋겠는가”라며 “이제 MBC 내 실력있는 기자와 PD들이 제대로 된 MBC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성원하고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소송을 맡게 된 신인수 변호사(법무법인 소헌)는 “김장겸 보도국장과 박상후 전국부장은 우리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발언 의혹이 제기됐다”며 “유가족의 마음을 대리해서 형법상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고자 한다. 이 분들이 어떤 행태를 했는지 낱낱이 밝히고 고통을 받고 있는 MBC구성원과 세월호 가족 분에게 위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MBC측은 기자회견 직후 입장을 내어 “3개 단체가 구체적인 사실 확인 없이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허위 주장을 반복하며, 보도국장과 전국부장을 검찰에 고발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미 여러차례 밝힌대로 보도국장과 전국부장은 일부 언론이 보도하고, 언론노조 등에서 주장하는 내용의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 이성주 MBC본부장이 시청자에게 사죄의 뜻을 표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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